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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상권에도 한 집 건너 빈 점포…심각한 상가 공실률

道雨 2024. 7. 29. 10:16

대표 상권에도 한 집 건너 빈 점포…심각한 상가 공실률

 

 

 

서울 6대 상권 중 강남 가로수길 공실률 41.2%

홍대앞도 빈 가게 즐비…임대차 현수막만 빼곡해

공실률 전국 기준 모든 유형 상가에서 상승 추세

상가 투자수익률도 공실 장기화 영향으로 낮아져

내수 부진 지속에 상가 임대차 시장 폭탄돌리기

 

 

민간소비가 극도로 위축되고, 자영업 시장이 붕괴됨에 따라, 상가 임대차 시장에도 겨울이 찾아왔다. 공실이 늘고, 임대료와 투자수익률도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민간 컨설팅업체는 한때 상권의 대명사이던 강남 가로수길의 공실이 무려 4할이 넘는다는 충격적인 조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내수가 살아날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상가 임대차시장은 개미지옥으로 변하고 있다. 

 

 

공실 늘고 임대료와 투자수익률 감소하는 상가임대차 시장 

 

한국부동산원이 최근 발표한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상가 통합 임대가격지수는 전 분기보다 0.01% 하락했다.

서울·부산의 이른바 '핫플레이스' 상권을 중심으로 신규 입점이 이어지면서, 중대형 상가 임대가격지수는 0.03% 올랐다. 서울에서는 용산 일대 중대형 상가 임대료가 6.0% 상승했고, 동대문(2.5%), 남대문(2.3%), 뚝섬(2.0%)도 2%대 상승률을 보였다.

다만 신촌·이대(-2.0%), 노량진(-0.3%) 상권은 유동 인구 감소로, 공실이 증가하며, 중대형 상가 임대료가 떨어졌다. 노후 상권에서 소비층이 이탈하면서 나타난 매출 감소와 공실 증가로, 소규모 상가 임대가격지수는 전 분기보다 0.08%, 소상공인 점유율이 높은 집합상가는 0.05% 하락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과 부산의 임대가격지수는 도심 상권 활성화로 상승했지만, 서울 외 수도권과 세종, 전북, 경남은 지방 상권 침체로 하락했다.

 

공실률은 전국 기준으로 모든 유형 상가에서 늘어났다.

중대형 상가의 공실률은 13.8%로 전 분기보다 0.1%p 올랐으며, 소규모 상가는 0.4%p 오른 8.0%를 나타냈다. 집합상가의 공실률(10.2%)도 전 분기보다 0.1%p 올랐다.

 

상가 투자수익률 또한 중대형 상가 1.09%(0.05%p↓), 소규모 상가 0.76%(0.2%p↓), 집합상가 1.36%(0.05%p↓) 등에서 일제히 전 분기보다 하락했다.

중대형·소규모 상가는 수도권 외 지역의 자산가치 하락 영향으로 수익률이 낮아졌으며, 집합상가는 공실 장기화에 따른 시장 임대료 하향 영향을 받았다.

투자수익률은 임대료 수입에 따른 소득수익률과 자산가치에 따른 자본수익률을 합산해 산정한다.

 

출처 : 한국부동산원

 

 

 

가로수길 공실률이 4할이 넘는다는 충격적인 발표

 

상황이 더 나쁜 건 한국부동산원의 '상업용부동산 임대차시장' 보고서가 현실을 정확히 반영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사실 때문이다.

예컨대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가 올해 1분기 발표한 바에 따르면 서울 주요 6대 상권 중 가로수길 공실률은 무려 41.2%였다. 이쯤되면 한 집 건너 한 집이 공실이란 소리다. 강남 20.7%, 청담 19.1%, 홍대 14.4% 등의 공실률도 충격적인 수준이다. 기실 홍대 주변 등을 실제로 가보면 텅빈 가게와 임대를 알리는 현수막이 빼곡하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60개국 400개 이상 지사에서 5만 3000여 명이 전 세계 투자자들과 임차사들에게 정보를 알리는 종합 부동산 서비스 회사다. 한국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 지사는 2000년에 설립되었다.

가로수길 등의 공실률이 높은 건 살인적인 임대료, 극도의 내수 부진, 고물가 및 고금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 지난해 외식업체 폐업률이 코로나19 시기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상가 공실의 모습. 2024.4.28. 연합뉴스

 

 

개미지옥이 따로 없어 보이는 상가임대차 시장

 

상가임대차 시장이 활기를 얻기 위해서는 경제성장률이 가파르게 높아지고 가계의 소득이 빠르게 늘어 민간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 외에 다른 방도가 없다. 문제는 이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상가임대인들이 임대료를 대거 낮춰 임차인을 들이는 것도 여의치 않다. 상가 건물이건 개별 상가건 할 것 없이 매매가격이 임대료에 연동되어 형성된 까닭에 공실을 없애자고 임대료를 대폭 낮추면 매매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을 감수해야 한다. 특히 상가건물을 고점에 매수했거나 분양받은 임대인 입장에선 진퇴양난이 아닐 수 없다.

참담한 건 지금 이 순간에도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 등 전국 방방곡곡에서 상가 분양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상가를 분양받아 노후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덥석 상가를 분양받은 후 땅을 치고 후회하는 일들이 속출 중이다. 

이쯤되면 기존의 상가임대차 시장이건, 새로 형성된 상가임대차 시장이건 개미지옥이 아닐 수 없다. 비감하기 짝이 없다.

 

 

 

이태경 편집위원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red196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