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정부 '역사 전쟁 팀' 창설해 식민 잔혹사 세탁
더 디플로매트 "윤석열이란 완벽한 공범 찾아"
"사도광산 '금'으로 무기 사들여 러-일전 승리"
"조선인 대놓고 납치‧인신매매 사례 잦았다"
외교부, '강제' 표현 거절당하고도 등재에 찬성
수시로 거짓말하다가 들통나자 마침내 '실토'
우원식 "사도광산 등재 협상 전모 공개하라"
"굴욕 협상 바로 잡자" 야 의원들 15일 일본행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일본 사도 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과정에서 드러난 '굴욕적 협상'를 바로잡기 위해 야당 의원들이 나섰다.
야 의원들, 15일 방일…"굴욕 협상 바로 잡자"
일본 측에 '조선인 강제 노역' 명시 요구 예정
국회 연구모임 '외평포럼'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재강, 조국혁신당 김준형(대표) 이해민, 진보당 정혜경 의원은 광복절인 오는 15일부터 나흘간 일본을 방문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들 의원은 일본 외무성과 니가타현 관계자들과의 면담을 통해 △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의 사도 광산 전시에 '조선인 강제 노역' 사실 명시 △ 전시 공간을 사도 광산 박물관이나 갱도 앞으로 이전 △ 조선인 강제노역 피해자 명부 공개 등을 일본 측에 요구할 계획이다.
비판 여론이 거센데도, 윤석열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이 아예 손 놓고 있으니,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다
첫 번째 이슈는 사도 광산 전시에 '조선인 강제 노역' 사실을 명시하는 문제다. 윤 정부는 사도 광산 등재를 둘러싼 일본과의 외교 협상 과정에서, 조선인 동원 과정의 억압성을 드러내는 '강제'(forced to work)란 표현을 명시할 것을 요청해 거절당했는데도, 등재에 찬성해준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는 6일 민주당 이재정 의원에게 제출한 답변서에서 "전시내용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강제'라는 단어가 들어간 일본의 과거 사료 및 전시 문안을 일본 측에 요구했으나, 최종적으로 일본은 수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동안 외교부는 "강제성 표현은 일본과 협의하지 않았다"(7월 28일 보도자료)거나 "우리 쪽은 강제성이 더 분명히 드러나는 많을 내용을 요구했지만, 일본이 최종적으로 수용한 게 현재 전시내용"(7월 30일 외교부 당국자)이라고 거짓 해명을 해왔으나, 협상 과정에 대한 비판 여론이 갈수록 거세지자 마침내 실토한 셈이다.
외교부, '강제' 표현 거절당하고도 등재에 찬성
수시로 거짓말하다가 들통나자 마침내 '실토'
심지어 외교부는 일본 요미우리 신문이 28일 자 기사에서 "일본이 강제노동 문구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 현지시설에서 상설전시를 하고, 한반도 출신 노동자가 1500여명 있었다는 점과 노동환경이 가혹했다는 점을 소개하는 방안 등을 타진해, 한국이 최종적으로 수용했다"고 보도하자, 보도자료를 내고 "사실무근"이라고 대놓고 거짓말을 했다.
앞서 등재 당일이었던 27일에는, 외교부 당국자가 "강제성 표현은 2015년 군함도 등재 때 정리됐다"라고 말해, 이번 협상 과정에선 '강제성' 문제를 일본 측에 요구한 바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재 아이카와 향토박물관 전시실에는 조선인 노동자의 '모집', '관(官) 알선', '징용'이 한반도에도 도입됐다거나, 조선인 노동자가 일본인보다 더 힘든 일을 하도록 내몰렸고 처우도 좋지 않았다는 취지의 내용 등이 포함됐지만, '강제'라는 명시적 표현은 없다.
두 번째는 전시 공간을 현재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에서 사도 광산 박물관이나 갱도 앞으로 이전하는 문제다.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은 이번 유네스코 등재 범위에 포함되지 않은 시설인데다, 사도 광산 현장에서 약 2㎞ 떨어진 시골구석에 있어 방문객들이 찾아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사도 광산에 동원된 조선인 강제노역 피해자 명부 공개 문제다. 일본 정부는 관련 명부를 제공해달라는 한국 정부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유네스코 등재를 위해 한국의 동의를 얻고자, '한반도 출신 노동자' 등에 대한 추도식을 개최하겠다고 약속하고서도, 그 추모 대상자의 명단조차 공유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우원식 "사도 광산 등재 협상 전모 공개하라"
일본에 사도 조선인 강제 노동자 명부 요청 촉구
연합뉴스는 7일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정부가 니가타현 현립문서관에 있는 '반도노무자 명부'의 제공을 지속해서 요청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관철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작년 4월 존재가 드러난 이 명부는, 1983년 니가타현 지역 역사를 편찬하는 과정에서 촬영돼, 마이크로필름 형태로 남아 있다. 명부에 기록된 조선인 노동자는 수백 명 규모라고 한다. 현재 사도 광산 조선인 노동자 관련 자료로는 연초 배급명부(490여명) 등이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6일 입장문에서 "등재 결정에 앞서 여야는 재석 의원 전원 찬성으로 '사도 광산 세계유산 등재 추진 철회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그런데도 정부가 등재에 동의한 것은 국회 결정에 정면으로 반할 뿐 아니라, 국민적 상식과 보편적 역사 인식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 의장은 "국회를 대표하는 국회의장으로서 정부에 요구한다"며 △ 사도 광산 등재를 둘러싼 외교 협상 전모 공개 △ 일본 정부에 강제동원 피해자 명부 요청 △일본 유초은행에 소장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통장 인수를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한편 미국 외교전문지 <더 디플로매트>는 '일본 사도 금광, 한국의 지지받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란 7일 자 기사에서, 근대 일본 제국주의 팽창에 과정에서 사도 광산의 역할, 1939년 조선인 노동자 강제동원, 이번 등재 협상에 대한 한국 내 비판 여론, 윤석열 정부의 친일 굴종 외교, 고 아베 신조 전 총리에서 시작된 일본 자민당의 일제 과거사 세탁 및 윤 정부의 동조 등을 자세하게 다뤘다.
