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상식

한국언론의 ‘절대자 이재명’ 만들기...이대로 좋은가?

道雨 2023. 3. 14. 17:22

한국언론의 ‘절대자 이재명’ 만들기...이대로 좋은가?

 

 

“하나회”가 어찌 무너졌는지 언론과 검찰은 과거를 돌아봐야 한다

 

 

 

피의자 이재명은 지금 검찰의 수사를 받고 구속영장이 청구 되었다가, 현역의원이므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어 불구속 상태에 있다.

그의 비서실장을 지낸 한 전직 공무원은 성남FC 기부금 의혹에 연루되어 수사를 받고(사망 후 검찰발표), 피의자 상태로 있다가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하여 고인이 되었다.

고인은 성남시에서 공직생활의 대부분을 보내고, 공직 말년에 이재명 경기도지사 비서실장을 지내면서, 지금 검찰의 타킷이 되어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여러 의혹에 대해 수사를 받던 중이었다. 그런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지금 우리 언론의 논조는 고인의 죽음은 ‘이재명을 살리려는 희생’ 또는 ‘이재명이 자신의 잘못을 책임지지 않고 있어 애꿎은 주변인이 죽는 것 으로 귀결된다.

이를 다른 말로 하면, 지금 우리 언론의 눈이 비친 이재명은 자신의 주변인들에게 절대자다. 이재명이 ‘나를 위해서 죽어라’ 하면 죽을 수도 있도록 만드는 절대자... 때문에 전 비서실장의 죽음에 이재명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언론의 기조는 그대로 검찰과 정부 여당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주변의 사람들이 다 죽어나가니까 빨리 순순히 자백하라”고 윽박지를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반대로 이들 언론의 눈에 검찰의 억지수사 부실수사 강압수사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검찰은 이재명의 불법 증거는 차고 넘친다고 했다.

하지만 공개된 이재명 구속영장에 실제 증거는 하나도 없고, 모조리 누가 그랬다더라 누가 이렇게 진술했다 등으로 도배됐다. 1년 수개월이 지나는 동안 수사하면서 언론을 통해 전해진 증거가 차고 넘친다는 검찰은 실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이는 이재명의 주장대로 검찰이 이재명의 유죄를 이끌어 낼 증거를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러면 지금 검찰이 어떻게 해야 할까?

그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와 그에 따른 체포동의안 재송부를 위해서는 ‘카더라’가 아닌 ‘증거’를 만들어 내야 한다. 없으면 지금 이재명 저격수로 나서있는 유동규 외에 또 다른 측근의 ‘이재명 저격진술’이 필요하다. 그가 전직 비서실장이라면 그보다 더 좋은 조건은 없다.

 

고인의 극단적 선택 이유를 굳이 찾는다면 여기가 가깝다. 실질증거가 없으면 측근의 진술이란 증거를 만들어야 한다.

한명숙 전 총리에게 3년의 징역을 받도록 했던 ‘실질증인’ 고 한만수 씨는, 결국 자신의 ‘거짓자백’에 대해 고뇌하다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우리나라 특수통 검사들의 수사기법은 특수통의 대부 윤석열 현직 대통령이 증언한다. 그는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대선출마를 선언한 뒤 국민의힘 대선후보 시절, 수사 중인 피의자 사망은 검사의 책임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시절 발언 보도화면 갈무리   

 

 

 

또 윤석열을 잘 아는 한 검사출신 변호사는 ‘윤석열식 특수부’의 수사방식에 대해 “나올 때까지 턴다”면서, 주변 사람들 모두를 견딜 수 없도록 한다는 증언을 한 바 있다.

주변인을 불러다 판에 박힌 질문으로 압박하고 안 되면 풀어주고, 또 잊을만 하면 다시 불러다 압박하고 또 풀어주는 행태를 반복한다.

그래서 당하는 사람은 결국 두 가지 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검사가 원하는 대로 ‘진술증거’를 만들어 주고 검사 편이 되든지, 그 반대면 아예 생을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 이재명 저격수로 나선 유동규 씨의 검찰 자술서에 대해 재판하는 재판장이 문제를 제기헸다는 보도가 어제 나왔다. 검찰이 제시한 자술서 용지에 유동규 씨가 쓰고 날짜는 아예 인쇄된 자술서였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정권을 잡은 세력이 정적을 반역으로 몰아가던 방식은, 일단 체포하여 주변인을 상대로 ‘네 죄를 네가 알렸다’라며 수없는 고문을 통해 자백(?)을 받아 내고, 그 자백(?)을 근거로 정적을 고문, 없는 반역죄를 만들어 사약이나 위리안치로 제거했다.

이 시절 이런 권력자들의 ‘법치’는 지방관아의 사또까지 따라서 했다. 이러한 전횡은 그래서 판소리 춘향가에도 나타난다.

 

 

고인의 집에서 6장의 유서가 나왔다.

