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상식

‘탐사시추’ 승인 단계 대통령 직접 발표, 정상 아니다

道雨 2024. 6. 5. 11:01

‘탐사시추’ 승인 단계 대통령 직접 발표, 정상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산업통상자원부의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에 대한 탐사 시추 계획 승인 사실을 직접 발표한 것은 여러 면에서 이상하다.

국민에게 중대 현안을 직접 보고하는 형식의 국정 브리핑을 대통령 취임 뒤 처음 하는 자리에서 발표할 만한 사안이었는지부터 의심스럽다.

“최대 140억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발언은, 탐사 시추의 의미를 매우 과장한 것이다. 유전 개발 기대로 국민에게 희망을 주려 한 것이었다면, 민생고가 최대 현안인 국면에 썩 어울리지 않는 일이다. 많은 것이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발표 내용의 핵심은 대통령이 탐사 시추 계획을 승인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물리 탐사를 거쳐 매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왔는데, 많은 돈이 드는 탐사 시추 단계로 나아갈 것인지 검토한 결과, 최소 5곳을 탐사해볼 필요가 있다고 결론지었다는 내용이다.

 

이런 일이라면 산업부가 발표하는 게 맞는 일일 것이다. 그런데 산업부는 대통령실이 극도의 보안 속에 깜짝 발표를 한다는 사실을 발표 직전에야 알았다고 한다. 시장 영향을 고려한 보안 유지가 필요했다면 주식시장 개장 전에 발표하는 게 맞을 텐데, 발표는 오전 10시에 했다.

 

탐사 시추는 경제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인데, 대통령 발표에 배석한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영일만 석유·가스 매장 가치가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 정도”라고 말했다.

이런 발언의 목적이 주식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려는 것이었다면 단기 목표는 이룬 것 같다. 유전 개발 관련주들이 3일부터 이틀 연속 상한가로 오르는 등 대거 폭등했다.

 

 

그러나 탐사 시추를 거쳐 실제 매장 여부를 확인하는 데만도 앞으로 몇년이 걸린다. 한국석유공사가 그동안 동·서·남해에서 48개의 시추공을 뚫었지만, 2004년부터 2021년까지 원유 4500만배럴 분량의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데 그친 ‘동해-1 가스전’ 하나만 성공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시장은 곧 차분해질 것이다.

 

4·10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한 뒤에도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등, 정국 운영에 아무런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 지지율이 더 떨어졌다.

이번 이벤트가 그에 대한 대응이었다면 발상이 유치하다. 실망을 더 키울 뿐이다.

 

탐사 시추에는 시추공 한곳에 1천억원 이상이 든다. 다 날릴 수도 있는 일이다.

정부는 ‘탐사 계획’ 승인이 철저한 검토를 거쳐 타당하게 이뤄진 것인지부터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야 한다.

 

 

 

[ 2024. 6. 5  한겨레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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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석유’ 깜짝 발표에 당황한 산업부…“대통령실이 결정”

 

 

 

3일 윤석열 대통령의 ‘포항 앞바다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 발표는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내부도 ‘깜짝 발표’에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대통령실은 이날 아침 9시께, 윤 대통령이 직접 국정 현안에 관해 발표할 수 있다는 설명을 출입기자단에 알렸다. 발표 주제도 시간도 공개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의 국정 브리핑 시간(오전 10시)은 8분 전에야 출입기자단에 공지됐다. 방송사들은 급하게 생중계를 준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15~30분 단위로 아프리카 정상들과 연쇄 정상회담이 예정된 윤 대통령은, 브리핑룸을 찾아 약 4분 동안 발표하고 질문을 받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자원개발·에너지 관련 주무부처인 산업부도 술렁였다. 윤 대통령의 국정 브리핑에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배석한 사실을 산업부 대변인실도 오전 9시께 인지하고, ‘해당 내용을 파악 중’이라고 9시40분 기자들에게 전했다.

