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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 법조인 실명 공개된 '김만배 청탁 리스트' 전말... 50억 클럽은 불법 로비 보은용

道雨 2023. 1. 12. 10:10

고위 법조인 실명 공개된 '김만배 청탁 리스트' 전말... 50억 클럽은 불법 로비 보은용

 

‘50억 클럽’ 중 한 명인 김수남 전 검찰총장..2013년 전후 김만배 수사 무마 의혹 밝혀야
'대장동 업자들, 10년에 걸친 불법 로비와 유착을 통해 막대한 부를 챙겨'

① 정영학이 자필로 적은 대장동 ‘로비 인맥도’에 등장하는 정치인과 고위 법조인들
② 2012~2014년 김만배, ‘검찰수사 무마 로비스트’로 대장동 업자들 사법 리스크 해결사 역할
③ 2012년 8월 정영학 녹취록, 김만배가 김수남에 청탁 정황..남욱, '김만배와 김수남은

 

 

 

봉지욱 "김만배 로비, 50억 클럽은 불법 로비 보은용 vs 기자는 후일 대비 보험용"

 

 

      * 정영학 회계사는 자필로 대장동 사업자로 선정되기 전인 2012~2014년에 김만배씨가 로비를 펼친 상황을 설명하는 인맥도를 그려서 검찰에 제출했다. 뉴스타파 1월 10일 기사 갈무리

 

 

 

'뉴스타파'는 10일 대장동 키맨 김만배씨가 김수남 전 검찰총장을 만나 대장동 관련 사건 수사를 무마하는 청탁 의혹이 담긴 '정영학 녹취록'을 공개했다. 청탁의 시점은 김 전 총장이 수원지검장으로 재직했던 2012년 8월로, '고위법조인 커넥션'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정영학 회계사가 2012년 8월~2014년 7월에 녹음한 녹취록을 바탕으로 작성한 ‘로비 인맥도’의 정중앙엔 김만배씨가 있고, 정영학 회계사는 김만배를 ‘인허가 로비스트’, ‘검찰 수사 무마 로비스트’라고 적었다.

 

하단에는 고위 법조인들의 실명이 줄줄이 등장한다. 김수남 전 검찰총장, 윤갑근 전 고검장, 신경식·강찬우 전 검사장 등 4명이다. 매체는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수원 지역을 관할하는 검찰청의 장 출신이란 점"이라며 "윤갑근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을, 나머지 3명은 수원지검장을 지냈다"라고 밝혔다.

 

대장동 사건의 1300페이지 '정영학 녹취록' 전체를 입수해 검증 보도를 이어가는 뉴스타파 봉지욱 기자는, 김만배씨와 한겨레 등 언론인 돈거래를 두고서는 "기자는 보험용"이라고 했고 "50억 클럽은 보은용"이라고 뇌물의 성격을 차별화시켰다. 

 

봉 기자는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기자들에 대한 로비는 주로 사업 수익이 발생한 2019년 이후에 한 것 같다. 구체적인 청탁을 했다기보다 혹시 대장동 사업이 문제가 될 경우에 내가 이걸 써먹어야 되겠다. 일종의 보험용이었다고 보인다"라고 짚었다. 

 

반면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고위법조인 출신들은 대장동 개발 전부터 불법적 사업 인허가나 수사 무마를 위한 로비 정황으로 봤고, 김만배씨 일당들을 변호한 박영수 전 특검이 로비의 중간 단계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봉 기자는 "녹취록에는 판검사에 대한 부분은 예를 들면 보험 성격의 그런 일상적인 술 접대나 골프 접대는 없다"라며 "그런데 뭐가 있냐면, 사업자가 되기 전에 아주 고위직들, 검사장급 이상들에 대한 로비 정황이 구체적으로 나온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수남 전 검찰총장 그 당시 수원지검장이었을 때, 그때 대장동업자들이 가장 공을 들였던 사람이 성남시의회 최윤길 의장이 첫 로비 대상이었다. 최윤길을 통해서 유동규도 만나고 이렇게 넓혀갔다"라고 했다.

