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건희, 측근) 관련

외신에 비친 김건희는 '퍼스트 스캔들 레이디'

道雨 2024. 2. 5. 11:46

외신에 비친 김건희는 '퍼스트 스캔들 레이디'

 

 

명품백 사건 앞다퉈 보도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김건희-윤석열-윤 정권 총체적 문제 드러내기 때문

특히 '선진 민주 대한민국의 후진국적 현상'에 주목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씨의 '명품 가방 수수' 사건에 대한 세계 언론들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한 보도가 잇따르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의 유력 신문들도 이를 비중 있게 다뤘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2일자 1면과 1일자 온라인판에서 <영부인과 디올백, 한국 사로잡은 정치적 위기>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관련 내용을 상세하게 전했다.

4일 아침에는 일본을 대표하는 권위지인 아사히신문이 '한국의 대통령 부인 고급 가방 받았다'는 제목으로, 역시 비교적 자세하게 보도했다.

 

                               * '김건희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사건을 전하는 일본 아사히 신문의 4일자 기사.

 

 

이에 앞서 영국의 BBC와 로이터통신이 관련 보도를 한 것까지 포함하면, 미국과 영국, 일본을 각각 대표하는 권위지와 공영방송, 통신사에서 모두 김건희 명품 가방 사건에 대해 보도한 것이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시사주간지 타임, 영국의 가디언, 일본의 산케이신문, 홍콩의 영자신문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대만의 영향력 있는 인터넷 매체인 ‘중시신문망’(中時新聞網)과 인도의 영자매체 타임즈오브인디아(Times of India) 등도 역시 이 사건에 대해 다뤘다.

이 같은 세계 여러 언론들의 높은 관심은 무엇 때문인가. 

일단 김건희 씨의 명품가방 수수 사건은 언론의 흥미로운 소재가 되기에 충분하다. 최고권력자의 부인이 얽힌 스캔들은, 그 자체로 뉴스거리가 된다. 작은 스캔들이라도 기사 가치가 높다. 대통령 부인의 추문은 권력의 부패와 투명성을 보여주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에, 여느 정치적 인물보다 더욱 뉴스 소재로 주목을 받는다.  

2017년 일본 아베 수상의 부인 아키에(昭惠) 씨의 스캔들이 이를 잘 보여준다.

우익 사학재단 모리토모(森友)학원이 국유지를 헐값에 매입하는 과정에, 아베 총리와 그의 부인인 아키에 여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은, 일본 국회에서 논란이 시작된 이후 파문이 확산되며 일본 정계를 뒤흔들었다. 아베 내각 지지율은 아키에 스캔들 이후 한달 새 10%포인트 가량 급락했다. 

그만큼 최고권력자 배우자의 추문은 폭발력이 크기 때문에 언론으로부터 주목을 받는데, 한편으로는 그만큼 흔하지 않기 때문에 뉴스가치가 더욱 높다는 것이 역설적이다. 그런 점에서 김건희 씨 명품가방 수수 사건은 희소성에서 일단 국내외 언론을 막론하고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김건희 씨의 명품가방 수수 사건이 세계 언론의 관심을 끄는 데에는 그 이상의 이유들이 있어 보인다. 먼저 김건희 씨 자체가 이미 이슈메이커가 돼 있기 때문이다. 김건희 씨는 명품가방 수수로 새롭게 언론의 눈길을 끌었다기보다는, 이미 주의를 끌고 있는 김건희 씨가 또 다른 사건으로 더욱 주목을 받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김건희 씨에 대해서는 그의 '전력(前歷)'에 관한 의혹 등에 세계 언론들의 이목이 쏠린 상황이었다. 남편인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당시 프랑스의 유력 매체 르몽드가 김건희 씨를 ‘콜걸’(call-girl)로 표기한 것이나, 워싱턴포스트는 김건희 씨가 화려한 옷을 자주 갈아입는 것을 빗대어 ‘빨래건조대’ (clothehorse)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건희 씨는 뿐만 아니라 끝없이 새로운 뉴스 소재를 제공해 줬다. 주가조작, 논문표절 의혹 논란에다, 대통령의 외국 공식 방문 중에 명품 쇼핑을 한 것으로도 해외 언론들로부터 '특별한 관심'을 받았다. 

