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건희, 측근) 관련

왜 대통령은 마약, 주가 조작, 간첩을 나 몰라라 하는가

道雨 2024. 8. 6. 17:47

왜 대통령은 마약, 주가 조작, 간첩을 나 몰라라 하는가

 

 

 

국가존립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 사건인데 왜?

언론과 야당에 대해서는 그토록 흥분하면서…

분노 사라진 곳에 국정농단의 진실이 숨어있어

 

 

 

걸핏하면 버럭 화를 내는 우리 대통령인데 어떤 경우에는 이상할 정도로 차분하다. 대통령 자신과 영부인의 자존심을 완전히 짓밟는 일이 벌어져도 아무 말이 없다. 최근 드러난 몇 가지 사례만 보자.

 

 

 

여사를 애 취급하는 사기꾼에 입꾹닫 대통령실

 

블랙펄인베스트 이종호 대표는 최근 공개된 녹취록에서 VIP와의 관계를 과시하며, 군과 경찰의 인사에 노골적으로 개입하는 발언을 쏟아낸다.

임성근 전 해병 사단장에 대해서는 자신이 “사표를 내지 말라고 했다”며, 그를 구명하기 위해 “VIP에게 풀어 놓았다”고 말한다. 이 대표는 최근 언론에서 여기서 말한 VIP는 김건희 여사라고 밝혔다.

 

녹취록에서 이 대표는 작년 9월의 국방장관 교체가 있기 전에, 국방장관 후보로 자기 사람을 “밀어 넣었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에 근무하던 조병노 경무관에 대해서는 “별 하나 더 달아주어야 한다”며 “우리가 그 정도는 데리고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공익제보자에 의하면, 그는 대통령 부부를 “우리가 결혼시켰다”면서, 김건희 여사가 “옛날에는 애였는데 이제는 영부인이 되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정권의 입장에서 본다면, 수시로 대통령 부부를 사칭하는 이 대표는 걸어 다니는 시한폭탄이다.

이런 사실을 증언하는 공익제보자가 국회 청문회에 출석하고, 언론이 이 녹취록을 보도할 지경이라면, 대통령실은 당연히 모든 악소문의 근원지인 이 대표를 응징해야 한다.

그런데도 당사자인 대통령 부부나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대표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을 뿐더러, 고발할 생각조차 없는 것 같다.

 

* 서울 영등포경찰서 백해룡 형사2과장이 10일 오전 대회의실에서, 말레이시아 마약 밀매 조직이 제조해서 국내 밀반입한 필로폰 74kg을 유통한, 한국, 중국, 말레이시아 3개국 국제연합 마약 밀매 조직을 검거했다고 밝힌 뒤, 증거물을 보이고 있다. 필로폰을 제조한 말레이시아 조직이 나무 도마에 홈을 판 뒤 약을 숨기는 식으로 국내에 몰래 들여오면, 한국 조직이 밀반입해 운반 및 보관을 하고, 중국 조직은 유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3.10.10. 연합뉴스

 

 

 

더욱 황당한 것은, 용산 대통령실이 작년에 역대급 마약 사건에 대한 영등포경찰서의 수사에 외압을 가해, 마약 밀수의 방조 세력을 보호했다는 의혹이다.

수사를 담당했던 백해룡 경정이 국회 청문회에 출석하여 “작년에 영등포경찰서장으로부터 ‘용산이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세관에 대한 수사 브리핑을 중단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고 증언했음에도, 전혀 화를 내지 않는다.

야당은 이미 “마약 수사에 대한 외압에 대통령실이 등장한다”며, 진상 규명을 외치지만, 대통령실은 별다른 입장이 없다.

 

평소대로라면 거짓 선동이라며 발끈했을 대통령실이 왜 이렇게 조용할까.

작년 4월에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윤 대통령은, 이런 의혹에 대해 누구보다 더 화를 낼 법도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혹에 휩싸인 삼부토건에도 한 달 동안이나 침묵

 

삼부토건 주가 조작 의혹은 또 어떠한가.

이종호 씨는 우크라이나 젤렌스카 영부인이 방한하기 두 달 전인 작년 3월부터 삼부토건을 언급하기 시작했고, 5월의 카톡방에서는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는 말을 남겼다.