"일본, 사도 '금'으로 서구 전함‧탄약 구입"
"조선인 대놓고 납치‧인신매매 사례 잦았다"
일제하 강제동원과 관련해 더 디플로매트는 "일본의 한국 식민 본부인 조선총독부가 '강제 노동자'(forced laborers)를 모집하고 확보하는 데 적극적으로 관여했다"며 "대놓고 납치하거나 인신매매하는 일도 잦았고, 고용 기관이 노동자를 국외로 강제 추방하기 위해 식민지 경찰에 의존하기도 했다"고 썼다.
매체는 "1940년 초반에서 1943년 중반에 사도에서 탈출한 조선인 광부들의 15%는, 그들이 사도에 가고 노동하는 데서 강제된 요소를 증명한다"고 덧붙였다.
더 디플로매트에 따르면, 조선인 노동자의 생활 및 노동 여건도 일본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참혹했다. 이들의 탈출을 막기 위해 가족들은 따로 거주시켰고, 일방적으로 조선인 노동자의 급여는 일정 부분 떼어내 강제저축을 시켰다. 그리고 니가타현 노동청 기록에 의하면, 이 돈은 전후에 일본 정부의 국고로 귀속됐다.
또한 조선이 노동자는 갱도 깊숙한 곳에서 가장 위험한 작업에 배정됐고, 건장한 모습으로 사도에 도착했어도 폐병과 사고로 3년도 못 버텼다.
1896년 미쓰비시 광업은 정부로부터 사도 광산을 인수한다. 더 디플로매트는 "일본은 사도 광산에서 나온 미쓰비시 금을 서구의 전함과 탄약과 교환했고, 그 결과 일본은 1905년 러‧일 전쟁에서 승리했다. 일본은 그 지역의 유일한 패권자였고, 그해 한국은 보호국으로 전락한 데 이어, 1910년 일본의 식민지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쓰비시가 금과 다른 광물 생산을 확대함으로써, 일본 제국주의의 작업을 촉진시켰다"고 덧붙였다.
더 디플로매트는 "(중‧일 전쟁 발발 이듬해인) 1938년경, 미쓰비시는 상향 조정된 일본 정부의 광물 생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애썼지만, 숙련된 광부들은 악화된 작업 조건으로 병들고, 일본인은 전시 징집령을 받았다"며 "1938년 내려진 일본의 국가총동원령에 힘입어, 미쓰비시는 1939년초에 조선에서 강제 노동자들을 모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시다 '역사 전쟁 팀' 창설…일제 과거사 세탁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이란 완벽한 공범 찾아"
잡지는 "일본 제국주의 꿈과 식민지 억압을 위한 자양분을 공급한 사도 광산의 역할을, 일본이 묻어 버리고자 하는 이유는 두 가지"라고 지적했다.
하나는 잔혹했던 일제 과거사 세탁 목적이다.
다른 하나는 그 당시 조선인은 '황국 신민'이었던 만큼 강제 노동에 처해진 게 아니라, 그냥 동원됐거나 일황의 부름에 호응해 '자발적으로' 나섰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더 디플로매트에 따르면,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정부는 "역사 전쟁 팀"을 창설하고, 일본의 "아름답고" "깨끗한" 역사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싸우고 있고, 가장 최근의 사례가 사도 광산의 유네스코 등재였다.
잡지는 "기시다 정부는 일본 역사를 세탁하는 데,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이란 완벽한 공범을 찾았다"면서 "윤 정부는 일본의 조선 점령을 식민지 잔혹 행위와 엘리트들의 부역 문제로 접근하기보다, 근대성과 계몽의 원천이라고 정당화하는 한국의 뉴라이트 운동을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은 이미 한국 역사에서 독립운동가의 유산을 배제하고, 식민지 부역자들의 열렬한 반공주의를 강조하는데 열심인 뉴라이트 인물들로 자신의 정부를 채웠다"면서 "이것은 전부 한국 엘리트들이 식민지 (시절) 공모와 독립 이후 정부를 장악한 역사를 희석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유 에디터yooillee2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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