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건희, 측근) 관련

윤석열, 이런 유튜브 보고 '이태원 기획 테러' 집착했나

道雨 2024. 7. 1. 14:12

윤석열, 이런 유튜브 보고 '이태원 기획 테러' 집착했나

 

 

 

참사 직후 보수 유튜버들이 주장했던 음모론 실태

이봉규TV "각시탈 쓴 사람이 아보카도 오일 뿌려"

"이재명 갤러리에 사고 암시 글…탄핵 조직 있었나"

가세연 "MBC‧KBS‧JTBC 등이 이태원 오라고 선동"

"용산서장은 김만배 수사 뭉개려 문재인이 알박기"

신의한수 "민노총 건설노조 차량 등 증거 딱 걸려"

"촛불시위대 책임지고 처벌받아야…언론 쓰레기"

군소 유튜브 채널은 더 과격…"좌빨들이 대형 테러"

 

* 유튜브 채널 '이봉규TV'가 2022년 11월 7일 방송한 '이태원 현장 사진' 영상 화면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이 김진표 전 국회의장에게 '이태원 참사 조작 가능성'을 얘기한 것은 지난 2022년 12월 5일이다. 159명이 사망하고 195명이 다친 이태원 참사는 그해 10월 29일 발생했다. 참사 직후부터 인터넷을 통해 기승을 부렸던 각종 음모론이 한 달여 간 지속적으로 윤 대통령에게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당시 온라인에서는 "현장에서 토끼 귀 모양의 머리띠를 착용한 남성이 '밀어'라고 소리치며 사람들을 고의적으로 밀면서 사고가 시작됐다" "각시탈을 쓴 남성 두 명이 길바닥에 아보카도 오일을 뿌려 일부러 사람들이 미끄러져 넘어지게 했다" "민주노총과 이재명 지지자들이 개입한 사건이다" "MBC, KBS, JTBC 등 좌파 방송들이 사고 전부터 이태원에 사람들이 몰리도록 유도했다" 등 일종의 '기획 테러설'이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유포됐다. 모두 윤석열 대통령이 김진표 전 국회의장에게 했다는 말과 일치하는 내용이다.

 

음모론 전파에는 특히 파급력이 높은 유튜브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100만 안팎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고 윤 대통령도 애청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봉규TV> <가로세로연구소> <신의한수> 등 대형 유튜브 채널은 물론, 극우보수 성향의 수많은 군소 채널에서도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음모론 콘텐츠를 허다하게 제작했다.

명예훼손 신고가 들어가고 경찰 특별수사본부 수사가 진행되면서 많이 삭제됐다고 하는데도, 현재 그 같은 방송을 유튜브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예컨대 대통령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직접 출연할 정도로 여권 인사들이 즐겨보고 현재 구독자가 89만여 명에 달하는 <이봉규TV>는 2022년 11월 7일 '이태원 현장 사진'이라는 제목으로 다음과 같은 방송을 했다. 과거 TV조선에서 활약했던 시사평론가 이봉규 씨는 지난 대선 때부터 "윤석열 후보가 자면서도 내 방송을 본다"고 자랑한 바 있다.

 

* 유튜브 채널 '이봉규TV'가 2022년 11월 7일 방송한 '이태원 현장 사진' 영상 화면 갈무리

 

 

 

"이태원 참사가 이상한 게 많습니다. 제보들이 잇따르고 있는데요, 압사당한 그 사고 현장 골목에 이상한 점이 너무 많다는 건데, 일단 156명의 사망자가 거기서는 나올 수가 없다는 겁니다. (…) 지금 사진 보이시죠. 완전히 이건 누가 작정하고 한 거 아니냐. 뒤에서 미는 것도 이상한데 옆에서도 밀었다는 거는 뭔가 이상하다 이런 얘깁니다.

그 다음에 여기 보면 각시탈을 한 두 사람이 있습니다. (두 사람의 실물 사진을 입수했다며) 둘이 막 시민단체 활동하고 윤석열 퇴진에 앞장서 온 사람들입니다. 병을 들고 있는데 이게 수상하다는 거예요. 오른쪽에 마트가 있는데 여기서 깜짝 놀랄 걸 샀습니다. 저 병에 기름이 있다, 이런 얘기예요. 당시에 바닥이 미끄러웠다는 제보들이 있거든요. 그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미끄러워서 넘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얘깁니다. 각시탈 이 두 사람이 딱 병을 들고 있는데, 기름병 사진을 확대해 보니까 아보카도 오일이라는 이름이네요. 이거를 한 병도 아니고 두 병을 가지고 바닥에 막 뿌려댔다고 한다면 저 엄청난 참사가 일어나죠.

