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상식

“압사할 것 같다” 4시간 전부터 빗발친 신고, 국가는 어디 있었나

道雨 2022. 11. 2. 08:58

“압사할 것 같다” 묵살된 112, 국가는 어디 있었나

 

 

 

서울 이태원 참사가 일어나기 약 4시간 전부터 “압사당할 것 같다”, “사람들이 쓰러지고 있다” 등, 현장의 위험을 알리는 시민들의 신고가 빗발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정부는 매뉴얼이 없었다거나 급박한 상황을 예견할 수 없었다는 식의 변명으로 일관해왔다. 심지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던 것은 아니다”라는 망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1일 공개된 112 신고 전화 내용은 정부의 변명이 얼마나 뻔뻔한 것이었는지 충격적으로 증언한다.

‘국민의 생명을 책임지는 국가는 어디에 있었나’라는 심각한 물음에 직면하지 않을 수 없다.

 

“압사당할 것 같아요. 너무 소름 끼쳐요. 아무도 통제 안 해요”(오후 6시34분), “사람들 지금 길바닥에 쓰러지고”(8시33분), “사람들이 압사당하고 있어요”(8시53분) 등, 시민들의 신고 전화에는 공포스러운 현장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신고자의 비명까지 들렸다.

이렇게 위험 징후를 알리는 다급한 신고가 최소 11건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경찰은 이 가운데 7건은 현장 확인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참사 사흘 전인 10월26일 경찰과 용산구, 상인단체 등이 모인 회의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3년 만의 핼러윈 축제라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축제가 열리기 며칠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에서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보고서를 올렸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처럼 과밀 인파를 누구라도 예견할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신고된 축제가 아니라는 지극히 형식적인 이유로 관계당국이 일제히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무책임한 태도가 112 신고에 대한 안이한 대처로까지 이어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랬는데도 정부가 며칠 동안이나 ‘나 몰라라’식의 태도를 보였다니 분노를 넘어 절망을 느끼게 된다.

이상민 장관의 망발에 더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경찰은 집회나 시위와 같은 상황이 아니면 일반 국민을 통제할 법적 제도적 권한이 없다”는 어처구니없는 말까지 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공직자의 자세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사흘이 지나서야 “현장의 심각성을 알리는 112 신고가 다수 있었지만 현장의 대응은 미흡했다”고 털어놓았다. 늦어도 한참 늦은 시인과 사과였다. 경찰청이 독립적인 특별기구를 설치해 진상을 조사하겠다고 하는데 과연 그 결과를 믿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상민 장관은 당장 해임해야 마땅하다. 112 신고 내용 등을 보고받지 않은 채 문제의 발언을 했다면 장관은커녕 공직자의 자격조차 없다. 정부의 대응이 제대로 이뤄졌다면 막을 수 있는 참사였음이 분명해진 만큼, 정부 차원에서 석고대죄하고 철저한 책임 규명에 나서야 한다.

 

1일부터 희생자들의 발인이 시작됐다. 무고한 희생의 원인을 제대로 찾아주지 못하면 이들을 온전히 떠나보낼 수 없다. 책임 소재를 명확히 짚어내지 않고서는 또 다른 희생을 막을 재발방지책도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눈물의 애도와 냉철한 진상 규명이 함께 이어져야 하는 이유다.

 

 

[ 2022. 11. 2  한겨레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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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권력이 외면한 참극... 사고 전, 11번 도움 요청했다

[112신고 녹취록 전문공개] 첫 신고 18시 34분 "압사당할 것 같아요"...마지막 신고 22시 11분, "아~ (비명소리) 아~ (비명소리)"

 
 
 
 
 
<오마이뉴스>는 1일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제공받은 이태원 참사 직전 112 신고 녹취록 11건 전문을 공개한다. [편집자말]
ⓒ 박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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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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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요청 거절 당했다" 이태원파출소 직원이 내부망에 쓴 글

 

 

