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상식

국민의힘이 국감에서 이재명에 패한 이유

道雨 2021. 10. 21. 10:18

국민의힘이 국감에서 이재명에 패한 이유

 

경기도 국정감사 총평

공공개발 반대했던 국민의힘의 태생적 한계

야당 의원들의 부실한 질문 속출

이 지사 답변 시간 트집 잡은 야당 의원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가 끝났습니다.

18일과 20일에 열렸던 국정감사를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대장동’이었습니다.

경기도 국감은 야당 의원들의 이재명 지사를 향한 대장동 의혹 공격과 이 지사의 방어가 전부였습니다. 덧붙인다고 해도 민주당 의원들의 여당 대선후보 지원 사격에 불과했습니다. 

국민의힘은 경기도 국감에서 이 지사의 대장동 의혹을 낱낱이 파헤쳐, 경기지사 이재명이 아닌 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을 추락시키겠다는 자신감으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국민의힘이 원한 그림은 나오지 못했습니다.
선거 전에 여당 대선 후보를 무너뜨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야당이 실패한 이유가 무엇인지 정리했습니다.

 

공공개발 반대하며 괴롭혔던 국민의힘 성남시의원들

 




국민의힘이 대장동 의혹으로 이재명 지사를 이기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국민의힘은 이재명 지사가 공공개발을 100% 하지 않았다는 전략으로 갔기 때문입니다.
이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있었던 시기, 아니 그 이전부터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게 민간개발과 경쟁하지 말라고 명령했고, 한나라당(국민의힘) 국회의원들과 성남시의원들은 대장동 공공개발을 반대했습니다.

20일 열린 국토교통위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윤덕 의원은 이명박의 한국토지주택공사 출범식 영상과 한나라당 신영수 의원의 LH대장동 사업 포기 압력 영상, 성남시의원들의 대장동 공영개발 반대 발언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영상을 지켜본 이 지사는 “당시에 공공개발을 막았던 국민의힘이 이제 와서 왜 개발이익을 100% 환수하지 않았느냐고 따지는 모습이, 마치 스스로 ‘양두구육’(羊頭狗肉·겉과 속이 다름)의 모습을 자백하는 것 같았다”며, 오히려 국민의힘의 행태를 비판했습니다.

공공개발이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국민의힘의 패배는 정해진 것이었습니다. 국민의힘은 태생부터가 공공개발이나 공공이익보다는 민간개발과 민간이익을 더 선호하는 정당입니다.

 


저격수? 가짜뉴스로 웃음거리가 된 국민의힘 의원들

 




18일 경기도 국감을 앞두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이재명 지사의 무능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저격수들이 있기 때문에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고 호언장담했습니다.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은 이준석 대표의 말을 증명하려는 듯 이재명 지사의 ‘조폭연루설’을 제기했습니다. 김 의원은 근거로 국제마피아 행동대원이었던 박철민씨가 제보했다는 현금다발 사진을 국감장에 PPT 화면으로 보여줬습니다.
김 의원이 보여준 사진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있던 시기도 아니었고, 뇌물로 준 돈도 아니었습니다. 박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페이스북에 자랑삼아 올린 사진에 불과했습니다.

불과 몇 시간 만에 가짜뉴스로 밝혀진 해프닝을 보면, 국민의힘 의원들이 저격수는커녕 장난감 총인지 진짜 총인지 구별조차 못하는 수준임을 보여준 셈입니다. 


이재명 지사는 국정감사를 마친 후 “가짜뉴스와 국민의힘의 정치적 선동 때문에 왜곡됐던 많은 사실이 많이 교정된 것 같다”며, 오히려 이번 기회를 통해 자신에 대한 의혹이 해소됐다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국민의힘이 할 수 있었던 것은 무리한 자료 요구와 발언 시간 트집잡기

 




국민의힘 의원들이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가장 많이 했던 것이, 이재명 지사의 발언이 길다는 항의, 또는 민간인 사찰과 같은 수준의 자료 요구였습니다.
오죽하면 민주당 서영교 위원장과 조응천 감사반장은 초시계까지 들고 나와 이 지사의 발언 시간을 체크했습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국감이 시작되기 전부터 국민의힘 의원들이 7분으로 정해진 질의 시간 대부분을 본인들의 말만 하고 끝낼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역시나 국민의힘 의원들은 질의만 하고 이 지사의 답변은 아예 들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지사에게 발언 기회를 주지 않고 답변만 듣지 않으면 자신들이 승리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승패를 결정짓는 것은 답변 시간이 아니라 질문 그 자체에 있었습니다.

이 지사는 20일 오전 국감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18일 질의보다 기대치 이하였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 질의와 보충 질의, 추가 질의도 모자라 재재보충 질의까지 했습니다. 그런데도 야당 의원들은 질의가 부족하다며 조응천 의원의 국감 종결 선언을 방해했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 지사를 한 방에 무너뜨릴만한 날카로운 질문을 하지 못했다는 자체가 이미 패배한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다만, 이 지사의 정치적 승리와 별개로 대장동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못했다는 점과, 여당 대선 후보 공격에 치우쳐 경기도 국감이 소홀했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 임병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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