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관련

천안함 진실의 왜곡?

道雨 2011. 3. 28. 14:49

 

 

 

                 국방부에 고함
'붉은멍게(추정) 해양생물체'의 실체를 즉각 공개하라


(서프라이즈 / 신상철 / 2011-04-05)


지난 3월 24일 우리는 오마이뉴스를 통해 <천안함 1번 어뢰에 고착되어 있는 붉은멍게(추정) 해양생물체>의 정밀 접사촬영 사진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그에 대하여 국방부는 "지난해 11월 어뢰에서 가리비가 발견되었을 때 이미 그 물체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며 "유전자 분석 후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국방부, 유전자 분석 진행

국방부는 곧바로 물체의 정체를 규명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는 지난 3월24일 “이미 지난해 11월 가리비 조각이 어뢰에서 발견됐을 때 이 물체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며 “증거를 인멸했다는 논란이 나오면 곤란할 것 같아서 오늘까지 유지하고 있었고, 언론사 문의를 받고 조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조사본부 관계자는 “육안으로 판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여겨 조사본부 산하 과학수사연구소에서 유전자 분석을 진행 중이며, 감식이 끝나는 대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겨레21 /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출처 : http://h21.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29299.html

 

 

그러나 그로부터 무려 열흘이 지난 오늘 현재까지도 국방부에서는 이렇다 할 답변을 내어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은 어떠한 이유에서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며, 이에 대한 국민들의 의구심을 조속히 해결해야 할 의무가 있는 국가기관으로서의 공신력을 심각히 저해하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천안함 1번 어뢰의 추진체에 고착된 형태로 나타난 '붉은 해양생물체'의 실체가 무엇인지 알아보는 과정에서 각계 전문가분들께 자문 구하고 의견을 취합한 결과 '동해안에 서식하는 붉은멍게의 유생으로 추정된다'는 답변이 현실적으로 가장 유력하다는 결론을 얻게 되었으며 그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언론을 통하여 공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접근성의 한계로 인하여 오로지 사진만으로 실체를 규명한다는 것은 분명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고, '붉은멍게로 추정되는 해양생물체'의 실체를 밝힐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 물체에 대한 직접적인 생물학적 분석을 포함한 정밀조사 뿐이며 그 또한 누구나 객관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공정한 연구기관에 의하여 검증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국방부는 조사본부의 산하 조직에 유전자 분석을 맡김으로써 과연 그 조사가 객관적이고 공정하며 투명한 결과를 담보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떨칠 수 없으며, 이러한 우려는 조사를 의뢰한 이후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더욱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아래와 같이 밝히고자 합니다

 

1. 국방부가 '조직의 일부를 떼어내어 <유전자 검사>를 의뢰하였다'고 공식발표한 사실로 미루어 국방부는 문제의 붉은 물체가 <해양생물체> 임을 공식 인정한 것이라 판단하며, 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한 조사결과를 즉각 발표할 것을 요청한다.

2. 국방부는 유전자 검사를 위하여 떼어낸 조직 외에 나머지 조직의 존재여부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한 당사자 및 변호사 입회하에 공식적으로 확인시켜 줄 것을 요청한다.

3. 국방부는 나머지 조직에 대한 별도의 조사를 위해 신뢰할 수 있는 복수의 학계 및  공적 연구기관에 유전자 검사를 의뢰하는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조치하여 줄 것을 요청한다. 

4. 또한 '붉은멍게(추정) 해양생물체' 논란의 핵심은 그 실체가 무엇인지 여부 뿐만아니라, 동 해양생물체가 어뢰의 흡착물질 속 깊이 고착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기존에 국방부에서 공식발표한 어뢰의 흡착물질 생성과정을 전면 부정하고 있다는 점 또한 명백히 규명되어야 할 것이다.


신상철 (前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본부 민간조사위원)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250971

 

 

 

 

 

 

 

 

                   천안함 진실의 왜곡?