 

이태원 참사 당시 이태원 골목에 인파가 몰릴 것을 예상해 용산경찰서가 서울지방경찰청에 기동대 경력 지원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는 내부 주장이 나왔다. 경찰의 현장 대응이 미흡했다고 사과한 윤희근 경찰청장의 발언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 모습. 뉴스1



“지원요청했지만 못 받아” 내부 주장


자신을 ‘3년째 이태원파출소에서 근무 중인 직원’이라고 밝힌 A씨는 지난 1일 오후 8시 51분 경찰 내부망에 글을 올렸다. 그는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난달 29일 밤에도 근무중이었다고 한다.
그는 “핼러윈 대비 당시 안전 우려로 인해 용산경찰서가 서울경찰청 기동대 경력 지원요청을 했으나 지원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태원 파출소장은 한 달 전부터 손수 약도를 만들며 대비했다”며 “사건 발생 당일 112상황실장, 운영팀장은 파출소에서 정착해 근무 중이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 1일 “112 신고를 처리하는 현장의 대응이 미흡했다고 판단했다”며 “독립적인 특별기구를 설치해 투명하고 엄정하게 사안의 진상을 밝히겠다”고 말한 바 있다. 경찰청은 감사담당관을 포함해 총 15명으로 구성된 특별감찰팀을 꾸리고, 지역 관할인 용산경찰서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다.

 

이에 대해 A씨는 “경찰청장의 ‘112 신고 대응이 미흡했다’는 발언으로, 누구보다 열심히 일한 용산서 직원들은 무능하고 나태한 경찰관으로 낙인찍혀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며 “어떤 점을 근거로 그런 발언을 하셨는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 지난 1일 경찰 내부망에 올라온 이태원파출소 소속 A씨가 올린 글. 독자제공



“현장대응 미흡? 20명으로 역부족”


그는 경찰의 현장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A씨는 “사건 당일 18시부터 22시까지 총 79건의 신고가 접수됐으며, 당시 근무중이던 20명의 이태원 파출소 직원이 최선을 다해 근무했다”며 “11건 중 4건만 출동하고 나머지 신고는 상담안내로 마감했다고 보도되고 있으나, 이는 신고자에게 인파 안쪽으로 들어가지 말고 귀가하라고 안내했기에 해당 내용으로 마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용산경찰서 교통직원들도 현장 곳곳에서 인파를 통제중이었고, 파출소 직원들은 다른 여러 신고를 받고 출동하는 중에도 틈틈이 시민들에게 해산하라고 요청했다”며 “다만 해산시키는 인원보다 지하철과 버스로 몰려드는 인원이 몇 배로 많았고, 안전사고 우려 신고 외 다른 신고도 처리해야 하기에 20명으로는 역부족이었다”고 덧붙였다.


“용산구청 대책 없어…상인들도 협조 거부”


용산구청과 상인들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올해 초 용산구청은 이태원 관광특구란 명목으로 일반음식점 춤 허용 조례를 통과시켜 인파가 몰리는 상황을 만들었으나, 용산구청이 차량통제 등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는 것이다.
A씨는 “사건 발생 후 영업을 종료하도록 상인들에게 협조를 요청했더니, 일부 업소에서 ‘별거 아닌 일에 유난 떨지 마라’며 큰 소리로 음악을 틀어 통제를 방해했다”고 적었다.

해당 글에는 “무능한 지휘관이 경찰을 무능하게 만들고, 한심한 지휘관이 현장요원 죄인 만든다”,“총체적 책임은 지휘부에 있으니 일선에 책임 묻지 말고 지휘부가 책임져라”, “직원들 고생한 사실 다 아는데 위쪽만 모른다” 등의 비판 내용이 담긴 댓글이 달렸다.

