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건희, 측근) 관련

윤석열의 막말 : 검투사의 언어, 검사의 언어

道雨 2022. 3. 8. 09:25

윤석열의 막말과 어퍼컷…뒷감당을 어떻게 하려는 걸까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인터넷 대화방이 수없이 많다. 그중에서 상당한 수준의 식자층이 참여하는 대화방에 얼마 전 이런 글이 올라왔다.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전 후보를 원색적으로 비판하는 내용이다.

“똘아이 정치꾼들의 야합이요, 권력욕과 명예욕의 만남이다. 지혜롭지도 현명하지도 못한 일반 국민은 자신들이 무엇을 해도 따라온다고 생각하는 기만적 우월 의식을 가졌다.”

 

그런가 하면 꽤 고학력 회원들로 구성된 어느 고교 동문회 대화방에는 지난 3월1일 이런 글이 올라왔다.

“오늘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우리나라를 반드시 주사파 놈들로부터 빼앗아 다시금 바로잡아 놓아야만 할 바로 그날이다. 103년 전 우리 선조님들의 얼을 받들어 기리며 나라를 반드시 구해야 한다.”

 

생각이 다른 상대를 맹목적으로 증오하고 저주하는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확증편향 심화는 21세기 정보화 혁명의 가장 큰 부작용이다.

 

과거에는 진실과 믿음이 충돌하면 믿음을 바꿨지만, 이제는 진실과 믿음이 충돌하면 다른 진실을 찾아 나선다. 분열과 갈등이 갈수록 심해지고 사회는 파편화하고 있다. 모든 나라가 떠안은 어려운 숙제다.

이 와중에 생태계의 급격한 변화를 틈타 출세하려는 정치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대중의 증오와 저주를 부추겨 표로 엮는 재주를 가졌다.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한차례 성공을 거뒀다.

 

우리나라는 괜찮을까? 안 괜찮다.

3월9일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후보들의 입이 점점 더 거칠어지고 있다. 특히 윤석열 후보의 발언 수위는 직접 듣고 보면서도 믿기 힘든 수준이다.

 

“저는 이 사기꾼들 오래 상대해봐서 아는데”

“부패하고 버르장머리 없는 이재명 민주당의 썩은 패거리들”

“국민이 불안하면 현 정권을 지지할 것이라는 그 계산으로 김정은이가 저렇게 쏘는 것”

“언론노조는 말도 안 되는 허위 보도를 일삼고 국민을 속이고 거짓 공작으로 세뇌해”

“집값이 이렇게 천정부지로 올라간 것은 정부가 의도적으로 만든 것”

“국민이 자기 집을 다 갖게 되면 자가 보유자들은 보수 성향으로 바뀌기 때문에 자기들 안 찍는다는 것”

“민주당 정권은 기업 하는 사람 범죄시하고 강성노조하고만 아주 죽고 못 사는 연애를 해 왔어”

 

욕설보다 더 심한 윤석열 후보의 막말은, 그가 개발한 특유의 어퍼컷 세리머니와 함께 현장의 열기를 한껏 고조시키는 효과를 발휘한다.

유세를 지켜본 국민의힘 전직 의원은 “핏발이 선 눈과 상기된 얼굴이, 막 사냥을 끝낸 육식동물을 닮았더라”며 “무서워서 선뜻 다가가기 어려웠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도 마찬가지라고? 아니다. 이재명 후보의 야당 비판은 윤석열 후보에 비하면 족탈불급이다.

옛날부터 다 그랬다고? 아니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임기 5년 대통령 선거를 여덟번째 치르지만, 말을 이렇게 함부로 하는 후보는 없었다.

 

이상하지 않은가?

윤석열 후보는 도대체 왜 이렇게 막 나가는 것일까?

첫째, 트럼프 따라 하기다.

둘째,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검투사의 싸움과 민주주의 선거는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르다. 검투사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의 목숨을 빼앗아야 이긴다.

선거는 그렇지 않다. 이기면 여당이고 지면 야당이다. 선거가 끝나면 여당과 야당은 국정을 함께 이끌어 가는 동반자다. 정치인이 상대를 신랄하게 공격하면서도, 품격을 유지하고 금도를 지키는 이유다.

 

윤석열 후보는 “민주당 정권 들어와서 일자리 만든다고 박근혜 정권 때보다 500조원을 더 썼는데도 괜찮은 일자리는 오히려 많이 줄었다”며 “정권이 바뀌면 이 돈들 어디에다가 썼는지 좀 봐야겠다”고 했다. 일자리 예산 사용처를 수사하겠다는 얘기다.

윤석열 후보는 “민주당의 양식 있는 정치인들과 협치해서 국민 통합하고 경제를 번영시킬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 정치인들을 ’탐욕스러운 패거리‘와 ‘양식 있는 사람들’로 갈라치겠다는 얘기다.

될까?

윤석열 후보의 언어는 정치인의 언어가 아니다. 상대를 죽이려는 검투사의 언어다.

“네 죄를 네가 알렸다”고 피의자를 추궁하는 검사의 언어다.

