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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헬기 특혜" 악착같은 정권…사실관계 어땠나

道雨 2024. 7. 26. 15:50

"이재명 헬기 특혜" 악착같은 정권…사실관계 어땠나

 

 

 

테러 7개월 지나 '청탁' 공식 낙인…김건희 물타기

응급 상황인데 꼭 주치의만 헬기 요청해야 한다?

천준호 "그런 규정 어딨나…권익위가 테러 양산"

일선 소방공무원들 "명백한 명예훼손, 사과해야"

이미 1월에 소방청장 "매뉴얼 상 문제없다" 단언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 "내 의견 따라 결정"

서울대병원 집도의도 "부산대병원 센터장과 연락"

"구급차로 옮겨도 되지 않았냐? 어림없는 얘기"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보고 이동하던 중, 왼쪽 목 부위에 습격을 당해 쓰러져 있고, 곁에서 천준호 비서실장 등이 지혈을 하고 있다. 2024.1.2. 연합뉴스

 

 

 

'이재명 헬기 특혜'를 주장하는 윤석열 정권과 수구보수 진영의 조직적인 여론 선동은 집요하고도 그악하다. 천우신조로 목숨을 구한 테러 피해자의 헬기 이송을 "부산과 지역 의료계를 무시한 갑질"이란 프레임 하에, 틈만 나면 도마 위에 올리면서 2차 가해, 3차 가해를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펜으로도, 법으로도, 칼로도 죽지 않으니, 어떻게든 악마화해 사회적 매장이라도 시키겠다고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사건 발생 7개월 지나 '특혜' 공식 낙인…김건희 의혹 물타기

"부산대병원은 이권 개입 및 알선 청탁, 소방본부는 특혜 제공"

 

이번엔 국민권익위원회가 총대를 멨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중앙아시아 순방에 맞춰 김건희 씨의 명품백 수수 의혹을 무혐의로 종결 처리해 '건희권익위원회'로 지탄받던 이 기관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헬기 이송을 사건 발생 7개월이나 지난 시점에 다시 끄집어내,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특혜'라고 낙인찍었다. 김건희 씨에 대한 국민적 비난을 전환 또는 분산시키기 위한 물타기 전술이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권익위 정승윤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이재명 전 대표의 헬기 이송이 특혜라는 주장을 거듭 펼쳤다. 정 부위원장은 의사와 소방대원의 규정 위반을 판단한 근거를 묻는 민주당 이강일·김현정 의원 질의에 ▲소방청 '119 응급의료헬기 구급 활동 지침' ▲소방청 '범부처 응급의료헬기 공동 운영에 관한 매뉴얼' ▲보건복지부 '응급의료전용헬기 운용 기본지침' 등 세 가지를 들었다.

 

그는 전날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이 전 대표와 그 비서실장이었던 천준호 의원에 대해서는 '국회의원에게 적용되는 공직자 행동강령이 없고 청탁금지법 위반을 입증할 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종결 처리한 반면, 이 전 대표가 전원(轉院·병원을 옮김) 된 과정에는 특혜가 있어 병원 및 소방 관계자들의 공직자 행동강령 위반 사실을 감독기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권한이 없는 부산대병원 의사가 부산재난소방본부에 헬기 이송을 요청했고, 소방본부도 의료헬기 출동에 대한 주치의 권한 및 헬기 출동 관련 매뉴얼을 준수하지 않았다"면서 "부산대병원은 이권 개입 및 알선 청탁으로, 소방본부는 특혜 제공으로 판단했다"고 전원위원회 결정 사실을 공개했다.

 

* 국민권익위원회 정승윤 부위원장이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응급의료헬기 이용 신고 사건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7.23. 연합뉴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1월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방문 중, 테러범 김진성에 의해 좌측 목빗근(목을 돌리는 근육) 위를 칼로 찔려, 근육 내 동맥이 잘리고 근육 아래 속목정맥의 앞부분이 전체 원주의 60% 정도 예리하게 잘리는 등, 치명상을 입었다.

현장에서 피를 흘리며 누운 채 23분이나 구급차를 기다렸던 그는, 부산대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치료를 받은 뒤, 응급헬기로 이송돼 서울대병원에서 수술과 입원 치료를 받았다.

 

권익위는 테러 다음 날인 3일, 이 전 대표가 전원된 과정에 부정 청탁이 있었거나, 공무원 행동강령상 금지된 특혜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신고를 다수 접수했다며, 조사에 착수했다.

이 정권에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례처럼 '청부 신고'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었지만, 당시 정 부위원장은 "신고자의 비밀을 보장하는 부패방지권익위법에 따라 신고와 관련된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했다.

