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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탈과 절망, 좌절에 빠진 민중들의 아득한 심경에 위안을 주는 영화

道雨 2012. 12. 24. 12:43

 

 

 

바로 오늘, 허탈과 절망, 좌절에 빠진 민중들의 아득한 심경에 위안을 주는 영화

 

                                                                - '톰 후퍼' 감독의 <레 미제라블>을 보고

 

 

요즘 연일 영화감상이다. 허탈한 심경을 달래려는 탓이 크다.

수 많은 민중들(특히 젊은 세대)의 바램이 좌절된 이번 대통령 선거.

지금과 같은 악몽같은 세월을,  5년을 더 견뎌야만 한다니, 정말 아득하기가 그지 없다. 차라리 포기하고 싶다.

아니 그저 다음 대통령이 기적처럼 좋은 쪽으로 변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그만큼 MB 5년동안 민주주의의 기본인 인권과 자유의 퇴행을 가져오고, 소유의 집중화(소득의 양극화)를 심화시킨 탓이 크다. 부정부패는 또 어떻고...

 

그 좌절과 허탈감에 위안을 주면서 한 줄기 희망의 빛을 던져주는 영화가 있다. 바로 며칠 전에 개봉된 '톰 후퍼' 감독의 <레 미제라블>이다.

그저께 밤에 집사람, 범진(작은 아들)이와 함께 셋이서 심야시간에 봤는데, 2시간 30분짜리 뮤지컬 영화이다.

 

뮤지컬 대사에 익숙하지 않은 나인지라 중반에 약간 지루한 느낌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정말 잘 만들었다고 생각된다.

비록 그 순간에는 실패하고 좌절을 겪었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희망의 시대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요즘의 우리나라 상황과 딱 들어맞는 듯하고, 절망하는 마음에 큰 위안이 되었다.

 

화면 가득 배우의 얼굴(감정표현)로 채우고, 요즘과 달리 종교의 긍정적인 면도 부각되고, 시대상황과 민중혁명에 대한 인식, 그리고 자베르 경감의 자베르적(?)인 이미지, 마지막 엔딩장면에서의 바리케이트와 민중들의 모습에서 희망을 보여준다.  

 

 

영화가 끝나고 관객들이 거의 모두 나갔는데도 집사람은 우느라 자리에서 일어나기에 한참이 걸렸다. 우리가 일어서고 자막이 모두 끝나는 순간까지 어느 한 중년의 관객은 자리를 지키고 앉아있었다. 아마 그분도  우리와  같은 심경이었을 것이다.

 

집에 와서는 아들을 포함, 셋이서 영화를 본 감상을 얘기하였다.

아들과 함께 영화관에서 영화를 본 것도 드문 기억이고, 더욱 영화를 보고나서 둘러앉아 얘기를 나누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이라 좋았다.

 

나는 장발장 역에는 강인한 힘과 이미지를 가진 러셀 크로가 더 맞을 것 같은데, 아마 뮤지컬이라는 특성상 노래 실력도 고려된 것이 아닌가하는 근거없는 추정도 했지만, 집사람은 레 미제라블 원작을 보건대 자베르 경감의 이미지, 자기자신의 오류(정부의 폭력과 인식의 잘못)조차 용서하지 못하는(결국 자살하고 만다), 원칙적이고 강인한 모습이 오히려 러셀 크로와 맞다고 얘기하였다.

아들은 요즘 그런 역할(악역이지만 매력적인 캐릭터)이 배우들이 모두 탐내는 배역이라고도 하였다.

 

 

영화 도입부의 난파선을 끌어당기는 장면이나, 마지막의 바리케이트와 민중들의 모습에서, 위기에 빠진 프랑스를 구하는 것은 역시 민중들이라는 것을 일깨우고 있는 듯이 여겨졌다.

 

 

작금의 우리나라의 상황으로 인해 멘붕에 빠진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고 위안을 삼으면 좋을 듯 하기에 여기에 소개해 본다.

특히 미래의 주역들인 20, 30대들이 좌절하지 말고, 희망의 불씨를 더욱 살려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