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시험관 시술, 윤리를 검토할 때다

道雨 2015. 3. 24. 11:42

 

 

 

시험관 시술, 윤리를 검토할 때다

 

 

 

올해는 우리나라에서 시험관아기 시술이 시작된 지 30년째로, 기술로는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이 기술로 태어난 아기에게 유발될 수 있는 장기적 영향 등에 관해 현재 알려진 바가 없다.

이제 불임이나 난임 부부들에게 희망이 된 이 기술의 사회윤리적 문제에 대해 검토해볼 때이다.

 

 

시험관아기는 난자와 정자를 체외수정하여 2~6일간 시험관에서 키워, 자궁에 이식하여 임신이 되도록 돕는 것을 말한다.

시술 과정에서 생성된 배아는 착상 전 진단을 통해 유전적으로 정상이라는 진단이 나온 배아만 선별적으로 이식하고, 발달 정도에 따라 등급이 매겨진다.

등급에 따라 자궁에 이식되는 배아가 있고, 동결 보존되는 배아가 있다. 그밖의 다른 배아는 연구에 이용되거나 버려지기도 한다.

 

2012년 보건당국이 집계한 시험관아기 시술 건수는 4만8238건으로, 국비 지원 전인 2005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그 이유는 비용이 일회 삼사백만원 정도여서, 일부 병원은 자연임신 가능성이 있는 부부까지 시술을 권유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더구나 불임이 아닌데도 연이은 출산과 육아가 부담스러워 쌍둥이를 낳으려는 여성들과 독신자까지 시험관아기 시술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호르몬제를 이용한 과배란을 통해 한번에 10개 안팎의 난자를 채취하기 때문에, 과배란 과정에서 복수가 차고 소변이 안 나오는 등 여성에게 위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또한 배란유도제는 폐경을 촉진시키며, 암을 발생시키고, 태아의 선천성 기형을 일으킨다는 경고도 있다.

 

한 국제 공동연구에 따르면, 1개의 배아만 이식하도록 하는 북유럽 국가들에서는, 인공수정이나 시험관아기 같은 보조생식술로 임신된 아기들의 조산이나 사산, 조기 사망, 저체중 비율이 지난 20년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내에선 시험관아기 시술 중 임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또는 부부가 쌍둥이를 원하기 때문에, 일부러 배아를 여러개 이식하는 경우가 많다.

 

 

다태 임신의 경우 자연유산, 조산, 미숙아, 발육부전, 출산 전후의 산파적 합병증이 증가하기 때문에 선택적인 태아 감수술을 감행하게 된다.

이는 태아를 죽음에 이르게 하고, 여성의 건강에 위해를 가하게 된다. 여성의 몸은 출산을 위한 도구로 전락하게 된다.

 

시험관아기 시술은 불임부부들에게 아기를 가질 수 있게 하여 행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기대로 시행하지만, 생명을 통제와 조작 가능한 것으로 전락시켜 인간 존엄성을 훼손한다.

더구나 시술과정에서 등급이 매겨지고, 연구에 이용되거나 버려지는 배아는, 함부로 실험에 이용하거나 죽여도 되는 대상이 아니라 보호해야 하는 온전한 초기 인간 생명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난자나 정자의 공여, 대리모를 통한 임신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 몸매 관리를 위해 혹은 사회 활동으로 시간여유가 없는 여성들이 자신을 대신하여 아기를 낳아줄 여성을 찾는 경우도 있다니, 인간 생명은 더 이상 하느님의 선물이 아닌 선택의 대상이 되었다.

 

 

여러 사회적 문제들을 고려할 때, 정부는 시험관 시술을 위한 국비 지원보다는, 이제 불임과 난임 예방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난임의 근본 원인이 되기도 하는 스트레스와 심리 정서적 불균형을 없앨 수 있도록 상담 기회도 제공해야 할 것이다.

신생식 기술의 위험성에 대한 이해와 경각심을 높이는 홍보도 필요하다. 또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 출산이 과연 진정으로 태어날 아기를 위한 것인지 생각해 보도록 계몽해야 한다.

 

구인회 가톨릭대 생명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