 

정 부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선거대책본부에서 일했던 검사 출신이다.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집에 여성 경찰관이 범죄 현장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오또케'라는 여성혐오 표현을 써 물의를 빚자 선대본에서 해촉됐으나, 겨우 한 달 만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로 업무에 복귀했다.

이후 차관급인 권익위 부위원장으로 영전했다. 장관급인 유철환 권익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다.

 

*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서 국민권익위원회 정승윤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을 상대로 이재명 전 대표의 헬기 이송과 관련한 질의를 하고 있다. MBC 중계 화면 갈무리

 

 

 

병원 이송 과정 누구보다 잘 아는 천준호 의원의 반박

"주치의만 헬기 요청할 수 있다? 일일이 확인 가능한가"

 

정 부위원장이 24일 국회 정무위에 제출한 복지부의 '응급의료전용헬기 운용 기본지침' 3차 개정안은, 출동 요청 자격에 대해 119 구급대원, 소방상황실, 해경상황실, 경찰청상황실, 군상황실과 함께 '보건의료기관의 의사 및 보건진료원으로서 환자를 상담·진료·처치한 자'로 명시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그는 "무(無)권한자의 행위는 당연히 위법"이라며 "환자를 상담·진료·처치하지 않은 자와 일반인의 요청은 응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테러 사건 당시 이 전 대표 곁에 있었고 병원 이송 전후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천준호 의원은 이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먼저 "여야를 떠나서 정치 테러 사건을 정쟁화하는 시도는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 혐오가 양산되고 또 다른 정치 테러 사건의 씨앗이 되기 때문"이라며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대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정승윤 부위원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부산대병원은 권한이 없는 의사, 주치의가 아닌 의사가 전화를 해서 헬기를 요청했기 때문에 절차 위반이다.' '그것이 이권 개입이고 알선 청탁이다.' 이렇게 얘기했는데, 그런 규정이 어디에 있느냐"며 "응급실에 근무하는 의사는 다 요청 권한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위원장이 복지부 '응급의료전용헬기 운용 기본지침'을 다시 거론하자, 천 의원은 "똑같은 지침의 응급의료센터 규정을 보면 '출동 요청자로부터 출동 요청 접수 및 출동 필요성을 결정한다. 부득이 이석하게 된 경우 이석하는 동안 일을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을 선임한다.' 이렇게 돼 있다"면서 "왜냐하면 병원 응급실은 바쁘니까 한 사람한테만 '이걸 네가 꼭 전화해야 한다'고 지정할 수가 없는 것이다. (주치의가 아닌 다른 의사가 전화했다고 해서) 이걸 이권 개입이고 부정 청탁이라고 해석을 하는 게 국민 상식에 부합하는 얘기인가?"라고 목청을 높였다.

 

또 "그다음은 더 웃긴다. 소방본부는 전화를 받고 권한 있는 의사로부터 온 것인지를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헬기를 출동시켰기 때문에 규정 위반이라고 했는데, 응급 상황에서 '당신이 권한 있는 의사가 맞느냐'고 일일이 물어보고 확인해서 헬기를 보낸다는 게 가능한가?"라며 "그렇게 안 했다고 특혜라는 게 납득이 가는 얘기인가?"라고 거듭 따져 물었다.

그는 "소방청에 제가 문의를 했더니 그와 관련된 규정은 찾을 수가 없다고 한다"면서 "그리고 올해 1월에 소방청장이 언론에 직접 브리핑하기를 '우리는 매뉴얼대로 헬기를 출동시켰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다. 소방청장한테 이 문제와 관련해 질의한 적 있느냐"고 어이없어했다.

 

그러면서 "국민권익위는 정말 국민으로부터 비판을 면할 수가 없다. 이 사안을 정쟁화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며 "김건희 여사 (명품백) 사건 종결 처리한 거에 대해서 물타기 하려고 이렇게 하는 거 아닌가? 권익위가 정치 혐오를 만들고 또 다른 테러를 양산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역사에 큰 죄를 짓고 있는 것"이라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천 의원은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려 "환자를 살피고 있는 주치의가 직접 소방본부에 연락하지 않고 다른 의사가 연락해 문제라는 것인데,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주장이자 정쟁 유발용 트집잡기"라면서 "이재명 전 대표 피습 직후 윤석열 대통령은 '이재명 대표의 안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관계 당국에 이재명 대표의 빠른 병원 이송과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그런데 생명을 구하기 위해 애쓴 의료진과 소방대원을 문제 삼는 것은, 정당한 의료행위를 위축시키고 정치 테러를 용인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지적했다.