» 권태선 편집인

 

 

천안함 사건 1주기를 맞은 지난 주말 전국 각지에서 희생자를 추모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다양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전 현충원에서 열린 ‘천안함 용사 1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46명의 승조원들과 구조활동에 나섰다 숨진 한주호 준위의 묘역을 둘러보고 유가족들을 위로했습니다.

이 땅의 모든 국민들의 마음도 희생자들을 기리고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을 위로하는 대통령의 마음과 다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또 결단코 이 사건을 잊어서도,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게 해서도 안 된다는 대통령의 말에도 공감했을 터입니다.

 

 

그런데 대통령의 최근 천안함 관련 발언 가운데 걸리는 대목이 없지 않습니다.

25일 확대비서관회의에서 나온 “당시 북한의 주장대로 진실을 왜곡했던 사람들 중에 그 누구도 용기있게 잘못을 고백하는 사람이 없다”는 발언이 그것입니다.

대통령이 언급한 “북한의 주장대로 진실을 왜곡했던 사람들”은 천안함 사건을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 내린 민군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에 의문을 제기한 사람들을 뜻하는 듯합니다.

 

그렇다면 대통령의 발언은 두 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우선 조사결과에 대한 의문제기를 ‘진실의 왜곡’으로 볼 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과문한 탓인지, 지금까지 조사결과에 의문을 제기한 사람들이 천안함 사건의 진실을 단정적으로 규정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들이 한 일이라곤 조사단의 발표 가운데 그들의 과학지식이나 상식에 비춰 이해되지 않는 부분에 의문을 제기하고 그 의문을 해소할 수 있도록 좀더 객관적인 검증을 해보자고 주장한 것뿐입니다.

사실 그들은 진실을 왜곡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도 않습니다. 자료에 대한 접근이 제한된 상태에서 독자적으로 진실을 규명하는 것도 불가능한 그들이 어떻게 진실을 왜곡할 수 있겠습니까?

 

다른 하나는 ‘북한의 주장대로’란 표현입니다.

북한은 그동안 일관되게 천안함 사건은 자신들과 관계없는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1주기인 26일에도 “천안호 사건은 미국의 조종 밑에 동족대결 책동에 한층 더 박차를 가하기 위해 꾸며낸 특대형 모략극, 자작극”이란 주장을 폈습니다.

하지만 사건이 북한의 어뢰공격으로 일어났다는 조사단의 발표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해서 이런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는 것은 아닙니다. 북한의 소행일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조사결과만으론 그렇게 단정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는 이야기일 뿐입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그들을 “북한의 주장대로 진실을 왜곡했던 사람들”로 규정하는 것은 그들을 친북세력으로 몰아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이견을 표명하거나 정보공개를 요구한 국회의원과 전문가들이 고소를 당하는 등 침묵을 강요당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것이 민주국가 대한민국의 모습일 수는 없습니다. 민주주의는 정부가 내린 결론을 무조건 따르는 일사불란함을 통해서가 아니라 활발한 토론과 검증을 허용하는 공론의 장을 통한 합의과정에서 발전하는 것입니다.

 

천안함 사건의 진실 규명은 여전히 중요한 문제로 남아 있습니다.

남과 북의 주장이 판연히 다른데, 정부가 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를 남북대화 재개의 선결조건으로 삼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이제까지 사건의 책임을 극구 부인해온 북한이 현 상태에서 사과를 하리라고 기대하긴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다고 남북관계 개선을 한정없이 미룰 수도 없습니다.

일본의 핵 참사와 리비아 사태는 북한의 불안정이 얼마나 가공할 사태를 가져올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정상회담을 통해서라도 남북관계를 안정시켜야 할 상황입니다.

그러려면 남북의 이견 해소를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남북이 합의할 수 있는 제3국의 권위있는 전문가들을 통한 추가 검증을 받아들이고 북의 사과를 검증 이후로 미루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기왕의 조사결과에 자신이 있다면 못할 까닭이 없습니다.

 

 

< 권태선 : 한겨레 편집인 kwonts@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