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관련

“4대강은 지금 호수나 마찬가지 상태, 낙동강밑 산소, 하수도 바닥 수준”

道雨 2014. 7. 29. 17:11

 

 

“4대강은 지금 호수나 마찬가지 상태, 낙동강밑 산소, 하수도 바닥 수준”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왼쪽 둘째)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호수로 변한 4대강의 변화, 현장조사 결과 기자회견’에서 4대강 수문 개방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환경단체 조사결과 발표

보 상류 22개지점 하상토
강물 느릴수록 많이 가라앉는 ‘실트질’ 10%미만서 27.97%로

낙동강 물속 용존산소
강정보 0.05ppm 함안보 0.5ppm, 물고기 생존 거의 불가능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4대강이 사실상 호수로 바뀌어, 강바닥이 모래 대신 뻘과 같은 미세한 토양으로 덮여가고, 강 하층 물속이 심각한 산소 부족 상태에 놓인 사실이 환경단체의 현장조사로 일부 확인됐다.

 

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와 4대강조사위원회 등 환경단체는 28일 오후 서울 정동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6일부터 11일까지 4대강에서 진행한 현장조사 결과를 종합 발표했다.

 

낙동강의 일부 보 상류의 강바닥 물속은 물고기의 생존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로 확인됐다.

환경단체 조사단이 지난 6일 측정한 창녕함안보 바닥의 용존산소량(DO)은 0.5ppm, 다음날 측정한 강정고령보 바닥의 용존산소량은 0.05ppm이었다.

공주대 정민걸 교수(환경교육)는 “이 정도 수치는 하수도 바닥에서나 나올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의 수질 측정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낙동강물환경연구소가 지난 23일 강정보 상류 10개 지점에서 용존산소량을 측정한 결과를 보면, 하층 10개 지점 중 6곳이 2ppm을 밑돌았고 가장 낮은 곳은 0.3ppm까지 떨어져 있었다. 용존산소량 2ppm 미만은 물고기가 살기 어려운 수질 6등급에 해당한다.

이처럼 강바닥의 용존산소량 수치가 낮은 것은 바닥에 가라앉은 녹조 사체 등 유기물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산소가 대량 소모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4대강 보 상류 22개 지점의 강바닥 표면에서 20㎝ 깊이까지의 하상토를 채취해 구성 성분을 측정했더니, 점토를 포함한 실트질의 성분이 낙동강 20%, 영산강 20.5%, 금강 54.75%, 한강 16.33%였다. 평균 27.97%다. 환경단체들은 4대강 사업 이전 4대강 강바닥에서 실트질 비율은 10% 미만이었다고 설명한다. 실트질은 입자의 크기가 점토보다는 크고 모래보다는 작은 흙(지름 256분의 1~16분의 1㎜ 범위의 미사질 양토)으로, 무게가 가벼워 강물의 흐름이 느려질수록 바닥에 잘 가라앉는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대부분 모래로 구성돼 있던 낙동강 강바닥에 실트질이 20% 넘게 쌓이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대규모 준설과 보 건설로 유속이 느려진 탓으로 본다”며, “이를 통해 4대강의 물리적 특성이 흐르는 강이 아니라 호소로 변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칠곡보 하류서도 물고기 떼죽음

 

한편 낙동강 칠곡보 하류에서 강준치가 떼로 죽어 물 위로 떠올라 4대강 사업과의 관련성이 주목되고 있다.

대구지방환경청은 28일 “낙동강 칠곡보 하류 4㎞ 지점에서 죽은 강준치 398마리를 수거해 정밀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죽은 강준치는 지난 21일 이후 매일 발견되고 있다.

강준치가 폐사한 곳으로부터 하류 25㎞ 지점에는 고령광역취수장과 문산취수장, 매곡취수장, 죽곡취수장 등 취수시설이 몰려 있다. 대구지방환경청은 “사고 원인 파악을 위해 전문기관에 독성 및 병성 분석 의뢰를 해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대구/김일우 기자 jsk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