 

*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는 24일 '터무니없는 꼬투리 잡기, 권익위는 소방에 사과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전공노 소방본부 페이스북

 

 

 

일선 소방공무원들도 "명백한 명예훼손, 권익위 사과해야"

이미 1월에 소방청장이 "매뉴얼대로 이송, 문제 없다" 확언

 

일선 소방공무원들까지 권익위 결정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소방본부는 24일 <터무니없는 꼬투리 잡기, 권익위는 소방에 사과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소방의 최우선 임무는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의 피습 사건 당시, 의료진 요청에 따라 헬기를 이용한 응급이송이 진행됐다"면서 "이는 응급환자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정당한 조치였으며, 의료진의 판단을 존중한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권익위가 문제 삼은 '의사의 근무 상태'는 응급의료 상황에서 부차적인 요소"라며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신속한 조치를 취한 소방의 행위를 비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했다.

또 "권익위의 발표는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헌신적인 노력을 무시하며, 소방의 임무 수행을 부당하게 비난하고 있다. 소방의 헬기 이송은 급소인 목 부위에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부상을 입은 환자에 대한 긴급 조치였다"면서 "이미 소방 측에서 정당한 절차였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권익위가 이를 특혜로 몰아가는 것은 명백한 명예훼손"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소방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권익위 발표는 소방의 헌신과 정당한 임무 수행을 왜곡하고, 이를 통해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소방이 수행한 정당한 업무를 왜곡하지 말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는 권익위의 이러한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요구했다.

 

1. 권익위는 소방에 대한 터무니없는 비방을 즉각 중단하고 사죄하라!

2. 권익위는 소방의 고귀한 임무 수행을 존중하고, 정치적 목적으로 소방을 이용하려는 시도를 즉각 멈춰라!

3. 권익위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소방의 헌신에 감사하며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기관으로 거듭나라!

 

* 남화영 소방청장이 15일 세종시 소방청 청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4.1.15 [소방청 제공] 연합뉴스

 

 

천 의원이 "올해 1월에 소방청장이 언론에 직접 브리핑했다"고 하고, 전공노 소방본부도 "이미 소방 측에서 정당한 절차였다고 밝혔다"고 했던 언급은, 둘 다 지난 1월 16일 남화영 소방청장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신년 간담회에서 말했던 내용을 가리키는 것이다.

이 전 대표가 테러를 당하고 2주 뒤였던 시점에 남 소방청장은 "소방헬기 전원 시 판단은 의사가 하는 것이고, 소방헬기 이송 조건에도 의사가 반드시 같이 탑승하게 돼 있다"면서 "그런 조건이 맞고 요청이 오면 소방헬기는 무조건 가는 것이다. 매뉴얼 상 문제는 없었다"고 단언했다.

나아가 "지난해 응급헬기를 이용해 병원을 옮긴 수는 162건이며, 이 가운데 30% 정도가 지방에서 서울로 전원했다"고 설명했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책임자 김영대 센터장이 밝힌 전말

"가족 입장 이해했기 때문에 내 의견에 따라 전원(轉院) 결정"

 

시민언론 민들레에서 이미 여러 차례 보도했지만, 이 대표의 이송은 거주지를 고려한 이 대표 가족의 요청을 부산대병원이 수용하고, 서울대병원과 협의를 거쳐 이뤄진 것이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책임자인 김영대 센터장이, '환자를 돌봐야 하는 가족 입장'을 이해해, 센터장으로서 전원을 결정한 뒤, '다른 수단보다는 헬기가 낫다고 생각'해 헬기 이송을 선택했다. 이는 다른 언론도 아닌 조선일보가 1월 4일 보도한 <부산대 외상센터장 "李대표 이송, 바람직 안해…반대 있었지만 가족 뜻 존중"> 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당시 권역외상센터의 일부 의사는 이 대표의 서울대병원 이송을 반대했다고 한다. 수술을 준비하던 권역외상센터 소속의 한 교수는 '우리가 합시다'라고 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해당 교수는 당장 수술을 해야 하고, 이송 중 위급 상황이 생길 것을 우려했다"며 "그 부분도 이해는 가지만, 환자를 돌봐야 하는 가족 입장도 이해됐기 때문에 센터장인 내 의견에 따라 전원이 결정됐다"고 했다. 또 김 교수는 이송을 한다면 다른 수단보다는 헬기가 낫다고 생각했고, 서울대병원에 '즉시 수술이 가능하냐' 물었더니 가능하다고 해서 보내게 된 것이라고도 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에서 흉기에 피습 당한 뒤 부산대학교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마치고 헬기를 이용해 서울대학교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2024.1.2. 연합뉴스

