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건희, 측근) 관련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사건, ‘윤석열 통해 수사 무마’, 김만배 음성파일

道雨 2022. 3. 8. 09:11

‘윤석열 통해 수사 무마’ 김만배 음성파일, 진상 밝혀져야

 

2011년 대검찰청의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수사 당시, 주임검사였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통해 사건을 무마했다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주장이 담긴 음성파일이 공개됐다. 김씨가 검찰 수사를 받던 불법 대출 브로커 조아무개씨를 박영수 변호사에게 소개했고, 박 변호사가 윤석열 당시 대검 중수2과장을 통해 수사를 무마했다는 게 음성파일 내용의 골자다. 박 전 특검과 윤 후보는 검사 시절부터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장동 의혹의 한 축으로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돼온 부산저축은행 ‘봐주기 수사’ 의혹이 더욱 짙어진 만큼, 진상 규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다.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는 6일, 김씨가 지난해 9월15일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과 나눈 대화 음성 파일을 공개했다. 당시는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막 불거지기 시작하던 때다.

<뉴스타파>가 공개한 음성 파일에는 “내가 조씨를 박영수 변호사에게 소개해줬다. 당시에 윤석열이 (대검 중수부) 과장, 박아무개가 주임검사야. 그래서 내가 (조씨에게) 박영수를 소개해줬다.”, “박영수가 나한테, ‘야, 그놈 보고, 대검에서 부르면 가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오라고 그래’. 그래서 (조씨한테) ‘야, 형님(박영수)이 그랬는데 커피 한 잔 마시고 오란다’ 그러니까 진짜로 (검찰에) 갔더니 커피 한 잔 주면서 ‘응, 얘기 다 들었어. 들었지? 가 임마’ 이러면서 보내더래.”, “그래서 사건이 없어졌어.” 등의 발언이 담겨 있다.

대화에 등장하는 조씨는 2009~2010년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에게 1155억원의 대출을 불법 알선해주고 돈을 받은 혐의로 대검 중수부의 수사를 받았는데, 2011년에는 입건조차 되지 않았다. 조씨는 4년 뒤인 2015년 수원지검 수사를 통해 뒤늦게 구속 기소됐다.

 

음성파일 내용은 ‘대장동 4인방’ 중 한명인 남욱 변호사가 지난해 11월 검찰에서 한 것으로 알려진 진술과도 일맥상통한다. <제이티비시>(JTBC)는 지난달 21일, 남 변호사가 검찰 조사에서 “저, 김만배, 조씨가 (2011년 대검 중수부의) 2회 조사 출석 전에 대법원 주차장에서 만났다. 김만배가 조씨에게 ‘오늘은 올라가면 커피 한 잔 마시고 오면 된다. 물어보는 질문에 다 협조하면 된다’ 고 했다” 고 진술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사건은 대장동 사업 의혹과 떼어 놓고 볼 수 없다. 천문학적 수익을 얻은 대장동 민간사업자들에게 초기 자금을 불법으로 빌려준 사건이기 때문이다.

김만배씨의 음성파일과 남욱 변호사의 진술이 매우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본다. 게다가 김씨의 누나가 윤 후보 부친의 집을 사들인 사실도 드러난 바 있다.

윤 후보 쪽은 <뉴스타파>의 보도가 나오자 “수사를 앞두고 지인에게 늘어놓은 변명”, “일방적인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윤 후보가 그동안 김만배씨 등 ‘대장동 4인방’의 녹취록을 근거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대장동 사업 비리의 몸통’으로 공격해온 것에 비춰 보면 온당치 않은 태도다.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대장동 의혹의 전모가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

 

[ 2022. 3. 8  한겨레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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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이틀 앞두고 터진 ‘김만배 파일’, 막판 판세 뒤흔드나

 

검사 윤석열의 ‘봐주기 수사’ 의혹 재점화
김, 2011년 대장동 불법대출 수사 거론하며
“내가 (윤석열에) 통할 만한 사람 소개…박영수”
국민의힘 “새벽에 제보”…검찰 수사기록 공개
브로커 조씨 “윤석열 검사 만난 적 없다” 진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2011년 부산저축은행 대장동 불법 대출 봐주기 수사 의혹이 선거 막판 주요 변수로 다시 떠올랐다.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김만배(구속기소)씨가 ‘박영수-윤석열 라인’을 통해 수사를 무마했다는 취지의 지난해 9월 음성파일이 언론에 공개되자, 국민의힘은 불과 몇 시간 만에 이와는 다른 내용의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검 수사기록을 제보 받았다며 진화에 나섰다.
 