작년에 삼부토건이 정부의 우크라이나 재건지원 정책에 편승하여 주가가 폭등한 사실에 대해, 의구심이 커지던 올해 7월에 대통령실은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더 놀라운 건 상장기업인 삼부토건 자신이 의혹에 대해 지금까지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가 7월 말에 삼부토건의 비정상적인 주가 상승에 대한 심리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나와, 주주 이익과 기업 활동에 치명적인 타격이 예상되는 삼부토건이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건, 아무래도 다른 이유가 있어 보인다.

 

국군 정보사령부의 해외 공작을 담당하는 블랙 요원의 신상이 유출되었다는 의혹은, 아예 이해가 불가능한 사건이다.

7월에 미국의 수미 테리 박사가 한국 정부의 대리인 역할을 했다는 이유로 미국 정부에 의해 기소되는 사건이 터지자, 대통령실은 즉각 “문재인 정부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그 일주일 뒤에 한국의 정보 자산이 거덜이 날 정도로 치명적인 정보사 사건이 언론에 공개되었지만, 대통령실은 아무런 입장이 없다.

이 사건은 단순히 우리 측 정보 요원이 북한에 노출되었다는 점 외에도, 작년부터 반간첩법을 시행해 온 중국과 관계를 파탄낼 수 있는 중대한 사건이다.

 

작년에 임성근 사단장을 과실치사로 경북경찰청에 사건을 이첩한 해병대에 대해서는 그토록 격노했던 윤 대통령은, 막상 이번에는 국방부 장관이나 정보사령관에 대해 어떤 질책도 하지 않았다.

정상적인 정부라면,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어 국방장관과 안보실장, 정보사령관을 모조리 경질할 일이다.

 

*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코리아소사이어티 주최 '비욘드 유토피아' 상영회에서, 공동 제작자인 수미 테리 박사(왼쪽 세 번째)가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레이첼 코언 공동 제작자, 탈북민 북한 인권 활동가 이서현씨. 2024.1.5. 연합뉴스

 

 

 

대통령 분노 사라진 곳에 숨어있을 국정농단의 실체적 진실

 

마약, 주가 조작, 간첩이 판치는 나라라면, 이미 망한 나라가 아닌가.

국가 존립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 사건에 대한 이런 침묵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동안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언론과 야당에 대해서는 필요 이상으로 흥분하고 호들갑을 떨었다. 재작년 9월의 ‘바이든-날리면 파동’, 야당 의원의 북한 무인기 용산 침범 의혹 제기, 장관급 공직자에 대한 국회 탄핵, 천공의 용산 관저 방문 의혹, 임성근 사단장에 대한 경찰 이첩과 같은 정치 현안은 물론이고, 충분히 이해하고 넘어갈 법한 레이디 가가-블랙핑크의 미국 공연 무산과 같은 허접한 문제에도 대통령의 격노가 있었다.

 

그런 분노의 에너지는, 야당과 언론에 대해서만 ‘공산전체주의 세력’, ‘진보로 위장한 선동가’, ‘악의적으로 동맹을 이간질한 언론’이라는 무지막지한 막말로 표출된다. 심지어 같은 집권세력의 일원인 이준석 전 대표와 안철수, 나경원 의원에 대한 노골적인 협박에 이어, 신임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 대한 사퇴 요구에 이르기까지, 대통령의 노기는 피아(彼我)를 구분하지 않았다. 건설노조와 연구개발자, 의사 집단에 이르기까지 카르텔로 낙인찍고, 수사권으로 공격을 가하는 선봉에는 항상 대통령이 있었다.

그런데 왜 최근의 국정 의혹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입이 봉해진 걸까.

 

한 가지 힌트가 있다.

작년 5월의 해병 카톡방의 일원인 송호중 씨는 공익제보자에게 “이종호가 입을 열면 여사가 다친다”고 했다. 대통령 부부가 자신들의 약점 때문에 주가 조작범과 삼부토건을 응징할 수 없고, 오히려 그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면, 앞에서 말한 침묵의 배경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 부부의 약점을 노리고 호시탐탐 국정에 개입하는 주가 조작과 마약 세력, 그리고 간첩이 있다면, 대한민국은 위험 국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권력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쩌면 윤 대통령이 무엇에 분노하는가가 아니라, 무엇에 분노하지 않는가를 살펴보는 것이 훨씬 빠를지도 모른다.

분노가 사라진 곳에 국정농단의 실체적 진실이 있을 것이다.

 

 

삼부토건 주가. 2024.7.15. 포털 주식 사이트 갈무리

 

 

 

 

김종대 연세대 객원교수mindle@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