그런 데다가 가뜩이나 저 사람 많은데 뒤에서는 밀고 그러면, 밀지 않아도 지금 넘어질 판인데 기름 때문에 미끄럽고 뒤에서 밀면 다 넘어지지. 조금만 밀어도 다 넘어지는 거예요. 특히 여성들은 신발이 뭐 (하이)힐일 것 아닙니까. 한참 모양을 냈을 거 아니예요. 핼러윈 파티니까. 그 밑에 기름이면 다 넘어지지. 야, 이거 이상합니다. 그러니까 이런 거를 면밀히 조사해 달라는 거예요. (…)

일부러 작정을 하고 무슨 기획을 한 거 아니냐 이런 얘기입니다. <이재명 갤러리>에 이런 글이 한 달 전에 10월 6일 올라왔거든요. '기다려봐. 그 새끼 일당들 11월 되면 쥐 죽은 듯이 조용해질 거임. 거대한 사고가 나서 수습이 안 돼서 모든 게 스톱될 거임. 그렇게 되면 진짜 무정부 상태로 가는 거임. 저때쯤 하여 탄핵이 본격 논의가 될 거임.' 이런 글이 한 달 전에 나왔다, 암시하는 글이. 진짜 이 말대로 엄청난 사고가 나서 수습이 안 되고 있지 않습니까? 이걸로 탄핵을 시키려고 했던 어떤 그룹, 어떤 조직이 있었던 것 아니냐. 그리고선 뒤에서 밀고 옆에서도 밀고, 각시탈을 쓰고 기름을 사서 뿌리고. (…) 용산경찰서장이 참사가 났는데 뭔 생각을 했을까? 뒷짐 지고 편히 갔을까? 이게 다 이상합니다. 이상해요. 지금 다."

 

* 이태원 참사 당시 '각시탈'을 쓴 남성들이 길바닥에 아보카도 오일을 뿌려 길이 미끄러웠다는 '이봉규TV' 방송에 달린 댓글들
 
*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2022년 11월 1일 방송한 '[현장출동] 이태원 참사 근본 원인!!!' 영상 화면 갈무리

 

 

 

구독자 83만 명인 <가로세로연구소>도 대선 때부터 윤석열 대통령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던 유튜브 채널이다. 가세연 김세의 대표는 지난해 1월 12일 생방송 중,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설 선물을 공개하며 "우리가 문재인 정부 내내 이런 선물을 못 받았다. 윤석열 정부가 시민사회 단체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이렇게 선물을 보내주신 건 굉장히 감사하다"고 감격해하기도 했다.

가세연은 참사 직후인 2022년 11월 1일 곽성문 전 한나라당 의원(MBC 보도국 부국장 출신)이 진행한 '[현장출동] 이태원 참사 근본 원인!!!'이라는 방송을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이쪽 해밀턴(호텔) 벽을 따라서 여기 음식문화거리는 가장 지름길이었습니다. 그 전날 28일 금요일 저녁부터 MBC라든가 KBS라든가 JTBC라든가 거의 모든 지상파 방송과 종편들이 현장에 출동해서, 특히 MBC는 중계차를 보내서 바로 그 사고가 난 입구에서 '내일 마스크가 없는 노 마스크의 핼러윈 축제다. 이태원으로 와라.' 이런 식의 그냥 아무런 대책 없이 (보도를 했습니다). (지하철) 6호선 1번 입구와 여기 세계문화거리에서 연결되는 양쪽 코너에서 대부분의 방송사 지상파와 종편 기자들이 28일 저녁에 '내일 저녁에 우리 다 여기서 축제를 벌이자'고 당신들은 책임 없이 선동만 한 것이 아니냐 따져 물어볼 수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노 마스크 거리라고 선동을 했단 말입니다. 그리고 위치도 정해줬단 말이에요."

 

윤석열 대통령이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말했다는 "MBC와 KBS, JTBC 등 좌파 언론들이 사고 2~3일 전부터 사람이 몰리도록 유도한 방송을 내보낸 이유도 의혹이다"라는 발언과 거의 동일한 내용이다. 가세연에서 곽성문 전 의원은 또 2022년 11월 4일 '[인싸뉴스] 용산서장은 어디?'라는 제목의 방송을 통해 이임재 용산경찰서장과 문재인 정부 유착설을 제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리산 산골의 구례경찰서장으로 있던 이임재 서장을 '알박기 인사'로 용산에 불러들여 대장동 사건 수사를 깔아뭉개도록 했다는 요지다.