 

산업부 쪽은 ‘깜짝 발표’가 된 데 대해 “대통령실에서 결정한 사안”이라고만 설명했다. 안 장관은 “지난 주에 확정된 결과를 대통령실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어제(2일) 직접 대통령에게 탐사 결과를 보고했다”고 말했다.

사전 예고 없이 극도의 보안 끝에 발표가 이뤄진 배경을 두고, 대통령실과 산업부 안팎에서는 “부정확한 정보가 미리 유출될 경우 투자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증시에 상장된 자원개발 관련 주식은 급등세를 보였다. 한국가스공사·한국석유·흥구석유 등은 일제히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한 채로 거래를 마감했다. 또 다른 석유·에너지·강관 테마주인 중앙에너비스가 전 거래일 대비 29.5% 상승했고, 대동스틸(27.91%)·하이스틸(19.91%)·대성산업(15.00%) 등도 급등 마감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번 발표가 하락세의 지지율을 전환하기 위한 국면 전환용 발표는 아닌지 매우 의심스럽다”고 논평했다.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첫 국정 브리핑 소재가 ‘영일만 앞바다에 석유 있다’라니. 뜬금없는 대통령”이라고 했다. 허 대표는 “돋보일만한 대목에는 대통령이 나서고, 책임지고 반성해야 할 대목에는 철저히 숨어 있는, 참으로 비겁한 대통령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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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 5개월 전 ‘석유 예언’ 확산…“파면 아주 보물 덩어리 나와”

 

윤 대통령 ‘동해 석유’ 직접 발표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동해 석유·가스전 개발 가능성을 시사한 뒤, 지난 1월 역술인 천공이 “우리도 산유국이 될 수 있다”고 강의한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뒤늦게 확산되고 있다.

 

천공은 지난달 1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정법시대’에 올린, ‘금을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할 수 있는지’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우리는 산유국이 안 될 것 같나. 앞으로 우리도 산유국이 된다”고 했다.

해당 영상은 지난 1월14일 수원에서 촬영됐다.

 

이 영상에서 천공은 “엄청난 값으로 쓸 수 있는 것들이 파면 다 나온다. 이 나라 저 밑에 가스고 석유고 많다. 예전에는 그걸 손댈 수 있는 기술이 없었지만 지금은 그런 게 다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영토) 밑은 아주 보물 덩어리다. 대한민국, 이 한반도에는 인류의 최고 보물이 여기 다 있는 거다. 그러니까 앞으로는 쪼만한 걸 생각할 필요가 없다. 이런 귀한 것을 만지면서 국가가 일어선다. 이제부터”라고 거듭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취임 뒤 처음으로 연 국정브리핑에서 “동해에 최대 140억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차분하게 시추 결과를 지켜봐 달라”고 했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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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에 석유” 처음 아니다…‘산유국 꿈’ 65년 번번이 좌절

 

65년 전 1959년부터 국내 석유 탐사 시작
동해 가스전 발견 들떴지만 소량생산 뒤 폐쇄

 

 

국내 석유자원 탐사 역사는 길게는 65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59년 당시 국립지질조사소가 전남 해남 우황리 일대에서 진행한 것이 최초의 기록이다.

1964년부터 1977년까지 경북 포항 지역에서도 석유탐사가 실시됐으나 모두 실패로 끝났다. 이후 육상보다 석유 부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바다 쪽으로 관심이 쏠렸다.

 

1979년 한국석유공사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대륙붕 탐사가 시작됐고, 실제 천연가스층을 발견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상업적으로 크게 유의미한 성과를 보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석유공사는 동·서·남해 해역 대륙붕과 7광구로 잘 알려진 한·일공동개발구역(JDZ)에서, 2022년 9월 말까지 모두 11만6549㎞의 2차원 물리탐사와 1만589㎢의 3차원 물리탐사를 진행했다.

‘물리탐사’는 레이더파나 탄성파 등을 활용해 지하자원 부존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 석유 부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 곳에는 모두 48개의 시추공을 뚫어 직접 확인하는 시추탐사를 벌였다.