 

 

 

부산대병원 관계자 "의료진이 헬기 이송 적합 판단해 요청"

"이재명 응급수술 필요했던 상황…헬기에 의료진 동승시켜"

 

한국일보가 1월 4일 보도한 <이재명, 부산→서울 소방헬기 이송은 특혜일까, 소방청 "기준 충족"> 기사도 전후 관계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서울대병원으로 전원을 결정한 배경에 대해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 가족들과 민주당이 수술을 서울대병원에서 받겠다고 요청했고, 서울대병원에 문의한 결과 응급수술이 가능하다고 해서 전원이 최종 결정됐다"며 "의료진들이 이송 수단으로는 헬기가 적합하다고 판단해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헬기 이송이 필요한 만큼 긴박한 상태였나에 대해 부산대병원과 서울대병원 담당 의료진들은 모두 응급수술이 필요한 상황으로 판단했다. 부산대병원 측은 "의료진들은 응급처치 후 CT 촬영 등을 해보니 응급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가족들이 서울에서 치료를 받기를 원해 서울대병원 의료진에게 응급수술이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한 뒤 이송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부산대병원은 이 대표의 응급 상황을 고려해 헬기에 의료진을 동승시켰다.』

 

* 부산 방문 도중 목 부위를 습격당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수술을 집도한 민승기 이식혈관외과 교수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수술 경과와 회복 과정을 브리핑하고 있다. 2024.1.4. 연합뉴스

 

 

 

이재명 수술 집도한 서울대병원 민승기 이식혈관외과 교수의 증언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과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연락해 결정"

 

이 대표의 수술을 집도한 서울대병원 민승기 이식혈관외과 교수도 1월 4일 언론 브리핑에서 이렇게 못박았다.

 

"서울대학교병원에 외상센터가 없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사건 당시 부산대학교병원 권역외상센터장과 당시 서울대학교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당직교수 및 중증외상센터 교수와 연락돼 이재명 대표의 이송을 결정했다. 목 부위는 중요한 혈관, 신경, 기도, 식도 등이 밀집된 곳이라서 겉에 보이는 상처의 크기가 중요하지 않고 얼마나 깊이 찔렀는지, 어느 부위를 찔렀는지가 중요하다. 목정맥이나 목동맥의 혈관 재건술은 난이도가 높은 수술이다. 경험 많은 혈관외과 의사의 집도가 꼭 필요하다. 우리는 부산대병원의 전원 요청을 받아 우리가 수술할 수 있는지 상황을 점검하고 중환자실을 예약하고, 수술실을 예약했고, 정해진 대로 수술을 진행했다."

 

* 임현택(왼쪽)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과 변성윤 평택시의사회장이 8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헬기 이송과 관련한 고발장을 든 채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2024.1.8. 연합뉴스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A 교수 "내가 의학적 판단하에 헬기 제안"

"자꾸 구급차로 옮겨도 되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어림도 없는 얘기"

 

사건 당일 천준호 비서실장으로부터 "지금 응급환자를 받을 수 있느냐"는 전화를 받았던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A 교수가 1월 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던 내용도 일맥상통한다. 당시 김영대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으로부터 이 대표의 상태를 공유받은 A 교수는 서울대병원 중증외상최종치료센터장인 B 교수에게 상황을 전했다. 이후 B 교수가 "OK(전원을 받기로 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어오자 A 교수는 "그 정도 응급수술이랑 이럴 거면 헬기 이송을 요청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인터뷰 요지는 다음과 같다.

 

"제가 의학적 판단하에 헬기 이송을 제안했다. 민주당은 저랑 헬기 얘기를 '10원어치'도 한 적이 없다. (이 대표가 다친) 경정맥은 우리 몸에 있는 제일 중요한 혈관 중에 하나다. 동맥 출혈도 있어 근육 내 출혈이 엄청나게 있어서 기본적으로 (헬기) 이송을 하게 되는 기준에 맞는다고 생각했다. 소방당국에 헬기 출동 요청을 한 건 부산대병원이다. 자꾸 뭐 '구급차로 옮겨도 되는 거 아니야'라고 하는데 제가 알고 있는 의학적 상식으론 그건 어림도 없는 얘기다. 저희 응급의학 쪽 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헬기 타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환자였어도 제가 당연히 헬기로 이송하라고 하고, 민주당이 아니라 국민의힘이든 일반 국민이든 그렇게 했을 것이다."

 

 

 

김호경 에디터haojing610@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