 

"일단은 현장에 있던 용산서장의 문제가 가장 큽니다. (…) 상황을 보고 '아, 내가 이거 큰일이 벌어졌구나' 그래서 바로 이태원으로 뛰어온 것이 아니라 전화질을 해댔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구명을 하기 위해서 경찰청장한테도 보고를 안 하고 자기를 살려줄 사람, 구례경찰서에서 서울까지 불러준 자기의 서포터즈가 있을 거니까 구명을 하기 위해서 이리저리 전화질을 해댔지 않느냐. 현장에 와서 무고한 시민들을 한 명이라도 더 구출하고 수습하는 게 아니라 자기 모가지를 살리기 위해서 자기 빽들한테, 자기 후원자들한테 전화 보고해서 구명운동을 했던 게 아니냐 저는 이런 의심을 합니다.

그럼 이임재 경찰서장은 어떤 분이냐. 뭐 다 아시지 않습니까? 전라도 함평 출신의 경찰대학 출신으로 구례경찰서장으로 있다가 어떻게 됐는지 올해 1월에 용산서장으로 올라왔습니다. 구례는 인구 2만 4000 명 정도의 아주 작은 지리산 산골 마을인데 용산은 22만 명입니다. 인구 10배가 많은 용산경찰서장으로, 서울의 핵심으로 올라왔습니다. 자 상당한 어떤 뒷배가 있는 거죠. (…)

김만배 거주지가 용산구 관내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김만배 관련된 수상한 현금 흐름, 계좌추적 문제가 용산경찰서 소관이 된 겁니다. (…) 그런 상황에서 김만배에 대한 계좌추적, 수상한 현금 흐름에 관련된 수사를 깔아뭉갤 수 있는 적임자가 누구냐. 이임재가 선택이 돼서 정말 문재인의 마지막 알박기 인사로 1월달에 온 겁니다. 이임재라는 사람은 굉장히 전 정권과 아주 밀착된 사람이다."

 

*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가 2022년 11월 4일 방송한 '이태원에 금속노조 왜!' 영상 화면 갈무리
 
 
*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에 올라와 있는 이태원 참사 관련 영상들

 

 

보수 계열 시사 유튜브 중 최대인 15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신의한수>도 빠질 수 없다. <신의한수>를 운영하는 신혜식 대표는 국민의힘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할 정도로 여권과 밀착한 인물인데, 지난해 1월 10일 서울 여의도 극동VIP빌딩에서 최고위원 출마 개소식을 열 때는, 당시 당권 주자였던 김기현·윤상현 의원을 비롯해 정우택 국회부의장, 박대출 의원, 김재원 전 최고위원, 안상수 전 의원, 김재철 전 MBC 사장,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등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신 대표는 2022년 11월 4일 '이태원에 금속노조 왜!'라는 방송에서 이렇게 말했다.

 

"민노총이 또 그날 행사에 왔고 촛불 참여자가 또 이태원에 왔고 그래서 일거에 사람들이 엄청 몰리는 바람에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이 아닌가 라는 많은 사람의 의혹이 있습니다. 또 심지어는 테러다, 크리스마스 산타 복장을 한 여성이 막대사탕을 나눠줬는데 그걸 먹고 사람들이 쓰러졌다, 뭐 이런 흉흉한 아직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까지 막 돌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사고는 파장이 예상보다 길게 갈 것 같습니다. (…)

여기 차량 있죠. 민노총 건설노조. 이런 건설노조 차량을 끌고 집회까지, 이태원 해밀턴 호텔, 여기 다 증거들이 나타나는 거야. 촛불집회 끝나고 이태원으로, 골목길로 막 사람들이 갔다는 거, 대거 몰렸다는 거, 이거 촛불집회 주최자들은 도의적으로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해요. 금속노조, 건설산업연맹 조합원님, 이분들도 여기서 돌아가신 거예요. 무슨 핼러윈데이에 젊은 사람들이 가는데 이런 트럭을 끌고 갑니까? 그때 사람들이 많이 몰렸다는 거, 이렇게 피켓까지 거리에 나부낄 정도로 많이 몰려 있었다는 거, 이 사람들이 참석했다는 거, 제가 이 방송에서 여러 번 강조한 내용입니다. 용산에서 벌어진 이 참사는 이 촛불집회의 용산 행진이 상당한, 아니 지금 증거가 드러난 거예요. 이번 촛불집회를 주최한 세력들은 처벌받거나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하는 그런 상황입니다. (…)