 

 

 

 

함민정·김남영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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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희생자’ 대신 ‘사고’ ‘사망자’라 부르라는 정부

 

 

 

정부가 이태원 참사 이튿날(10월30일)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이번 참사의 명칭을 ‘이태원 사고’로 통일하고, ‘희생자’나 ‘피해자’ 대신 ‘사망자’ ‘사상자’ 등의 용어를 쓰도록 결정한 사실이 1일 드러났다. 실제 이후 정부 관계자들은 이 지침에 따라 일관되게 사고, 사망자 용어를 쓰고 있으며, 전국 합동 분향소에도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 분향소’ 펼침막이 일제히 걸렸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때는 ‘세월호 희생자 합동 분향소’가 차려진 바 있다.

 

행정안전부는 “가해자, 책임 부분이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립적인 용어가 필요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국가애도기간을 설정해 전 국민이 추모에 나선 의미를 퇴색시키는 관료주의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일각에서 ‘교통사고’라 하던 일을 떠올리는 국민들도 있었을 것이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선 희생자 분향소를 차리고 싶어도 정부 지침 때문에 못 하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현 정권에서 발생한 대규모 재난을 의도적으로 축소하고 정부의 관리 책임을 희석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지금이라도 사안의 본질과 국민의 깊은 애도 정서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용어로 바꾸는 게 정도다.

누구 주도로 왜 이런 결정이 나왔는지 추후에라도 규명할 필요도 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 등의 ‘책임 회피’ 언행이 국민 울화를 돋운 가운데, 여당마저 이를 따지기는커녕 ‘정부 책임론’ 방어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무책임하다. 국민의힘은 ‘경찰 투입 인력이 부족했다’는 주장까지 ‘가짜뉴스’ ‘선동’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보고는 ‘애도기간 질의는 안 된다’는 여당 고집으로 정부의 일방적 보고만 받고 끝났다.

이 장관은 “사고가 발생한 데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했지만, 자신의 논란 발언에 대해서는 유감 표명에 그쳤다. 이래서야 국민의 슬픔과 분노만 키울 뿐이다. 정부·여당의 각성을 촉구한다.

 

 

[ 2022. 11. 2  한겨레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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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녹취록] “대형사고 직전이에요” 4시간 전부터 빗발친 신고

 

 

 

지난 29일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기 4시간 전부터 ‘압사당할 것 같다’는 등 위험 징후 신고가 11건 접수됐지만, 경찰은 4건만 현장에 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을 싣는다.

■ 1번째 신고 (18:34)→ 출동
 

―긴급신고 112입니다.“여기 이태원 메인스트리트 들어가는 길인데요.”―이태원 메인스트리트요, 네.“여보세요. 클럽 가는 길 해밀톤 호텔 그 골목에 이마트24 있잖아요.”―해밀톤 호텔 골목에 있는 이마트24요.“네. 그 골목이 지금 사람들하고 오르고 내려오고 하는데 너무 불안하거든요. 그니까 사람이 내려올 수 없는데 계속 밀려 올라오니까 압사당할 거 같아요. 겨우 빠져나왔는데 이거 인파 너무 많은데 통제 좀 해 주셔야 될 거 같은데요.”―사람들이 교행이 잘 안되고 압사 밀려서 넘어지고 그러면 큰 사고 날 거 같다는 거죠?“네, 네. 지금 너무 소름 끼쳐요. 그 올라오는 그 골목이 굉장히 좁은 골목인데 이태원역에서 내리는 인구가 다 올라오는데 거기서 빠져나오는 인구와 섞이고 그다음에 클럽에 줄 서있는 그 줄하고 섞여 있거든요. 올라오는 인구를 막고. 막으면 내려온다는.”―클럽에 서 있는 줄하고 줄, 서 있는 인파하고 줄 서 있는 인파하고.“네. 그다음에 그 메인스트리트에서 나오는 인구하고 그다음에 이태원역 1번 출구에 사람들이 다 나와서 그 골목으로 다 들어가요.”―아 이태원역에서 나오는 사람들 이태원역에서 빠져나가는 아 그쪽에서 골목에서 빠져나가는 사람들 인파 섞여서.“네. 지금 아무도 통제 안 해요. 이거 경찰이 좀 서서 통제해서 인구를 좀 뺀 다음에 그다음에 안으로 저기 들어오게 해줘야죠. 나오지도 못하는데 지금 사람들이 막 쏟아져서 다니고 있거든요.”―알겠습니다. 경찰관이 출동해서 확인해 볼게요.“네.”―네.