 

뒷감당을 도대체 어떻게 하려는 것일까? 걱정이다.

 

 

성한용 |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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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의 말을 통해 본 윤석열후보의 인격

 

“더불어민주당은 국민들이 자기 집을 갖게 되면 보수화된다고 해서 집을 못 갖게 한다”
“오늘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우리나라를 반드시 주사파 놈들로부터 빼앗아 다시금 바로잡아 놓아야만 할 바로 그날이다. 103년 전 우리 선조님들의 얼을 받들어 기리며 나라를 반드시 구해야 한다.”
“저는 이 사기꾼들 오래 상대해봐서 아는데”
“부패하고 버르장머리 없는 이재명 민주당의 썩은 패거리들”

 

 

 

“국민이 불안하면 현 정권을 지지할 것이라는 그 계산으로 김정은이가 저렇게 쏘는 것”
“언론노조는 말도 안 되는 허위 보도를 일삼고 국민을 속이고 거짓 공작으로 세뇌해”
“집값이 이렇게 천정부지로 올라간 것은 정부가 의도적으로 만든 것”
“국민이 자기 집을 다 갖게 되면 자가 보유자들은 보수 성향으로 바뀌기 때문에 자기들 안 찍는다는 것”
“민주당 정권은 기업 하는 사람 범죄시하고 강성노조하고만 아주 죽고 못 사는 연애를 해 왔어”
 

 

말이라고 하면 다 말이 아니다. ‘말로 천냥 빚을 가린다’는 속담도 있지만, 윤석열후보의 말을 차라리 폭력이다. 정치에 뛰어든 지 129일 만에 대통령 후보로 선정되어 그럴까? 윤석열후보의 유세장에서 쏟아내는 말을 보면, 죄인을 다루는 ‘검찰총장’의 말투 그대로다. 자유민주주의를 입에 달고 다니면서 공정과 정의를 말하고, ‘친미·친기업·반노동적 노동관’도 모자라 “친여매체 기자, 정권 하수인?”이라는 표현도 서슴치 않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어퍼컷 세리머니를 날리는 사람.
 
“핵공유, 미국에 강력히 요구”하고 “한미 포괄적 전략동맹을 실천하고 북핵 대처 확장억제를 강화하겠다”는게 그가 만들겠다는 대한민국이다. “자유민주주의라는 정신에 입각해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을 많은 분들이 해올 때, 좌익 혁명 이념, 북한의 주사 이론, 이런 걸 배워서 민주화운동의 대열에 끼어서”라거나 “그 집단이 문재인 정권 들어서서 국가와 국민을 약탈하고 있다”와 같은 윤 후보의 말은, 공안검사의 죄인 다루는 말투다.

유권자들은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임기 5년 대통령 선거를 여덟 번째 치르지만, 윤석열후보처럼 저런 막말을 함부로 쏟아내는 사람은 처음 본다고 고개를 흔든다.

‘王자 무속’ 이어, ‘개 사과’에 이어, “대선도 필요 없고 곱게 정권을 내놔라”는 말까지 하고 다니면 지지율이 올라갈까?

 

 

 

내일이면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고 갈 큰 일꾼이 가려진다. 12명의 후보 중 누가 대통령이 되어야 헌법 10조시대를 만들 수 있을까? 오죽하면 야당의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신문이라는 착각을 하게 할 조선일보가, <윤 후보의 잇단 말실수, 가족 논란, 이준석 당대표와의 갈등, 정책·공약 부재 등을 지적하며 “국민들은 인내의 한계에 달했다. 과연 윤 후보에게 나라를 맡겨도 될지 의구심은 커졌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국민이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것은 많은 지식이나 현란한 말솜씨가 아니다”라며 “위선 아닌 공정, 인치 아닌 법치, 편 가르기 아닌 통합, 몰상식 아닌 상식의 회복으로 이끌고 갈 리더십”>이라고 썼을까?
 
그동안 국민의힘과 다수 언론들은 대장동 사건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관련 비리인 것처럼 묘사해왔던 ‘부산저축은행 부실대출 사건’(클릭하시면 김만배음성파일 녹취록을 보실 수 있습니다)이 수사 당시 주임검사였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당시 대검찰청 중수2과장)가 주요 관련자인 조우형씨 수사를 무마해줬다는 내용의 음성파일이 전격 공개돼, 선거를 하루 앞둔 정계에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그동안 국민의힘과 다수 언론들은 대장동 사건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관련 비리인 것처럼 묘사해왔고, 대선 TV토론회에서도 윤석열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향해 집중적으로 화력을 쏟아부은 건’이기도 하다.
 
아내 허위경력에 이어, 장모 최은순씨의 100억 허위 잔고 증명까지 드러나면서, 그가 말한 공정과 상식이 누구를 위한 공정과 상식인지 의구심이 들게 한다.

누가 20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어야 ‘모든 국민이 행복한 나라’가 될까? 선택은 내일 주권자의 냉철한 권리행사에 달려 있다.

 

[ 김용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