이거는 명백한 사항이에요. 명백한 딱 걸린 거죠. 딱 걸린 거야. 사고 직전 현장 주변에 1만 4000명이 몰렸다, 촛불집회 참여자들이 한 5000명 정도 됐는데 상당한 수가 사고 직전에 그쪽으로 몰렸다, 그러니까 직접적으로 영향을 줬다고 표현해야 할 것 같아요. 결국은 촛불시위대가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 이걸 좀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사과는 해결이 아닙니다. 이거 처벌해야 돼요. (…)

세월호 때와는 완전히 달라진 분위기거든요. 세월호 때는 그야말로 어처구니없게 저희가 뺨따구 맞고 그냥 아구창 맞고 막 몽둥이로 두들겨 맞는 그런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우리가 그때 당했기 때문에 맷집도 있고 말이죠. 대응력도 있단 말이야. 국민들도 또 안 속아요. 저항력이 생겼어요. 그래서 좌파들이 지금 안달복달해요. (…) 촛불집회가 저렇게 용산으로 행진해서 문제가 발생했는데 어떤 언론 하나 그거를 문제 삼는 데가 없어요. 만약에 애국 우파가 용산으로 행진했다가 이런 일이 벌어졌으면 우린 그냥 집단 살인자가 됐어요. 대한민국 언론은 쓰레기입니다. 완전히 X새끼들, 뭐 진짜 너나 할 거 없이 쓰레기입니다."

 

*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각종 이태원 참사 음모론 관련 영상들

 

 

이와 유사한 극우보수 유튜버들의 영상은 부지기수다. 대형 유튜브 채널은 그나마 표현 수위를 어느 정도 자제하는 측면이 있는데 군소 채널에서는 훨씬 과격하고 자극적인 발언을 쏟아내곤 했다. 2022년 11월 5일에 방송된 '각시탈이 발작 버튼인 듯'이라는 영상은 조회 수가 14만이 넘었는데 이런 내용이다.

 

"586세대는 20대 때 정말 과격한, 소위 말해 사회주의 투쟁하던 그런 애들이잖아요. 감방 갔다가 나중에 금배지도 다는 그런 인간 쓰레기들도 있잖아요. 걔네들을 롤모델로 지금 큰 건 한방 터트려 가지고 출세하고 싶은 어떤 욕망에 부글부글 끓고 있는 젊은 애들이 이태원에 가서 충분히 깽판을 치고 그걸 훈장 삼아 나중에 출세 한번 하는데 참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거야. 과거에 똥팔육들이 그렇게 출세한 로드를 똑같이 걷고 싶다면 뭐 하나 진짜 역사에 남을 만한 큰 건 하나 터트려야지. 지금이야 조용히 찌그러지고 쥐 죽은 듯이 있을 수도 있지만 나중에 뭐 정치판에 공천 자리 하나 나면 내가 그때 이태원 기획했던 사람이다, 이렇게 할 수 있잖아요.

이태원 참사가 난 주변에 윤석열 퇴진 운동하던 20개 이상의 좌빨 시민 단체들이 그날 2시부터 9시 반까지 계속 시위 중이었어요. 그러니 수많은 조직이 지금 이 테러에 다 관여가 되어 있고 그게 어찌 보면은 분업이 된 거예요. 처음에 들어가서 한 6시쯤에 기름병 들고 다니면서, 아보카도 기름 슬슬 뿌리고 다니면 되는 거예요. 언덕이기 때문에 그 언덕에 흘러내리는 적당한 지점에다가 쓱 뿌려 놓고 자기는 길 건너가면 끝이야.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

그러니까 아보카도 오일을 뿌려서 압사 상황을 아주 용이하게 만들기 위해서 사전에 몇 시간 전부터 계속 돌아다니면서 주요 지점에다가 기름 뿌리고 다녔던 애가 각시탈 코스튬으로 돌아다녔던 애라는 그 의혹을 제기하자마자 관련된 글이 몇십 개가 순식간에 날라가고 막 그래요. (…) 이 대형 테러 사건은 여러 명이 개입되었는데 그중에 한 5명 정도가 과격하게 막 사람을 밀치고 다니는 수준이 아니고 수많은 사람이 적어도 몇십 명에서 몇백 명까지 개입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그 몇십 명, 몇백 명이 일사불란하게 소수 그룹으로 나뉘어져 이태원 주변 여러 지역에서 각자 맡은 역할을 하면서 업무를 수행했다고 강하게 추정할 수밖에 없는 그런 정황이 영상 증거로 나왔죠.

