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사찰 관련

10억 넘는 변호사 비용,입막음 돈은 어디서?

道雨 2012. 4. 5. 14:58

 

 

 

류충렬

류충렬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최종석 전 행정관



장진수 전 주무관이 민간인 불법사찰 증거인멸 '입막음' 용으로 류충렬 전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으로 부터 받은 관봉 형태의 5천만원 사진이 공개되면서 민간인 불법사찰 관련자들이 변호사비용, 입막음 용으로 제공한 10억 여원의 출처가 의혹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는 4일 장진수 전 주무관의 휴대전화에 찍힌 사진을 복원해 5만 원권 100장씩 10개 묶음다발은 '관봉' 형태로 포장돼 있는 5천만원의 모습을 공개했다. 관봉은 한국은행이 조폐공사로 부터 신권을 공급받아 시중은행에 내려보낼 때 주로 쓰이는데 시중에 직접 유통되는 경우가 드물다. 시중은행에서도 관봉을 해체해 직접 액수를 확인한 뒤 100만원 단위로 은행 띠지를 묶어 시중에 푼다. 

이 5천만원은 장진수 전 주무관이 2011년 4월 12일 2심 선고공판이 끝나고 2, 3일 후 창성동 정부종합청사 별관 인근 음식점에서 류충렬 전 관리관을 만나 받은 것이다. 장진수 전 주무관은 이 돈이 장석명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이 류충렬 전 관리관에게 전한 것을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입막음'용 돈이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관봉 형태로 청와대에서 내려온 돈이라는 것인데, 문제는 5천만원에 그치지 않는다. 

그동안 민간인 사찰 관련자들의 변호사비용과 입막음용 자금 출처는 의혹의 대상이었다. 입막음용 돈에 대해 관련자들은 모두 "선의로 십시일반 모았다"는 수준의 해명을 내놓아 왔으나 관봉 사진이 복원됨에 따라 이런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 

장진수 입막음용 5,000만원 돈다발

민간인불법사찰 사건을 폭로한 장진수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지난해 4월 류충렬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이 입막음용으로 전달한 5,000만원 돈뭉치를 촬영한 사진. 5,000만원은 시중에 거의 유통되지 않는 '관봉'으로 묶인 5만원 신권이 100장씩 묶인 돈다발 10뭉치로 구성되었다.


장진수 전 주무관은 2010년 8월 최종석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에게서 1500만원의 변호사 비용을 받을 때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의 측근인 이동걸 노동부장관 정책보좌관으로부터 4천만원을 받아 최 전 행정관에게 전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동걸 보좌관은 이에 대해 이 돈이 "노동부 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것"이라며 노동부 출신인 이인규 전 지원관과 진경락 전 기획총괄과장의 변호사 비용으로 전달한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와는 별도로 이영호 전 비서관은 지난해 8월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이모 노무사를 통해 2천만원을 전달한 바 있다. 이영호 전 비서관은 지난달 '호통 기자회견'에서 "선의의 목적으로 건넸다"고 말한 바 있다. 

변호사 비용 출처와 관련된 증언은 앞서 민간인 사찰 관련자들의 변호인인 법무법인 '바른'의 강훈 변호사, 최종석 전 행정관의 입에서도 나온 바 있다. 

최종석 전 행정관은 장진수 전 주무관의 2심 판결을 앞둔 지난해 2월 통화 녹취록에서 "(변호사)비용 문제는 직접 '당신'(강훈 변호사)이 정리하시겠대. 자네는 소송 준비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하시네"라고 말했다. 최 전 행정관은 2010년 9월 29일에는 "강훈 쪽에선 이00 변호사(장진수 전 주무관 변호인)한테도 별도로 수임료를 줄 건데...강훈 변호사 안에도 진수 씨 수임료가 들어가 있다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강훈 변호사는 2010년 12월 20일 법무법인 '바른' 사무실에서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실제로 그래서 우리 지금 세종이나 태평양 선임한 변호사들도 돈은 내가 알아서 해가지고 재판 끝날 때 주겠다 했는데.."라고 말한 바 있다. 

특히 MBN은 3일 민간인 사찰 관련자 7명의 변호사 비용이 10억원 가량 들었으며, 모두 자신들이 내지 않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결국 어딘가에서 내려온 10억원 이상의 돈이 변호사 비용과 입막음에 쓰였으며, 이번에 관봉 사진으로 드러난 5천만원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