보도들에 따르면, 유서 첫 장은 이재명 대표를 향해 “정치를 이제 그만 내려 놓으시라”라는 내용이 담긴 이 대표를 향한 고언, 나머지 다섯 장에 검찰수사에 대한 억울함이 담겨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보도들을 보면 “유족은 유서 공개를 완강하게 거부한다”이다. 하지만 거부한 유서 중 1장인 이재명과 관련된 내용은 따옴표를 붙여 보도되고, 5장이란 많은 분량의 검찰에 대한 억울함은 보도조차 되지 않는다. 언론 스스로는 중립이 생명이라고 말하며 여기서도 중립과는 거리가 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간 결정적인 사유는 이른 바 ‘논두렁 시계’ 사건이다.

노무현 일가에 뇌물을 제공한 박연차 회장이 노 전 대통령에게 뇌물이 통하지 않자 부인 권양숙 씨에게 고가의 부부시계를 선물했는데,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노 전 대통령이 이 시계를 김해 자택 부근 논두렁에 버렸다는 SBS의 ‘특종보도’는 세간에 회자되기에 충분한 가십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결국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이후 그 ‘특종’은 가짜뉴스로 판명되었다. 오죽 억울하면 죽음으로 검찰의 마수를 벗어나고 싶었을까?

 

다시 고인으로 돌아가자. 만약 이 대표가 불법을 사주했다면 아마도 속 시원히 털고 가족을 지켰을 것이다. 생에 미련이 있고 심약한 사람이라면, 검찰에서 검사가 원하는 ‘증거’의 진술을 해주고 마수를 벗어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없는 사실로 주변과 가족을 겁박하니 “나하나 죽으면 조용하겠지” 자포자기 하는 심정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 언론의 보도내용 갈무리

 

 

 

그리고 유서에 이재명을 향해 “당신이 윤석열에 대항하는 ‘정치’를 계속하면, 검사들은 나 같은 억울한 피해자를 계속 만들 것이다”라는 뜻을 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우리 언론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집중적 취재는 물론 문제를 삼는 보도도 내지 않는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고인이 이재명 대표를 향해 “이제는 모든 것을 내려놓으시라”고 했다고 제목을 뽑았다. 실제 보도 내용은 어떤가? 그렇게 “알려졌다” 혹은 “전해졌다” 등 따옴표 보도다.

 

유족은 유서 공개할 수 없다고 했고, 경찰도 공개하지 않는데...어디서 그런 말이 나왔는지 출처는 없다. 경찰이 유언장 공개를 거부하면 부검해야 한다고 할 정도로 유족은 완강하게 거부했다는데, 이들 기자들은 어떻게 그 내용을 그것도 이재명 대표 이야기만 쏙 뽑아서 알고 쓴 것인지...이런 보도행태를 놓고 누구를 탓해야 할 것인지도 헛갈린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오늘 이 시간에도 경기도는 압수수색을 받고 있다”며 ”제가 취임한 이후 지금까지 압수수색이 13차례 압수수색, 총 24일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압수수색 당한 문건만 해도 6만6천185건”이라며 "이 같은 무도하고 무리한 압수수색으로 도정을 마비시키고 우리 경기도민을 무시하는 이 같은 처사가 반복되면서, 가히 ‘검(檢)주국가’란 말을 들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다”고 비판했다.

 

 

언론은 이를 어떻게 봤을까?

한 지방 도백, 그것도 야당소속 도백의 말이니 정권을 비판하는 소리로만 들렸을까? 그래선지 이 발언을 무게있게 보도한 언론은 없었다.

 

9일 이재명 대표는 “저를 둘러싼 모든 사람들이, 저와 인연을 맺었던 모든 사람들이 수사대상이 되고 있고, 그야말로 본인 뿐만 아니라 주변까지 다시 2차 3차로 먼지 털듯이 탈탈 털리고 있다”며 “검찰이 이분을 수사한 일이 없다 선을 그었다는 데, 이분 반복적으로 검찰에 수사 받았습니다. 그리고 검찰의 압박수사에 매우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또 “제 주변 한 어떤 여성은 8차례 수사기관에 불려가서 반복적으로 똑같은 질문을 하고 괴롭히고 주변을 수사하니까 ‘대체 언제까지 부를 거냐?’ 그랬더니 ‘그러니까 말을 해라. 말을 하면 끝나지 않느냐?’ ‘무슨 말을 합니까?’ ‘다 알지 않느냐. 이렇게 얘기하고 또 불렀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재명을 잡겠다고 경기도청 사무실을 아예 점령 2주째 압수수색을 하는 역사상 전무한 수사, “당신 내가 우습게 보여? 탈탈 털어서 최하 15년 이상 살게 해줄게. 당신 와이프, 형, 엄마 내가 싹다 공범으로 구속시킬 거야. 당신 회사도 탈탈 털 거고, 매스컴도 타게 해줄게. 구속 재판만 3~4번 받게 될 거야. 변호사비만 수억원 쓰게 해줄게.

결국 조사 받던 사람이 압박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게 하는 이런 방식...

 

이 잔혹한 검찰의 힘이 이번 정권을 통해 노출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정권이 향후 5년 후에도 지금처럼 권력의 힘을 휘두를 수 있을까?

 

                                    ▲ KBS 뉴스회면 갈무리한 트위터 갈무리    

 

 

 

군사정권의 핵심 세력이던 “하나회”가 어찌 무너졌는지, 역사가 검찰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지는 않은지, 언론과 검찰은 지금 과거를 돌아봐야 한다. 

 

 

 

[임두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