한 150명이 죽고 나서 그거에 대한 반사 이익을 어떤 놈이 얻고, 그놈이 어떤 거대한 권력을 얻고, 그러면 그 150명 정도 희생시켜서 엄청난 대가를 얻고 나라를 뒤집어엎고 정권을 찬탈하고 대통령 하야시키고. 우리나라가 예산 규모 600조~700조짜리 어마어마한 나라인데 이권 사업이라고 생각해 봐요. 무슨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성공만 하면 1년에 700조를 해먹을 수 있는 어마어마한 이권이 걸려있는 거야. 그러니 물불 안 가릴 수 있어요. (…) 윤석열 퇴진 주장하던 저 빨갱이 운동권 젊은 애들, 과격한 애들, 그런 애들까지 해서 몇만 명이 왔다 갔다 했는데 그중에 일부라고 해도 몇천 명이에요. 500명, 1000명 정도만 와도 거기 완전히 다 장악할 수 있어요. (…)

사람이 금방 죽지는 않아요. 근데 용산경찰서 그 새끼가 몇 시간이나 사람 죽을 때까지 시간 벌어다 주는 바람에. 그 벌어다 준 이유가 뭐겠습니까? 그 현장에 혹시나 경찰이 들이닥치고 기자들 들이닥쳐 갖고 현장 사진 찍을 때 사진이 찍히면 안 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으니 걔네들 추스르고 현장 탈출하게 시간 벌어다 주기 위해서 고의적으로 보고 체계 다 누락하고 나중에 일 끝나서 사망자 150명 넘어갈 때쯤 그제서야 현장 나타난 거 아닙니까. (…) 범죄단체들이 공권력의 비호를 믿고 조직적으로, 분업으로 대규모 인명 살상을 위한 테러 행위를 몇 시간 동안이나 팀을 나눠 가지고 하고 있었다. 물론 이거는 그냥 내 썰입니다만, 만약에 이게 밝혀져 갖고 진짜가 되면 이거는 나라도 아니에요."

 

*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이 2022년 11월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희근 경찰청장을 상대로 현안 질의를 하며 회의장에 띄운 '각시탈' 및 민주노총 관련 사진. MBC 뉴스 화면 갈무리

 

 
 
*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이 2022년 11월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희근 경찰청장을 상대로 현안 질의를 하고 있다. MBC 뉴스 화면 갈무리

 

 

 

이런 유튜브들을 시청한 탓인지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도 공공연히 음모론을 거론했고, 특히 이만희 의원은 참사 9일 뒤인 2022년 11월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희근 경찰청장을 상대로 현안 질의를 하며 "각시탈 쓴 사람들이 특정 정당 관계자라고 많이들 얘기한다. 단소를 들고 현장을 지휘했다는 얘기도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사고 현장 동영상을 느리게 틀어 놓고 "가운데 있는 사람의 손목에 따라 사람들 움직임이 달라진다"면서 "펴면 멈추고 주먹을 쥐면 다시 앞으로 움직인다"고 주장했다. 이만희 의원은 심지어 국민의힘에서 '이태원 사고조사 및 안전대책 특별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그러나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같은 해 11월 7일 브리핑에서, '토끼 머리띠' 남성을 조사한 결과, 휴대전화상 위치나 폐쇄회로(CC) TV 분석 결과 혐의점이 없어 사건을 종결했다고 밝혔다.

특수본은 또 11월 11일 브리핑에서는 '각시탈'을 쓴 두 명이 길에 아보카도 오일을 뿌려 사람들을 미끄러지게 했다는 의혹에 대해 "CCTV를 확인한 결과 아보카도 오일이 아니라 '짐 빔'(Jim Beam)이라는 술(미국산 버번 위스키)이었다"고 설명하고, 역시 혐의가 없어 수사를 종결했다고 못박았다.

 

이 같은 경찰 수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같은 해 12월 5일 김진표 국회의장과 독대하는 자리에서 "내가 이태원 참사에 관해 지금 강한 의심이 가는 게 있어 아무래도 결정을 못 하겠다. 이 사고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는 건, 윤 대통령이 극우 유튜버들 주장에 얼마나 심각하게 함몰된 상태에서 국정 운영을 하고 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2023년 1월 13일 이태원 참사 사고 원인에 관한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토끼 머리띠' 및 '각시탈' 남성들은 사고와 연관성이 없다고 밝혔다. KBS 뉴스 화면 갈무리

 

 

 

 

김호경 에디터haojing610@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