이어 "최윤길이 그때 대장동 업자들한테 1억 뇌물 수수 혐의를 검찰이 내사를 하고 있었던 것 같고, 그걸 무마시킨 거"라며 "대장동업자들이 일산에서도 비슷한 사업을 하려고 했는데, 그게 나중에 적발이 된다. 그래서 서울중앙지검 수사를 받았는데, 그때 당시에 남욱이 조사를 받으러 갔더니 수사관이 검사장님 전화 받았습니다. 제가 잘못 부른 것 같습니다. 제가 다 끝내겠습니다. 그냥 무혐의로 끝내겠습니다. 이렇게 말을 하더라는 겁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런 대화가 녹취록에 있지만 검찰 수사가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봉 기자는 또 "그때 당시에 그 대장동업자, 중앙지검 수사 같은 경우는 대장동 업자들 변호한 게 박영수 특검 쪽"이라며 "2011년에 저축은행 때도 박영수 특검이 있고, 그러니까 그 이후로 계속 박영수 전 특검 쪽에서 이 친구도 대장동 업자들을 변호를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대장동 개발의 종잣돈이 됐던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의 수사검사는 윤석열 대통령이었고, 박영수 특검과는 선후배 사이로 매우 끈끈한 연을 맺고 있다고 전해진다. 

 

봉 기자는 최근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대장동 개발의 종잣돈은 1805억 원으로, 저축은행 피해자들에게 나왔다. 만약 대장동 일당이 저축은행 돈으로 땅을 계약하지 못했다면, 민관합동 개발과정에서 아무런 지분이 없는 것”이라며 “그러니 최초 누구에 의해 저축은행 돈으로 개발이 시작됐는지, 수사는 왜 무마가 됐는지, 그리고 대장동 일당이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또 무슨 연유에서인지 밝혀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뉴스타파 기사에 따르면, 남욱 변호사는 지난해 11월21일 열린 대장동 재판에서 “사실 확인을 한 적은 없지만, 김만배씨로부터 김수남 당시 수원지검장께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의 뇌물수수 사건을 잘 봐 달라, 이런 얘기를 했다는 것을 들었다”라고 진술했다.

 

매체는 “대장동 업자들이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성남시와 성남시의회, 그리고 이재명 측을 상대로 어떤 로비를 벌였는지 밝히는 것은, 10년에 걸친 도시 개발 비리의 중심축”이라며 “이와 함께 법적 처벌을 피할 목적으로 법조계와 언론계를 넘나들며 전방위 로비를 펼친 의혹도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곽상도 전 의원을 제외한 ‘50억 클럽’은 사실상 수사가 멈춘 상태”라며 “앞서 뉴스타파가 보도한 김만배의 판·검사 골프 접대 및 현금 제공 의혹에 대한 수사 또한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정영학 녹취록에는 김만배씨가 김수남 전 총장을 만나서 청탁했다는 취지의 대화 내용이 나온다. 2012년 8월 18일 자 녹취록에 김수남 당시 수원지검장이 나온다. 정영학 회계사가  “원래 그쪽하고 좀 친하신 사이?”라고 묻자, 남욱 변호사는 “(만배 형이) 김수남 검사장하고 정말 친하대요”라고 답한다. 남욱은 배성준(머니투데이 법조 기자)으로부터 ‘김만배와 김수남이 깐부’일 정도로 친하단 얘기를 전해 들었다고 말한다.

 

매체는 "대장동 업자들은 10년에 걸친 불법 로비와 유착을 통해 막대한 부를 챙겼다"라며 "이들이 사업권을 따내기 전 철저한 수사로 합당한 처벌을 받았더라면, 대장동 개발의 양상은 달라졌을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봉 기자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서 "뉴스타파는 오는 12일(목)에 1300여 쪽이 넘는 녹취록 전체를 공개할 예정이다. 정영학은 자필로 쓴 메모도 검찰에 제출했다"라며 "'로비 인맥도'는 정영학 메모의 일부다. 김 전 총장은 연락이 닿지 않았고, 윤 전 고검장은 제기된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라고 밝혔다.

 

 

[ 정현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