대장동 사건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물론, 윤석열 후보에게도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지난 2일 대선 후보 마지막 토론회에서 두 후보가 ‘대장동 특검’ 도입을 두고 설전을 벌인 이유이기도 하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으로서 포괄적 책임 문제에 직면해 있다면, 윤 후보는 아버지 집 급매 등 대장동 사건 관련자들과 구체적 연결고리가 있다.

 

 
특히 201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검사였던 윤 후보는,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하며, 남욱(구속기소·천화동인 4호 소유주) 변호사 등이 브로커 조아무개씨를 통해 1155억여원을 불법 대출 받을 사실을 파악하고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조씨 변호인은 검찰 시절 윤 후보와 친분이 두터웠던 박영수 변호사였다. 조씨에게 박 변호사를 소개시켜 준 사람은 김만배씨다.
이와 관련해 김씨와 친분이 있는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이 지난해 9월15일 김씨와 나눈 대화 음성파일이, 6일 밤 탐사보도매체 <뉴스타파>를 통해 공개됐다. 신 전 위원장은 이 매체 전문위원이다.
 
음성파일에서 김씨는 “그 당시에 윤석열이 (중수부) 과장, 박OO이 주임검사야. 그래서 박영수를 소개해줘. 내가” “왜냐하면 나는 그 (통할 만한) 혈관을 다 아니까” “통할 만한 사람을 소개한 거지”라고 말한다.
녹취가 이뤄진 시점은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해명 기자회견을 열어 “모범적 공익사업”이라고 밝힌 이튿날이다. 검찰 수사는 2주일 뒤에 시작됐다. 신 전 위원장은 녹음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김만배씨 쪽은 “조씨에게 박영수 변호사를 소개해준 것은 맞다”면서도, 이번에도 “과장, 허풍이었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김씨가 동업자들과 싸움이 나니 과장되게 허풍을 떤 것”이라고 했다. ‘동업자도 아닌 사람에게까지 왜 과장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친구라는 사람이 왜 녹음을 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며 답변을 비껴갔다.
박 변호사도 입장문을 통해 “후배 검사들에게 수임사건을 청탁한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또 다시 부인했다.
 
여권을 중심으로 의혹이 급속히 확산하자, 국민의힘은 7일 오후 4시께 “오늘 새벽에 한 제보가 날아들었다”며 검찰 수사기록 일부를 공개했다. 지난해 11월24일 브로커 조씨가 대장동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에 나와 ‘2011년 윤석열 검사를 만났는지’ 확인하는 진술 내용이다.
국민의힘이 공개한 내용을 보면 조씨는 “김만배가 박영수 변호사를 소개시켜줬다”고 인정하면서도 “윤석열 검사를 만난 적이 없다” “조사가 완전히 끝난 후 한두달 지나서 중수부 조사실에서 박OO 검사님이 커피 한 잔을 주면서, 부산저축은행 관계자들의 가족관계 등을 물어봤다”고 말한다.
김은혜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공보단장은 “제가 받은 제보에는 ‘윤석열을 만난 적 없다’는 대목이 있다. 검찰 진술조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조씨 조사 닷새 전인 지난해 11월19일 남욱 변호사를 조사했다. 이때 남 변호사는 2011년 김만배씨가 “오늘은 올라가면 커피 한잔 마시고 오면 된다고 했다. 조OO이 2회 조사를 받고 나왔는데 실제로 주임검사가 커피를 타줬다고 했고, 첫 조사와 달리 되게 잘해줬다”고 진술한 바 있다.
2회 조사 검사에 대해 남 변호사는 “윤석열 중수2과장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국민의힘이 공개한 진술조서 진위에 대해 “수사 중인 사건과 관련해 진술조서 확인은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 조직을 잘 아는 이들은 봐주기 수사 의혹 쟁점이 누가 커피를 타줬는지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수사 및 기소 여부를 결정할 때, 당시 대검 중수2과장으로 부산저축은행 사건 주임검사였던 윤 후보(사법연수원 23기)의 판단이 큰 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당시 박OO 검사(29기)는 중수부 연구관으로 부하검사였다.
“윤석열, 박OO에게 통할 만한 사람을 소개했다”는 김만배씨 역시 음성파일에서 “윤석열이 ‘니가 조OO이야?’이러면서”라며 윤 후보가 조씨를 직접 만난 것으로 말하다가, 이어지는 대화에서는 “박OO이 커피, 뭐 하면서, 몇 가지를 하더니 (조씨를) 보내주더래. 그래서 사건이 없어졌어”라고 말한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