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자료, 기사 사진

옵티머스로 허점 드러낸 공공기관의 수상한 투자

道雨 2020. 10. 19. 09:50

옵티머스로 허점 드러낸 공공기관의 수상한 투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정관계 로비 의혹이 제기되는 옵티머스에 다수의 공공기관이 투자한 경위를 철저히 살피라고 지시했다. 5천억원대 펀드 사기 혐의를 받는 옵티머스에는,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을 비롯해 공공기관들이 1천억원이 넘는 거액을 투자해 큰 손실을 보았다.

공공기관의 간부들이 불법 로비를 받거나 개인적 친분으로 내부자금을 ‘눈먼 돈’처럼 운용하다가 거액의 손실을 자초했다면, 국민이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검찰 수사와는 별개로 정부 차원에서 공공기관의 자금운용과 투자관리에 문제는 없었는지, 내부 통제시스템은 제대로 작동됐는지 철저히 밝혀야 할 것이다.

공공기관이 투자한 돈은 전파진흥원 1060억원, 농어촌공사 30억원, 한국마사회 20억원, 한국전력 10억원 등 1100억원을 넘는다. 옵티머스는 이 돈을 안전하고 우량한 공기업 매출채권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해놓고, 실제로는 부실기업을 인수하거나 채권을 사는 데 멋대로 사용했다.

 

만약 공공기관이 투자 대상을 사전에 꼼꼼히 살폈다면, 손실을 방지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문이 제기된다. 실제 검찰 수사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공공기관 간부와 옵티머스 간의 유착 혐의가 잇따라 드러난다. <한겨레>는 전파진흥원의 실무자가 2017년 6월 옵티머스에 투자 대상인 공공기관 매출채권 자료를 요구했으나, 옵티머스 팀장이 “정영제 대표와 (전파진흥원) 윗분이 이미 상의했다”며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또 옵티머스 관계자들은 검찰 조사에서 “정 대표가 2017년 초 전파진흥원의 최아무개 기금운영본부장을 큰돈을 관리하는 형님으로 잘 모셔야 한다면서, 한달에 1천만~2천만원 정도면 내가 원하는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최 전 본부장은 2017년 여름 정 대표와 부부 동반으로 일본 여행을 다녀왔고, 딸이 정 대표의 회사에 취업한 의혹도 제기된다.

최 전 본부장은 의혹을 부인한다. 하지만 공공기관의 자금운용을 책임진 ‘윗분’과 옵티머스 간 유착, ‘윗분’ 눈치 보기에 급급한 실무자의 안이함이 화를 자초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진위는 수사 결과를 봐야겠지만, 사실이라면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전파진흥원 외에 다른 공공기관에서도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을 가능성이다. 정부가 전면적인 실태조사로, 책임자를 가려내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 2020. 10. 19  한겨레 사설 ]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966204.html#csidx5ebe7ff51044cb383588511d0647de9 

 

**********************************************************************************************************

 

전파진흥원, 옵티머스 투자로 징계받은 간부에 수천만원 성과급 지급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하 전파진흥원)이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기 사건 당시 기관 돈 수백억을 투자해 징계를 받은 기금운용본부장 등에게 수천만 원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입수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과기부 산하기관인 전파진흥원의 기금운용본부장 최모 씨(1급)와 기금운용팀장 이모 씨(2급)는 2017년 6월부터 2018년 3월까지 방송통신발전기금과 정보통신진흥기금 748억 원을 옵티머스자산운용을 통해 사모펀드에 투자했다.

감사 보고서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을 통해 사모펀드에 투자하면서, 운용대상, 운용방법, 기준수익률, 위험허용한도, 성과측정, 자산운용 변동사항 등이 포함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자금을 운용하도록 했다”며 “자산운용 과정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 및 사후관리를 정확하게 실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공적자금이 투자제한 업체의 경영자금으로 사용되는 등, 공공기관의 공신력을 훼손시켰다”고 명시했다. 이들은 감사 결과에 따라 2018년 10월 징계 처분(견책)을 받았다.

다만 징계 처분이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전파진흥원의 추후 조치는 아리송하게 진행됐다. 최씨는 견책 조치로 2018년 10월 나주에 있는 본원에서 서울 마포에 위치한 북서울본부로 발령을 받았다. 본원에서 본부로 발령이 나긴 했지만 '상경'을 한 셈이다. 더구나 올해 1월에는 수도권을 총괄하는 인천의 경인본부 본부장으로 임명됐다.

또한 두 사람은 투자가 진행된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매년 1200만 원에서 많게는 3000만 원 가량의 상여금과 성과연봉을 받아갔다. 이들이 이 기간동안 받아간 성과급은 각각 6500만 원과 6700만 원에 이른다. 

급여 또한 사실상 억대 연봉이 지속되고 있었다. 2018년 당시 1억1400만원대였던 연봉은 2019년부터 임금피크제 대상으로 조금씩 줄긴 했지만 2019년 1억원, 2020년 9200만원 정도를 받았다.    

조 의원은 “국민의 혈세로 잘못된 투자 결정을 하고도, 책임은커녕 오히려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고 비판했다. 전파진흥원 측은 “현재 해당 직원들은 정상 근무 중”이라며 “(검찰) 수사가 진행될 경우 내부 규정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