 
■ 2번째 신고 (20:09)→ 출동

―네, 긴급신고 112입니다.“네, 경찰서죠.”―네.“다름이 아니고 여기 이태원이거든요”―네.“여기 사람들이, 인원이 너무 많아서 정체가 돼서 사람들 밀치고 난리가 나서 막 넘어지고 난리가 났고 다치고 하고 있거든요.”―네“그래서 이것 좀 단속 좀 어떻게 해주셔야 될 거 같아서요.”―사람이 너무 많아서 넘어지고 다치고 하는 그 장소가 어디예요?“그 이태원 그 ○○하우스 3번 출구 맞은편이거든요.”―이태원 3번 출구 맞은편?“네, 네.”―길 건너인가요?“네, 길 건너서요.”―네, 알겠습니다. 저희가 한번 확인해 볼게요.“네, 부탁 좀 드릴게요. 감사합니다.”―네.

■ 3번째 신고 (20:33)→ 출동 안함

―네, 긴급신고입니다.“네, 안녕하세요. 여기 지금 이태원 와이키키 매장 앞에 있는데요.”―와이키키요?“네. 와이키키 매장 앞에 거기 삼거리거든요?”―네, 네.“여기 지금 사람들이 인파가 너무 많이 몰려갖고.”―네.“사람들 지금 길바닥에 쓰러지고 막 지금 너무 이거 사고 날 것 같은데 위험한데.”―사람들이 쓰러졌다고요?“네, 쓰러지고 지금 이게 통제가 안 돼요. 그니깐 여기 길이 삼거리에서 막혀갖고.”―네.“지금 여기 지금 좀 큰일 날 것 같은데.”―아…. 그래요.“네, 지금 심각해요. 진짜.”―아….“제가 영상 찍어놓은 것도 있는데 보내드릴 방법 있을까요?”―112 문자로 보내시면 됩니다.“아, 네. 지금 보낼게요. 지금.”―네, 출동해서 확인해볼게요. 알겠습니다.“네, 문자로 112로 보내면 돼요?”―네, 네.“제 것으로 해도 돼요? 아니면 다른 친구 것으로 해도 되나요?”―아 뭐, 친구분 것으로 하셔도 될 것 같아요.“네. (옆 사람에게 “112로 보내줘.”) 알겠습니다.”―네.

■ 4번째 신고 (20:53)→ 출동 안함

―네, 긴급신고 112입니다.“아, 예, 안녕하세요 여기 지금 (잡음)인데요.”―여보세요?“여기 지금 이태원, 이태원인데요.”―어, 전화가 잘 안 들리네요.“사람이 너무 많아서 (잡음) 막 압사당할 것 같아서 우리가 브론즈 라운지라는 곳이에요, (잡음) 좀 부탁드릴게요.”―어, 무슨 라운지요?“네, 브론. 비. 알. 오. 엔. 제트요.―무슨 일이신데요. 지금.“아, 지금 사람들이 많아가지고. (잡음) 막 제가. (잡음)”―네? 위치 좀 추적할게요.“(잡음) 많아서 사람들이 압사당하고 있어요. 거의.”―압사를 당하고 있다고요?“사람들 너무 많아서 그래요. (잡음) 좀 부탁드릴게요.”―핼러윈 파티 때문에 그러는 거예요?“네, 네. 맞습니다. 아수라장이에요, 아수라장.”―아수라장이라고요?“네. 진짜 장난 아니에요.”―죄송한데 스펠링 한 번만 더 불러주시겠어요?“네. 여기가 비. 알. 오. 엔. 제트인데 (잡음) 장난 아니에요, 장난 전화 아니에요.”―아, 브론즈, 브론즈바 말씀하시는 거죠?“브론즈가 아니라 그 뒤에요. (잡음)”―아, 브론즈 뒤편 골목이요?“네, 네.”―그 길 따라 가면 되나요?“네, 네, 네.”―예, 예. 경찰 출동할게요.“네, 네.”