 

그 결과, 1998년 울산 남동쪽 58㎞ 해역에서 ‘동해-1 가스전’이 발견됐다. 또 2005년 인근에서 ‘동해-2 가스전’이 추가로 발견됐다. 세계 95번째로 산유국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고 들떴지만, 이곳은 2004년부터 2021년까지 원유 4500만배럴 분량의 천연가스를 생산한 뒤 폐쇄되는 데 그쳤다.

 

 

1973년 10월 시작된 시작된 중동전쟁으로 ‘제1차 오일 쇼크’를 겪으며, 산유국이 되는 것은 전 국민적 꿈이 됐다. 1976년 1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 때 “포항에서 석유가 난다”고 발표하며 온 국민을 들뜨게 하기도 했다.

발견된 양은 드럼통 한 개(200L) 정도의 소량이었지만, 당시 신문들은 텔레비전으로 기자회견을 보던 사람들이 일어서 만세를 부르는 사진까지 게재하며 산유국의 꿈을 부풀렸다.

지금은 고인이 된 한 유명신문 발행인은 회고록에서, 당시 청와대의 발행인 초청 오찬에 참석해, 포항에서 퍼올린 석유병 샘플을 구경시켜주는 박 전 대통령 앞에서 손가락으로 석유를 찍어 맛을 봤더니, 1년 가까이 미뤄지던 윤전기 도입을 결재했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발견된 석유가 원유가 아니라 정제된 석유로 드러나면서, 박정희 정부의 석유 발견 발표는 해프닝으로 끝을 맺었다.

 

제주도 남쪽에 있는 대륙붕 8만2000㎢에 설정된 ‘제7광구’도, 같은 이름의 대중가요까지 나왔을 정도로 한 때 유명세를 탔다.

이 해역 개발을 놓고 일본과 갈등을 빚던 한국은, 1974년 일본과 ‘대륙붕 협정’을 체결해 공동개발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 협정은 오는 2028년 만료될 예정이어서, 그 이후 지리적으로 더 가까운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며 단독 개발에 들어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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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불붙인 석유주…이틀 연속 무더기 상한가

 

한국석유·대성에너지·동양철관 등 상한가 직행

 

 

 

전날 전격적으로 이뤄진 동해 영일만 석유·가스 매장 발표 여파로, 관련 테마주가 이틀 연속 무더기로 상한가를 찍었다.

4일 한국거래소에서 한국석유(29.81%), 동양철관(29.98%), 한국ANKOR유전(29.89%) 등 석유 관련주가 개장과 함께 급등하며, 상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한국가스공사(1.81%)는 장중 한때 27.52% 오르며 상한가에 근접했다가,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상승폭이 크게 줄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흥구석유(18.40%)가 전날 30% 급등한 데 이어, 이날도 28.92% 올랐다가 상승분을 일부 반납하며 마감했다.

그 외에도 원유·가스 수송관으로 쓰이는 강관 제조업체인 하이스틸(12.54%), 중앙에너비스가, 각각 장중 전일 대비 최고 18.16%, 25.66%까지 올랐다. 두 종목 모두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각각 1.19% 상승, 2.83%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특히 개발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진 한국석유공사와 이름이 비슷한 한국석유와, 실제 확인되는 부존량의 100%를 인수해 국내에 공급할 예정인 한국가스공사는, 발표 전 2거래일(지난달 30, 31일) 대비 어제와 오늘 거래량이 각각 3477%, 1만3531% 폭등했다.

코스피에 상장된 한국석유는 아스팔트 등 석유제품을 만드는 회사로 한국석유공사와 무관하다. 한국석유공사는 비상장사다.

한국석유의 경우 이틀 간 개인은 40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외국인이 56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이 물량을 모두 받아냈다. 한국가스공사는 반대로 기관과 외국인이 686억원 가량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이 약 628억을 순매수했다. 특히, 국내 체류하는 외국인 개인 투자자인 기타외국인도 15억원을 순매수하며 개인 투자자 매수 행렬에 가세했다.

