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貞('매실의 초례청'을 읽고)

道雨 2009. 11. 16. 18:23

 

 

 

                                                   貞

 

                                                       - '매실의 초례청'을 읽고

 

 

 

집사람이 독서회 관계로 알게된 어느 지인에게서 한 권의 책이 보내져 왔는데, 바로 본인이 쓴 수필집이었다.

참 이쁘게 글을 잘 쓰신다고 하면서, 나에게 보라고 전해주기에 집사람보다 내가 먼저 읽어보게 되었다.

 

 

수필집의 제목은 '매실의 초례청'

 

중년의 원숙기에 접어든, 흔히 우리 시적인 말로 '돌아와 거울 앞에 선' 한 여인의 글이다.

 

딸로서, 며느리로서, 아내로서, 또 어머니로서 삶을 돌아보는 듯한 내용의 일상적인 글들이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그려져있는데, 내용을 읽다보면 행간에 스며있는 설움과 한(恨)에, 여자가 아닌 나조차도 때때로 아련해진다.

 

초례청은 우리 전통의 혼인식장을 일컫는 말이다. 매실즙을 담그면서 이를 혼인에 비유하였는데, 자신이 혼인을 주관하면서 그 과정에서 매실을 사랑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여러 편의 글 중에서 내 개인적으로는 '우담화의 제문(祭文)'이 가장 마음에 와 닿는다. 이 글은 며느리로서 돌아가신 시어머님을 애도하는 내용인데, 고부간의 마음(동병상련이랄까?)이 나에게도 애닯게 느껴진다.

 

 

전체적인 글의 내용이 작자의 생활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으로, 천상 한국 여인의 상을 그려내고 있다.

 

내가 이 책을 읽고 느낀 감상(작자이자 주인공인 여인)을 한 글자로 표현한다면 '정(貞)'으로 표현하고 싶다.

 

 

 

                   <류창희 수필집 : 매실의 초례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