■ 5번째 신고 (21:00)→ 출동

―긴급신고 112입니다.“네, 안녕하세요. 여기 이태원인데요.”―네.“지금 여기 사람들 인파들 너무 많아서 지금 대형사고 나기 일보 직전이에요. 다 밀려 가지고요. 여기 와서 통제하셔야 할 거 같은데요.”―위치가 어디쯤이에요?“지금 ‘비손’ 치면 뜨지 않나요?”―아 제가 위치추적 할게요.“네, 네. 지금 바로 오셔야 할 거 같아요.”―이태원역 쪽이에요?“(행인에게 “지금 여기 어디예요?”) 브론즈 옆이에요. 지금 인파가 다 밀려요.”―브론지?“네, 브론지요. 긴급 출동하셔야 될 거 같은데요.”―아 네 사람이 너무 많아요?“네. 지금 묶여 가지고 대형사고 나기 일보 직전이에요.”―지금 그 핼러윈 행사 때문에 그렇죠?“네, 네”―알겠습니다.“사람들이 지금 밀려요, 지금 계속. 저는 지금 구조돼 있고요.”―네, 알겠습니다. 지금 브론즈 앞이라고요.

■ 6번째 신고 (21:02)→ 출동

―네, 긴급신고 112입니다.“네. 저기 여기 이태원 거린데요.”―네.“지금 인파가 너무 많아서.”―네.“길에서 다 떠밀리고 있거든요. 이러다가 진짜 사고 날 것 같아요. 사람들 다 난리 났거든요. 이태원 그… 중앙로 그… 이태원….”―어디 가게 앞이요?“(혼잣말로 “여기 가게… 가게 이름 뭐지?”) (옆 사람에게 “여기 가게 이름이 뭐예요?”) 잠시만요. 와이. 일. 칠. 구. 요.”―네. 알겠습니다. 신고접수 할게요.“네. 여기… 여기 진짜 길 어떻게든 해주세요. 진짜 사람 죽을 것 같아요.”―네 알겠습니다.

■ 7번째 신고 (21:07)→ 출동 안함

―긴급신고 112입니다.“여보세요.”―네. 긴급신고입니다.“네, 안녕하세요. 여기 지금 이태원 위쪽 핼러윈 거리인데요.”―네.“만남의 광장이란 술집 쪽인데, 여기 지금 사람들 너무 많아서 압사당할 위기에 있거든요.”―거기 위치 조회 좀 해봐도 돼요? 신고자분? 위치 조회 좀 해봐도 되나요?“여기 위치 추적해주세요. 여기 만남의 광장이란 술집(소음).”―만남의 광장이란 술집?“네, 네.”―네. 알겠습니다. 출동하겠습니다.“선생님 여기 와서 ○○(소음)해 주셔야 해요. 사람 다 원웨이, 일방통행 할 수 있게 통제 좀 부탁드릴게요.”―네, 알겠습니다.“네, 감사합니다.”

