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저용량 아스피린을 먹으면 피가 혈관 안에서 굳는 것을 막아 뇌경색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이와 정반대의 연구 결과가 나온 셈이다.
박병주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팀은 2006∼2007년 새 당뇨 진단을 받은 40∼99살 환자 26만1065명을 대상으로 2009년까지 추적·관찰해보니, 저용량 아스피린을 꾸준히 먹은 집단의 뇌경색 위험도가 아스피린을 먹지 않은 집단보다 1.7배 높았다고 1일 밝혔다. 특히 1년 이상 장기 추적·관찰한 당뇨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는 아스피린 복용군의 뇌경색 위험도가 1.9배로 더 높아졌다.
이런 연구 결과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박병주 교수팀은 2012년 저용량 아스피린을 처방받은 당뇨 환자들의 심장 및 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40%가량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이 당뇨 환자의 심장 및 혈관질환 예방에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미국당뇨병학회는 당뇨 환자한테 아스피린 복용을 더는 권고하지 않는다. 하지만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이 있는 일부 당뇨 환자한테는 저용량의 아스피린을 처방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 연구사업으로 이뤄진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당뇨·대사증후군> 최근호에 실렸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