부산엔 우리집이 있다… 박형준 엘시티 가족 명의 2채 보유
초호화 주상복합 아파트에 살면서 주거 정책을?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의 가족이 부산 해운대 엘시티를 2채나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1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엘시티 2채를 박 후보의 부인과 직계 가족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며 “박 후보가 어떻게 2채를 소유하게 됐는지, 왜 재산 등록이 돼 있지 않은지 의문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박 후보는 15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부인과 딸이 각각 엘시티 분양권을 매수한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박 후보는 아내 명의 엘시티 1채는 2020년 4월에 정상적인 매매를 통해 구입했고, 국회 사무총장 재직 이후라 재산신고와는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딸은 사업가인 남편과 살던 아파트를 팔고 14억의 대출을 받아 분양권을 매수했다면서, 정상적인 절차를 거쳤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후보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법적인 문제는 없습니다. 그러나 현재 엘시티 분양 특혜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고, 초고가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을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해운대 엘시티는 부산 지역 전대미문의 초고가 주상복합으로, 2015년 당시 분양가만 14억~22억이었습니다. ‘엘시티 더샵’ 아파트는 분양가만 3.3㎡당 평균 2700만원으로, 기존에 부산에서 최고가를 기록했던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보다 평균 1000만원 이상 높았습니다. 엘시티는 실거주 목적보다는 부동산 투기의 성격이 강했습니다. 실제로 ‘엘시티 더샵’은 대부분 전용 85㎡를 초과해, 부양가족수나 청약통장 가입기간, 무주택기간 등에 대해 가산점을 부여하는 청약가점제를 적용받지 않았습니다. 또한, 부산지역 우선 공급이지만, 해운대구 자체가 관광특구라 지역 거주 3개월 요건에도 자유로웠습니다. 엘시티는 분양이 시작되기도 전에, 분양권에 당첨되면 수억 원의 프리미엄이 붙을 것이란 기대감으로,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전국에서 몰려오기도 했습니다. 해운대 엘시티의 초기 프리미엄은 투자자들의 기대만큼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입주가 시작된 후 가격이 계속 올라, 2020년 공시가격만 54억 3200만원으로 전국에서 10번째로 비싼 집입니다. (국토교통부 자료, 전용면적 244.62m² 기준) 초호화 주상복합 아파트에 살면서 주거 정책을? 박 후보의 가족이 초호화 주상복합 아파트를 2채나 보유하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서민과 무주택자를 위한 부동산 정책을 펼칠 수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됩니다. 지난 1월 5일 열렸던 박형준 후보의 부동산 정책 발표를 보면, 부동산을 거주 개념으로 보는 문재인 정부의 기조와 다르게, 부동산을 소유하려는 국민의 욕구를 적극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박 후보의 주장은, 급격하게 오르는 부산 지역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는 대책이 없다면, 일부 국민만 특혜를 볼 수 있는 위험 요소가 있습니다. 박 후보는 재개발과 재건축의 규제를 간소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엘시티 이영복 회장은 1990 다대·만덕지구 택지전환 특혜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이었습니다. 엘시티 분양 의혹처럼 무분별한 재개발과 재건축 과정에서 또다시 특혜 의혹이 불거질 수 있습니다. 해운대 엘시티는 ‘부자들만 오세요’, ‘슈퍼 리치의 보금자리’ 등을 내세우며, 상류층 인사를 겨냥하고 만든 초호화 주상복합 아파트입니다. 이런 곳에 사는 후보가 무주택자와 서민, 청년들이 집이 없어 겪는 고달픈 설움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
▲해운대 엘시티 분양 광고, ‘수퍼 리치’ , ‘성공의 품격’, ‘부자’, ‘상류층’이라는 단어들이 자주 나온다.
[ 임병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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