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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종북콘서트' 논란 신은미씨 기소유예처분 취소... "자의적 검찰권 행사" 비판

道雨 2021. 10. 11. 10:48

헌법재판소, 7년 전 '박근혜 검찰'의 종북몰이 취소

 

2014년 '종북콘서트' 논란 신은미씨 기소유예처분 취소... 헌재 "자의적 검찰권 행사" 비판

 

7년 전 박근혜 대통령이 이끌고 검찰이 뒤따른 '종북몰이'에 종북은 없었다.

지난 9월 30일 헌법재판소는 2015년 검찰이 '통일 토크콘서트' 발언자이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인 신은미씨에게, 국가보안법 위반과 북한이탈주민(탈북자) 명예훼손이 인정됨을 전제로 내린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했다.

헌법재판소는 이번 취소 결정을 두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는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로서,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임도 밝혔다.

지난 7월 대법원이 '통일 토크콘서트'의 또 다른 발언자인 황선씨에 대한 무죄를 확정한 데 이어, 헌법재판소가 신씨에 대한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함으로써, 두 최고 사법 기관이 당시 '종북몰이'가 잘못된 것임을 확인한 셈이다.

종북몰이의 추억
 

▲  2014년 12월 11일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신은미-황선 통일토크콘서트 관련 입장발표" 기자회견이 예정된 서울 정동 금속노조 사무실 앞에서 "신은미 구속"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시위를 벌였다.

 

    
황선씨와 신은미씨는 2014년 11~12월 전국 여러 곳에서 통일을 주제로 한 토크콘서트를 열었고, 보수 언론 등에서 종북 딱지를 붙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해 12월 15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소위 종북 콘서트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우려스러운 수준"이라고 비판하며 종북몰이에 힘을 실었다. 그는 또한 "일부 인사가 북한 주민들의 처참한 생활상이나 인권침해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일부 편향된 경험을 실상인양 왜곡·과장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후 검찰은 2015년 1월 토크콘서트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북한에서 치밀하게 사전 연출된 사실에 기초하거나, 신씨의 지역적·다년간의 경험에 기초한 걸 일방적으로 왜곡해, 마치 그것이 북한 전체의 실상인양 오도함으로써, 결국 북한 세습정권과 독재체제를 미화 내지 이롭게 하는 결과를 야기했다"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신씨를 두고 "(신씨가)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 정권 하에 있는 것을 참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는 등의 발언을 했고,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을 찬양하는 영화인 <심장에 남을 사람>의 주제가를 부른 것은 국가보안법 상 찬양·고무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검찰은 황선씨를 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 혐의로 재판에 넘겼고, 신씨의 경우에는 미국 시민권자라는 이유 등으로 기소유예처분과 함께 강제퇴거처분이 내려졌다. 신씨는 강제퇴거명령에 따라 한국을 떠나면서 "몸은 강제 퇴거 당해서 미국 땅으로 돌아가지만, 마음은 퇴거 시킬 수 없다"는 말을 남겼다.

 

▲  2015년 1월 10일 "종북몰이" 논란에 휩싸여 강제퇴거 처분을 받고 출국길에 나선 신은미씨가 인천국제공항공사 로비에서 심정을 밝히고 있다.
 

 

  
신씨는 같은 해 4월 헌법재판소에 기소유예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고, 6년 6개월 만에 그 결론이 나온 것이다.

헌재는 "(토크콘서트에서) 청구인(신씨)이 경험한 사실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거나 전혀 경험하지 않은 사실을 거짓으로 꾸며내어 말하였다고 볼만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으며, 북한체제나 그 통치자들이 내세우는 핵심사상인 주체사상, 선군정치 등을 직접적이고 무비판적으로 찬양·옹호하거나 선전·동조하는 내용도 찾을 수 없다"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이어 북한이탈주민 명예훼손 혐의와 관련 "(신씨가) '새터민들이 고향과 고향의 사람들, 가족들이 그리워서 북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등의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면서 "청구인에게 명예훼손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고, 나아가 청구인이 탈북자들의 의사를 왜곡하여 탈북자들의 사회적 평가 내지 가치를 실추시킬 만한 구체적 사실을 적시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라고 강조했다.

 

헌재는 마지막으로 검찰을 비판했다.

"이상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청구인은 청구인이 발언한 내용 중 특정 부분만이 아니라, 청구인이 그 전에 기고한 북한 여행기 및 북한 여행 관련 책자의 내용, 청구인 발언의 전후 맥락 및 전체적인 취지 등을 면밀히 살피고,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청구인에 대하여 국가보안법위반(찬양·고무등) 및 명예훼손의 혐의가 인정되는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함에도, 그렇게 하지 아니하고 청구인에게 혐의가 인정됨을 전제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는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로서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 

 

[ 선대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