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어머니 이런 기사가 났다. -“글 깨친 기형도 시인의 어머니, 팔순 돼 아들 작품 앞에 앉다” 시인의 어머니는 “아들이 쓴 시는 뜻을 잘 모르겠다”고 했다. “수녀님의 시는, 성경 말씀으로 써서 그런지 알겠는데, 아들 시는 모르겠어요.” 어머니가 말한 수녀님은 시인 이해인 수녀다. 그럴 만도 하다. 아들의 시는 그 시대 가장 예민한 청춘들의 바이블이었다. 사람들은 아들의 25주기였던 지난해 ‘아들의 어느 시가 가장 좋으냐’고 물었지만, 어머니는 “없다”고 답했다. “아들 생각이 나서 보기가 싫었다”고 했지만, 꼭 그런 이유만은 아니었다. 그래도 어머니는 아들이 쓴 ‘엄마 걱정’은 기억한다. “열무 삼십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