 

 

이들 종목 주가는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오전 10시께, 동해에 최대 140억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아 연내 시추에 나선다는 발표가 이뤄진 직후 급등했다.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단기 주가 급등에 대한 주의보가 나왔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아직 탐사 초기 단계로 확신을 갖기에는 다소 이른 시점이기 때문에, 추가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생산까지 이어진다고 가정하는 경우 가스·석유 공기업 수혜가 일부 존재할 수 있다”고 했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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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미국 기업 보고서 믿고 대통령 직접 발표? 뭐하는 건가"

 

 

"황당 국정운영 탓 국민신뢰 바닥"... '포항 영일만 유전' 물리탐사 보고 관련 국회 검증 예고

 

 

"얼토당토 않는 브리핑이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포항 영일만 유전 발견 가능성' 브리핑을 두고 한 말이다. 특히 국정운영의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발표한 브리핑의 형식과 내용 모두 문제였다고 질타했다.

짊어진 책임만큼 무거워야 할 대통령의 언사가, 대한민국 정부 부처도 아닌, 미국의 한 탐사업체의 '물리탐사' 분석보고만으로 나와서야 되겠냐는 지적이었다. 윤 대통령의 '포항 영일만 유전 발견 가능성' 브리핑은, 윤 대통령의 취임 후 첫 국정 브리핑이었다.

조 대표는 5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석유·가스가 많이 매장돼 있길 바라지만,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대통령의 직무수행, 즉 브리핑의 내용과 과정의 문제"라며 이를 문제 삼았다.

그는 "(윤 대통령 브리핑에서) '매장이 확인돼 채굴한다' '몇년 치 사용량이다' '경제성이 있다'는 확정된 내용이 아니라, 그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며 "이 또한 대한민국 정부가 최종적으로 확인한 내용이 아니라, 미국의 한 평가업체가 내놓은 것이고, 이 업체는 1인 기업이란 보도도 나왔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통령은 국정 최고책임자다. 윤 대통령이 국정을 마지막까지 책임져야 한다"라며 "(그런데) 대한민국에 대한 책임감이라곤 있을리 없는 미국 1인 사기업 보고서를 믿고, 대통령이 직접 발표했다. 대한민국 정부와 전문가, 관련기업들은 다 어디 갔나"라고 반문했다.

또한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장관 (브리핑) 배석 사실을 브리핑 1시간 전에 알았을 정도로 주먹구구식 브리핑이었다"며 "문제의 보고서에 대한 산업부 차원의 점검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해당 보고서에 대한 신뢰성은 추후 국회에서 엄밀히 따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엉터리 비서실과 아니면 말고식 정부는 처음 본다"
 

 무엇보다 조국 대표는 "이제 대통령이 (유전 가능성을) 발표해버렸으니, 정부는 꼼짝없이 시추를 통해 돈을 쏟아부어야 한다. 자그마치 5000억 원이다"라며, 윤 대통령의 브리핑으로 인해 이 사안이 'VIP(대통령) 관심사'로 격상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추후 포항 영일만 앞바다 유전의 매장량과 경제성을 따지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정부 부처 입장에서 쉽게 변경 혹은 철수 등이 어렵게 됐다는 얘기다. 또한 이런 상황을 예상했을 대통령실과 소관 부처 공무원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그는 "대통령실은 브리핑 시작 8분 전에 언론에 일정을 공개했고, 대통령은 고작 4분 발표 후 질문도 받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라며 "저도 청와대 수석과 장관으로 일했지만, 이런 엉터리 비서실과 아니면 말고식의 정부는 처음 본다"고 개탄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대통령실과 정부에서 연봉 1억 안팎을 받고 있는 고위공직자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라며 "(유전 가능성을) 발표하고, 잘 안 되면 또 없던 일로 할 건가? 아니면 시추 작업을 정권 지지율 상승의 작업 도구로 사용하려고 일단 질러본 건가"라고 물었다.