■ 8번째 신고(21:10) → 출동 안함

―긴급신고 112입니다. 여보세요?“네, 여기 지금 여기 이태원의, 이태원의 ○○(소음)동인데요.”―네, 네.“네, 지금 여기 아 다 사람들이 압사당할 것 같아요.”―사람들이 너무 많다고요?“압사당할 것 같다고요. 축제 중인데.”―예, 예.“아, 저기 저기, 아 저 뭐야, 뭐라고 하지, 핼러윈 축제 중인데 상태가 심각해요. 안쪽에 막 애들 막 압사당하고 있어요.”―그니까, 위치가 어디예요, 위치가 어디….“핼러윈 축제장, 핼러윈 축제장, 이태원역.―상호명, 상호명을 불러 주세요, 뭐 가게 이름이면은.“상호명이 아니라 여기 거리 전체가 그렇다고 지금.”―아, 거리 전체가 사람이 많아요?“예, 거리 그….”―그니까, 그 압사당할 것 같이 사람이 많은 장소가 이태원역 몇 번 출구라든지 좀 구체적으로 말씀….“아, 그니까.”―네.“그니까 저기, 여기 뭐야. 아 여기 무슨 호텔이지? 아, 아, 여기 어디 호텔이지?”―경찰관 출동이 필요한 위치.“만남의 광장? 아, 만남의 광장 앞인데.”―예.“예, 예, 지금 좀 심각해요, 상태가.”―만남의 광장 이태원?“예, 이태원역 만남의 광장.”―아, 네 알겠습니다. 경찰관 출동해드릴게요. 네.“네.”

■ 9번째 신고 (21:51) 출동 안함

―긴급신고 112입니다.“네, 여기 이태원 108 힙합클럽 앞인데요.”―이태원 108이요?“네, 이태원에 108 힙합클럽 앞인데요. 여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인원 통제 좀 나와서 해주셔야 할 것 같은데… 가능하면 빨리 나오실 수 있을까요.”―잠시만요.“지금 되게 위험한 상황인 거 같거든요. 지금 여기….”―108 라운지 말씀하시는 거세요.“네, 108 힙합클럽 라운지요. 아우….”―네 알겠습니다. 지금 그쪽에….“빨리 좀 와… 네, 빨리 좀 와주세요.”―사람이 너무 많다는 거죠.“네, 네. 여기 와서 오셔서 인원 통제 좀 해주셔야 될 것 같으세요. 빨리 오셔서….”―네, 알겠습니다.“네.”

31일 오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및 경찰 관계자 등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현장 에서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 10번째 신고 (22:00) 출동 안함

―긴급신고 112입니다.“아 씨X, 신고 좀 하려고요. 여기 이태원, 야 영어로 뭐냐.”―위치 추적 해볼게요. 신고자분.“예, 위치 파악해서요.”―예, 위치 파악할게요, 무슨 일 때문에 그러세요.“(옆 사람이 “이바돔 감자탕 앞에.”) 이바돔 감자탕 앞에 골목길인데.”―이바돔 감자탕 앞에 골목이요, 예.“여기 지금 이태원 때문에 사람 많잖아요. 예, 근데, 거기서 아우 막 골목에서 내려오기가 막 밀고 압사당할 거 같아. 통제 좀 해주세요, 예.”―사람들이 도로에 나와 있나요.“예.”―알겠습니다. 저기 위치 추적해서 나가볼게요.“(옆 사람에게 “가자.”) 이제 전화 끊어도 되죠.”―예, 출동해볼게요.“예.”―전화 끊으셔도 됩니다.

■ 11번째 신고 (22:11)→ 출동 안함

―네, 긴급신고 112입니다.“여기, 압사될 것 같아요. 다들 난리 났어요.”―어디죠?“여보세요?”―예, 압사.“(잡음) 코사인 앞이에요.”―예?“코사인 앞요, 112 맞죠?”―예. 포카인요?“포아테이 카운테이, 여기 사람들 다.”―위치 좀 추적할게요. 네, 그쪽으로 용산역 근처, 이태원역 근처신가요?아~(비명) 아~(비명), 이태원 뒷길요, 이태원 뒷길.”―예, 예, 경찰 그쪽으로 출동할게요.

다양한 국적의 추모객들이 1일 오후 ‘이태원 참사’ 현장 인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희생자들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이주빈 기자 ye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