외신들에게 김건희 씨는 세계의 퍼스트레이디들 중에서도 특별한 퍼스트레이디로, 이를 테면 '퍼스트 스캔들 레이디'인 셈이다. 이미 스캔들 메이커, 이슈 메이커로 적잖은 주목을 받고 있던 상황에서, 명품 가방 수수라는 새로운 소재가 제공된 만큼, 해외 언론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게 된 것이다.

김건희 씨에 대한 해외 언론들의 보도는 '윤석열 부부'에 대한 관심으로 연결되면서, 더욱 주목도 높은 사안이 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바이든 대통령 참석 행사에서 욕설 논란과 친미·친일 편향의 맹신 외교 등은, 적잖은 외국 언론들에서 여러 차원에서 관심의 대상이 돼 왔다.

특히 오락의 소재로까지 활용되고 있다. 대만의 방송과 신문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을 조롱 섞인 희화화의 대상으로, 오락물의 소재로 삼고 있다.

이같은 윤 대통령에 대한 관심이 그의 배우자에 대한 관심과 겹치면서, 명품 가방 스캔들에 대한 외국 언론의 관심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는 양상이다.

 

                   * 윤석열 대통령의 대미 외교 행태에 대해 비판적으로 논평하는 대만 방송. 유튜브 시사발전소 캡처. 

 

 

김건희 씨 명품 가방 문제에 대한 해외 언론들의 보도는, 윤석열 대통령 개인이나 윤석열-김건희 부부를 넘어 윤석열 정권 차원의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 부부의 비정상적이고 특이한 행태가 그대로 정권의 국정 행태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김건희 씨 명품 가방 문제에 대한 외신 보도는 결국 윤 정부의 국정 전반에 대한 부정적 보도와 겹쳐 있다. 이태원 참사의 발생과 대응, 비판언론과 언론인들에 대한 수십차례 압수수색과 기소, 노조에 대한 탄압, 홍범도 장군 흉상철거 논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등에 대해, 해외 언론들은 단지 비판적인 차원을 넘어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라는 평가로 모아진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기조와 김건희 씨의 가방 사건 간에 똑같이 '기이한 일'이라는 점에서의 연결고리가 해외 언론들의 관심을 더욱 키우고 있는 것이다.   

또 이는 명품 가방 사건 보도가 단지 대통령 배우자의 개인적인 스캔들이 아닌, 권력형 비리 가능성에 대한 보도로 이어질 여지를 크게 하고 있다. 즉 이번 사건을 김건희 씨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이같은 스캔들을 낳고 키우게 한 윤석열 정부의 총체적인 권력의 문제로 확대해 보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해외 언론들의 김건희 스캔들에 대한 보도는, 다름아닌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높은 관심을 보이는 주요한 이유가 설명될 수 있다. 선진국에 진입한 나라이며 민주주의 모범 국가라는 칭송을 받고 있는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더욱 특이한 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한국에서 열렸던 잼버리 사태 당시의 외신들의 보도에서도 나타나 있다. ‘잼버리 100년 역사에 이런 위기는 처음, 저주받은(cursed) 잼버리’(프랑스 AFP),  ‘악몽과 망신으로 변한 잼버리, 한국 이미지 훼손’(러시아 로시스카야가제타) 등의 보도는, 선진국에 들어선 나라에서 벌어진 일이어서 그 파행이 더욱 대비됐었다. 한국이 코로나19 방역 세계의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는 불과 3년 전의 찬사와도 상반되는 것이었다.

김건희 씨의 명품 가방 사건에 대한 해외 언론들의 높은 관심은, 그런 점에서 한국이 '선진국의 댓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랄 수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선진국 내의 후진국적 현상'에 대해, 다른 나라들로부터의 비하 섞인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 후진국형 현상 중에, 이 사건에 대해 애초에 철저히 무시하고 외면했다가 뒤늦게 마지못해 다루고 있는 한국 언론의 현실도 포함돼 있음은 물론이다. 

 

 

이명재 에디터promes65@daum.net



출처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https://www.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