조 대표는 그러면서 "워낙 황당하게 국정을 운영하니 국민 신뢰가 바닥을 친다. (그러니) 대통령이 중요 발표를 할 때마다 네티즌들이 천공이란 해괴한 자가 비슷한 말을 했는지 찾아보는 것 아니냐"라며 "누가 봐도 아니면 말고식의 '국정전환쇼'를 할 게 아니다. 국민이 진짜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찾아보라. 못 찾겠다면 저에게라도 물으라. 아주 소상히 가르쳐드리겠다"고 말했다.

 

 

 

사진·영상: 유성호(hoyah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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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집이 본사, 연매출 3,700만 원? '액트지오' 논란 속 방한

 

 

경북 포항 영일만 해저에서 석유 및 가스 대규모 매장 가능성과 관련해 물리탐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 업체 '액트지오(Act-Geo)'의 고문 비토르 아브레우 박사가 오늘 오전 한국에 옵니다.

매장 가능성을 검증한 아브레우 박사가 직접 검증 결과의 과학적 기준과 근거를 설명하고, 관련 의문점을 직접 풀겠다는 차원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앞서 지난 3일,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액트지오가 실시한 분석 결과라고 직접 소개했습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액트지오를 "최고 수준의 심해 기술평가 전문기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이후 국내 SNS와 일부 언론을 중심으로 액트지오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액트지오의 본사 주소는 미국 휴스턴 지역의 주택가로 나와 있는데, 알고 보니 아브레우 박사의 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 해당 주소지는 부동산 매물 사이트에 월세 7천 달러의 임대 매물로 나와 있기도 합니다.

 

 

액트지오의 미국 법인명은 '아브레우 컨설팅 앤 트레이닝'.

 

텍사스 주정부와 세무국에는 자신들의 업종을 '직업훈련과 관련 서비스'라고 신고했고, '지리 컨설팅'을 부업종으로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미국 인구조사국에 등록된 기업정보에 따르면, 직원은 아부레우 박사 단 1명이며, 연평균 매출도 2만 7천 달러, 우리 돈 약 3,700만 원에 그친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매출이 유독 530만 달러, 약 70억 원으로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우리 정부 프로젝트 수주와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산업부는 "해당 기업은 지질탐사 전문 부티크"라며, 규모는 작지만 심해 관련 지질자료 분석에 전문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남호/산업통산자원부 2차관(6월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전체적인 규모는 굉장히 작지만, 심해에 관련된 지질 자료 분석에 있어서는 전문가 보유 숫자가 제일 많고요. 특히 그 회사를 창립하신 분이 비토르 아브레우라는 분이신데, 그분이 엑슨모빌에서 그 관련된 그룹장도 하셨고, 또 미국의 퇴적 학회장도 하셨고…"

 

최남호 차관은 그러면서 정부 역시 안심이 안 돼서, 작년 말에 보고서를 받고 만 5개월 동안 다시 검증 작업을 거쳤다고 밝혔습니다.

국내외 전문가들로 자문단을 구성해서, 액트지오 조사 결과에 대한 신빙성을 2중, 3중으로 확인했다는 겁니다.

 

아브레우 박사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 업계에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 엑손모빌 등 거대 기업이 고객사"라며 "전통적 컨설팅 회사와 비교하면 규모는 작지만, 우리의 전략은 작고 민첩하게 움직이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브레우 박사는 석유공사와 정부 관계자들을 만난 뒤, 차후 기자회견을 열어, 향후 계획과 관련 의문들에 대해 직접 설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동경 기자(tokyo@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4/econo/article/6605115_3645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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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유전 발표…알고보니 떴다방 기업의 탁상분석

 

 

"컴퓨터, SW, 카메라 밖에 없는" 액트지오

실패 시추공 거울삼아 유망구조 점 찍은 듯

"경제성 있는 누적 탄화수소 못 찾아 리스크"

"20% 확률, 정확한 것은 시추해봐야 안다"

정부, 일부 검증 했다는데…증거 없고 말뿐

 

* 동해 심해 석유·가스 매장 분석을 담당한 미국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6.7. 연합뉴스

 

 

 

"포항 영일만 앞바다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 매장 가능성…국민께 보고"

 

지난 3일 대통령실 홈페이지에 올라온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브리핑 제목이다. 석유·가스가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한다는 대통령 브리핑은 확신에 가득 찼지만, 물리 탐사를 했다는 액트지오(ACT-Geo) 발표 내용은 확신보다는 모든 건 가능성뿐이라는 사실만 입증한 것으로 보인다.

