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 존경하는 검사' 김홍일의 끝없는 비루함
국회 탄핵 앞두고 방송통신위원장 기습 사퇴
'MBC 경영진 교체' 차질 안 주려는 꼼수 행태
법률가 출신 무색하게 방통위 탈법적 운영 일관
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안 국회 본회의 보고를 불과 몇 시간 앞두고 2일 오전에 물러났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의 사의를 즉각 수용해 면직안을 재가했다.
김홍일 위원장의 사퇴는 국회가 진행하고 있는 헌법적 절차를 방해하는 행위이며, 공영방송 장악 차질을 피하기 위한 ‘꼼수’다.
지난해 12월 19일 방통위원장에 취임한 지 6개월 만에 물러난 그는, 이로써 내정에서부터 임명, 방통위 운영, 그리고 사퇴에 이르기까지, 부적격 시비와 탈법으로 점철됐던 반년간의 방통위원장 재직 마지막 순간까지 법망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 윤석열 씨가 ‘검사 선배 중 가장 신뢰하고 존경하는 인물’이라는 이유로 방통위원장에 앉혔던 김홍일 씨는, 신뢰와 존경이라는 칭송에 어울리지 않게, 또 검사 출신의 법률가라는 것이 무색하게 법을 피해 사실상 '도주'한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국회에서 탄핵안이 발의되자, 지난달 28일 방통위 전체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그 자신과 역시 대통령이 추천한 이상인 부위원장 2인뿐인 반쪽 회의에서, 기어이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등 공영방송 3사의 이사진 선임 계획을 의결했다.
법원은 물론 국회에서도 방통위 2인 체제의 위법성을 지적하고 있음에도, 이사 선임계획을 통과시킨 것이다. 김 씨는 그것이 자신의 마지막 임무라고 작정했던 듯, 그 의결을 마치고 4일 뒤에 사퇴했다.
그의 사퇴 행보는 전임 방통위원장이었던 이동관 씨의 사퇴 방식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이동관 씨 역시 국회의 탄핵소추 결정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사임했다.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돼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에 표결로 통과되면,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직무가 중단된다. 그렇게 되면 지난달 28일 급히 안건으로 올려 통과시킨 공영방송 이사 선임 등의 방통위 업무가 장기간 중단된다. 이동관 씨가 보여준 ‘탄핵과 방송 장악 계획의 차질 피하는 법’을 그대로 재연한 것이다.
그의 방통위원장 임명 과정에서부터 '법률 무시'가 벌어졌다. 윤 대통령은 김홍일 위원장을 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난 지 불과 이틀 만에 임명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인사청문회법의 취지를 무시하고 요식행위로 전락시키는 무리수를 서슴지 않았다.
김홍일 후보자에 대한 여야의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되자, 윤 대통령은 바로 다음날 재송부 기한을 단 '하루'로 설정해 국회에 전달했다. 재송부 요청을 한 당일을 기한으로 정하고 그 다음날에 곧바로 임명한 것이다. 이동관 씨의 빈자리를 빨리 채워 '방송 장악'을 시급히 밀어붙이려는 의도였다.
김홍일 위원장의 사퇴로 방통위는 일시적으로 이상인 부위원장 1인 체제가 된다. 후임 방통위원장은 이동관 사퇴 후 김홍일 씨를 임명했던 과정을 밟을 경우 이달 말까지 후임자 임명이 가능하다.
그렇게 되면 2주일 뒤인 방문진 이사진 임기 만료에 맞춰 새로운 이사진 선임안 의결로 MBC 사장 교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해진 시간표대로 착착 진행된다면, 윤석열 정권이 벼르고 별러온 MBC 사장 교체에 성공하게 된다.
방통위원장 업무정지로 인해 그같은 언론장악 일정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하기 위해, 김홍일 전 위원장은 자신을 가장 존경하고 신뢰하는 후배 윤석열 대통령에게 방통위원장으로서의 마지막 '충성 행위'를 한 셈이다.
한편 민주당은 김 위원장의 사퇴와 상관없이, 국회법에 따라 탄핵 사건 조사를 실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명재 에디터promes65@daum.net
출처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https://www.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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