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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정부의 '돌궐유적 발굴' 프로젝트>

道雨 2007. 8. 24. 11:37

 

 

<터키정부의 '돌궐유적 발굴' 프로젝트>





(울란바토르=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터키는 신대륙에 이민자들이 건설한 미국과 비슷하게 땅과 사람의 역사가 따로 노는 역사공동체다. 즉, 돌궐 후신인 터키는 현재의 영역 기반이 아시아와 유럽 대륙 관문이라는 아나톨리아 반도지만, 그들의 조상이 태어나고 돌궐문화를 꽃피운 장소와 시기는 6-8세기 몽골고원이다.

이런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터키 정부는 몽골 각지에서 돌궐유적 조사정비 사업을 몽골 정부측과 공동으로 전개하고 있다.

고대 몽골사 전공인 박원길(49) 박사에 따르면 돌궐프로젝트는 1995년 터키 대통령이 몽골정부에 터키의 역사유물 보호 및 대표 유적지 발굴을 제의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터키 대통령과 이 나라 학자들은 몽골지역에 분포하는 8세기 무렵 돌궐비문이 그들의 고유문화를 가장 잘 나타내주는 역사유적으로 간주했다. 오르콘 강변에 위치한 퀼 테긴 비문(732년)과 빌게 카간 비문(735년), 그리고 울란바토르 근교에 위치한 톤유쿡 비문(720년 무렵)은 모두 돌궐 고유문자로 작성됐다.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이 돌궐유적들은 들판에 그대로 방치된 채 무분별한 탁본 등으로 급격한 훼손에 직면했다. 이에 터키 정부는 대통령이 앞장 서서 이들 유적을 터키가 보호해야 한다는 국내여론을 조성하고는 1995년 '몽골지역 돌궐 기념비 프로젝트'를 몽골정부에 제의했다.

이를 바탕으로 양국은 2년간 협의를 거쳐 1997년 6월에는 터키국제협력처(TICA)와 몽골 정부(몽골교육문화과학부)간 협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이 협약은 몽골 3개 지역에서 고대 돌궐비문의 고고학적 연구, 발굴, 수리, 복원에 관한 5개년 계획으로 이루어졌다. 이 사업에 소요되는 관련 재정 전반은 TICA가 부담하기로 했다.

발굴 지역은 주로 빌케 카간과 퀼 테긴 유적 일대에 집중됐으나 인근 다른 유적도 조사가 이뤄졌다. 뿐만 아니라 위구르 수도인 칼라 발가순(카라코름)과 울란바토르 근교 톤유쿡 유적지도 조사대상에 포함됐다.

양국은 나아가 유적지 근처에는 박물관을 세워 출토 유물들을 이관, 보호하고 원래 유적지에는 모조품을 세워 복원키로 했다. 뿐만 아니라 조사성과물은 의무적으로 보고서로 내기로 했다.

이에 의해 돌궐-몽골과학위원회는 코쇼 차이담 지역과 톤유쿡 돌궐비문에 관한 보고서(2001년)를 제출하기도 했다.

또, 1998~1999년에는 이들 두 유적지 인근에 박물관과 보호건물 공사를 시작했으며, 2002~2003년에는 아르항가이 코쇼 차이담 발굴 활동을 본격화했다.

애초 5년 계획으로 시작한 터키 정부의 돌궐 프로젝트는 이후 연장되어 현재도 몽골 각지에서 이를 위한 각종 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박원길 박사는 "몽골은 지리적 인접성이나 역사적 친연성에서 우리나라 또한 터키 못지 않은 지역"이라면서 "동북아시대를 대비해서라도 몽골지역 역사ㆍ문화 프로젝트에 대한 한국정부의 장기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http://blog.yonhapnews.co.kr/ts1406

taesh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