액트지오는 석유·가스의 잠재적 가능성을 보여줄 상당량의 탄화수소를 찾지 못한 것은 '리스크(Risk·위험)'라고 했다.

"실제로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은 시추하는 것밖에는 남아 있지가 않다"는 액트지오의 발표는, 대통령이 일부 가능성만 보고 설익은 발표를 한 것 아닌지 의심만 키운 대목이었다.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Vitor Abreu) 고문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존에 있었던 3개 시추공이 왜 실패했는지, 그 실패 요인을 분석하고 평가했다"며 "이 결과를 바탕으로 7개의 유망구조(석유·가스 부존 가능성이 높은 지질 구조)를 도출했다"고 말했다.

아브레우 고문이 언급한 3개 시추공은 2012년, 2015년 호주 우드사이드(Woodside)와 한국석유공사가 공동 시추한 주작 시추공과 홍게 시추공, 2021년 석유공사가 단독으로 시추한 방어 시추공을 의미한다.

 

아브레우 고문과 석유공사 설명을 종합하면, 액트지오는 과거 시추공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번에 7개 유망구조(대왕고래)를 도출했다.

다만 아브레우 고문은 "탄화수소가 누적되고 쌓이기 위해서 필요한 암석의 속성들이 굉장히 양호한 상태로 드러났다"면서도 "상당한 규모의 경제성 있는 탄화수소가 누적되어 있다는 사실을 아직 찾지 못했다. 이것은 '리스크'를 의미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제로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은 시추하는 것밖에는 남아 있지가 않다"며 "저희가 도출해 낸 이 유망구조의 석유와 가스의 잠재적인 존재를 나타낼 수 있는 요소가 있다는 것을 판별을 했지만, 시추를 하지 않으면 그 리스크를 전부 다 없애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금 남아 있는 마지막 방법은 시추"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는 △근원암(석유·가스를 생성할 수 있는 암석) △저류암(탄화수소 보전에 적합한 암석) △트랩(저류암 내 탄화수소를 저장할 수 있는 구조) △덮개암(석유가 새나가지 않도록 차폐역할을 하는 암석) 등 지질 구조 데이터를 통해 논리로 검증했지만, 실제로 수천억 원의 천문학적 비용을 들여 시추하지 않고는 알 수 없는 확률론적 단계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액트지오는 실제로 현장을 가지 않고 제공된 데이터로만 평가했다.

 

* 곽원준 한국석유공사 수석위원이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6.7. 연합뉴스

 

 

 

아브레우 고문은 최대 140억 배럴이라고 대통령이 발표한 매장량 추정치에 대해서도 "존재하고 있는 액체를 판단해서 가스와 석유의 비율을 도출한 것이지만, 아직 불확실성이 상존하기 때문에 정확한 비율은 확답을 드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어디까지나 확률에 따른 추정치라는 의미였다.

석유공사 쪽 관계자는 최소 35억 배럴에서 최대 140억 배럴까지 추정되는 데 대해 "확률론적 탐사 자원량이기 때문에 정확한 범위를 알 수 없어서 레인지(범위)가 벌어지게 됐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추정 성공률 20%' 의미에 대해서도 "20%의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말인 즉슨 80%의 실패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는 "20%라는 추정의 성공률은 굉장히 양호하고 높은 수준의 가능성을 의미하는 수치"라고 설명했지만, 이는 자료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한계점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석유공사 곽원준 수석위원은 '다른 회사가 분석해도 같은 동일한 가능성이 나오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자료 해석의 문제는 사람마다 다 다를 수가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가능성 차원의 문제인 만큼 교차 검증이 필수적이지만, 절차나 과정도 불투명했다. 정부나 석유공사는 보안 등을 이유로 1개 업체가 분석했고 국내 전문가도 일부 검증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자료도 제시도 하지 않았다.

