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율무(차) 이야기

道雨 2010. 1. 16. 15:20

 

 

 

                                            율무(차) 이야기



요즘 어느 곳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커피(한방차)자판기에서 한방차로 인기가 있는 것이 바로 율무차이다.

일부러 율무차를 마시기 위해 자판기를 찾는 것 보다는, 주로 커피를 마시기 꺼려하는 사람들이 커피 대용으로 많이 찾는 편이다.

그런데 항간에 율무가 몸에 좋지 않다는 잘못된 속설이 퍼지면서 율무(차)의 인기가 시들한 것 같아, 율무에 관한 올바른 사항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율무의 원산지는 인도로 알려져 있는데, 중국 한나라(後漢) 광무제 때, 베트남 지역의 총독이었던 마원(馬援) 장군이, 습하고 더운 지방의 질병을 이겨낸 것은 율무를 먹은 덕택으로 믿고, 그 종자를 마차에 가득 싣고 개선하였다.

일반적으로 총독들이 개선할 때는 진주, 상아 등의 재물을 가져와 황제에게 바치는 것이 관례였기에, 강직한 성품을 가진 70세의 노장군 마원은 이 일로 황제의 노여움을 사 불행한 죽음을 당했다고 한다.

그러나 율무는 이후 중국에서 많이 재배되어 식용(곡물)과 약용으로 쓰이고, 요즘에는 건강식(잡곡의 일부)과 율무차로 많이 소비되고 있으며, 한방에서는 한약재로 상용되고 있다.

한약재로 쓸 때의 이름은 의이인(薏苡仁)이라고 한다.



율무(의이인)는 벼과에 속하는 한해살이풀인 율무의 종자이다. 그 맛은 달고 담백하며, 독이 없고, 시원한 성질을 지니고 있다.

율무는 사람에게서 그 작용 부위가 다양한데, 비위, 폐와 대장, 간, 신장과 방광, 피부, 관절 및 근육 등, 여러 장부 및 기관에 좋은 작용을 하며, 항암효과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한방적인 면에서 주요 효능으로는 健脾止瀉(소화기능을 좋게 하고, 설사를 멎게 한다), 利水滲濕(소변을 잘 배출시키고, 습의 조절이 잘 되게 한다), 除濕痺(습으로 인한 저린 증상을 제거한다), 淸肺排膿(폐열을 식혀주고, 농을 배출한다) 등이 있다.


율무가 지닌 위와 같은 성미와 효능으로 율무의 한약재로서의 활용 영역은 매우 넓다.

비위가 허약하고 습이 잘 차서 생기는 소화불량과 잦은 설사, 또는 腸炎, 결석(結石) 또는 임병(淋病)으로 인한 소변불리, 부종, 각기, 류마티스관절염 및 신경통, 흉협통, 근육경련, 폐의 염증 또는 농양, 장옹(충수염), 피부병(알레르기, 대상포진, 종기, 사마귀 따위), 습열로 인한 간질환(황달, 간염 따위), 습열로 인한 대하증, 퉁퉁한 체격의 초기 당뇨 등을 다스리는 효과가 있다.

비만하면서 열이 많은 경우의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사용된다.


율무는 그 기본이 습열(濕熱)을 다스리는 것이므로, 위에 열거한 여러 병증에서도 비교적 몸에 열이 많고 잘 붓거나 비만한 체질에 적합하며, 몸이 너무 마르면서 냉(冷)한 사람들에게는 권장되지 않는다.

변비가 있는 사람들이나 임신부들도 신중하게 사용하여야 한다.


 

위와 같이 율무의 성미와 효능에 따른 적합한 병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율무가 정력을 약하게 한다든가, 간에 좋지 않다는 낭설에 좇아 율무를 기피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일이다.








* 追書


중국의 의서인 본초비요(本草備要)의 의이인(薏苡仁) 편에 다음과 같은 글귀가 있다.


甘益胃 土勝水 淡滲濕 瀉水所以益土 故健脾

(율무의 단맛은 胃를 돕고, 土氣가 水氣를 다스리며, 담백한 맛은 濕을 조절하고, 항진된 水氣를 빼주므로 土氣를 돕게 되니, 그래서 脾胃가 건강해진다)


益土所以生金 故補肺淸熱

(土氣를 도와 金氣를 생하게 하니, 그래서 肺를 보하고 肺의 熱을 식힌다)


扶土所以抑木 ...  故 治風熱 筋急拘攣

(土氣를 도움으로써 木氣가 지나치게 성해지지 않도록 억제한다. 그래서 風熱을 다스리고 근육에 쥐가 나거나 경련이 생기는 것을 다스린다)



내 나름대로 추측해보건대, 아마도 土勝水, 抑木 등의 글귀를 잘못 해석하여, 정력을 약하게 한다던가, 간에 좋지 않다는 낭설이 돌지  않았는가 생각해본다.


요즘 사람들은 달고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기 때문에, 옛날에 비해 습열로 인한 질병이 많은 편이다.

이러한 경우에 율무(차)는 오히려 매우 적합한 식품인 것이니, 살이 많이 찌고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들은 율무(차)를 자주 먹는 것이 좋다.


이제부터는 커피자판기 앞에서 율무차를 선택하는데 주저하지 말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