곽 수석위원은 분석 작업에 복수 업체가 참여하지 않은 데 대해 "석유업계에서 그런(복수업체를 선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보통 자기 회사의 기술인력들만으로 평가를 한다. 동해 심해지역의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심해지역의 최고 기술전문 업체인 액트지오를 찾아서 기술 의뢰를 맡겼던 것"이라며 "여러 업체에 맡기지 않는 이유는 기밀유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액트지오가 최고 기술전문 업체라는 설명은 어디까지나 석유공사의 자의적인 해석이고 주장인 만큼, 입증 자료가 필요해 보인다.

 

산업부 이호현 에너지정책실장은 "이번에 액트지오가 분석한 방법 등이 적절하고 유효했는지에 대해서 검증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정부도 하고 있었다. 그런 차원에서 석유공사가 국내 검증단을 운영하고 있었고, 정부와 같이 일단 태스크포스(TF) 회의를 통해서 일정 정도 의견 수렴을 했다. (그리고) 의견 수렴한 결과, 액트지오의 분석 방법은 적절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검증 과정을 거쳐 어떤 결과를 도출했는지에 대해선 아무런 설명이나 자료 제공도 없었다. '일정 정도 의견을 수렴했다'는 발언은 실제로 면밀한 검증이 있기나 한 것인지 의심케 한다.

 

* 미국 부동산 중개 사이트 HAR에 올라온 액트지오 본사 사진. 2024.6.7. 시민언론 민들레

 

 

아브레우 고문은 국내에서 논란이 된 '회사 주소'와 '1인 기업'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액트지오 회사의 주소지가 개인 주택이 맞냐는 질문에 대해 "(자택이) 맞다"면서 "전 세계 석유 관련 회사들이 인력 감축을 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반드시 필요한 요소들에는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카메라밖에 없다"며 "제 팀은 전 세계 각지에 흩어져서 업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저희가 최근에 영국 런던에 지사를 열었다"며 "영국 런던 지사는 디렉터인 르네 박사의 자택 주소"라고 말했다. 그는 거듭 '소규모 업체가 대규모 프로젝트를 분석하는 게 일반적이냐'는 질문에도 "산업계 스탠다드"라고 말했다.

 

그는 1인 기업 논란을 의식하듯 "저희 같은 소규모 컨설팅 리서치 회사는, 실제로 시추를 담당하는 회사가 아니고, 어떤 데이터를 해석하고 분석하는 역할을 맡는 회사다. 그래서 거의 모든 관련 기업들은 데이터 해석을 위한 인력을 3~5명 정도 갖추고 있다"며 "작년 특정 시점에는인력의 규모가 15명까지 늘어났던 적도 있다. 지금은 14명의 직원들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가이아나의 리자 광구는 유망구조를 도출하기 위한 담당자가 딱 1명이었다"며, 규모는 중요하지 않다는 듯 말했다.

 

그러나 이 역시 액트지오의 일방적인 설명일 뿐 추가 검증은 필요해 보인다. 아브레우 고문은 1인 기업이 아니라고 말했지만, 실제로 자신들의 팀을 온라인으로 연결해 보인다거나 관련 서류를 제시하지도 않았다.

 

아울러 일각에선 '검은 커넥션'에 대해서도 의심하고 있지만, 과거 MB정부 시절부터 호주 우드사이드와 같은 대형업체가 해왔던 탐사 작업을, 갑자기 작은 컨설팅 업체로 바꾼 입찰 경위 등에 대해서도 속시원한 대답은 없었다.

 

 

 

김성진 기자mindle1987@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