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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살 청소년 단체 대표의 수상한 행보

道雨 2011. 11. 15. 17:07

 

 

 

 


'교사 사냥' 19살 청소년단체 대표의 수상한 행보

 

한청련 전·현직 임원 "회비도 안 걷는데...자금출처 의심스럽다"
행사비는 자유총연맹이, 밥값은 우익단체가  

 

  
한국청소년미래리더연합
ⓒ 화면캡처
한국청소년미래리더연합

최근 일부 신문에 '교사들의 편향교육 사례'를 제보한 청소년단체가 한국자유총연맹의 지원을 받아 행사를 치른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또한 이 단체가 회비 수익이 없음에도 프레스센터에서 총회를 개최하는 등 청소년답지 않은 통 큰 행사를 벌이는 배경에 대해 이 단체 전·현직 임원들도 "자금 출처가 의심스럽다"는 의혹을 제기해 논란이 예상된다.

 

우익 청소년단체 한청련, 전·현직 임원도 모르는 사업들

 

한국청소년미래리더연합(한청련)은 '우익 청소년단체'를 내세우며 지난해 8월 창립했다. 지난 8일 출범한 전교조 추방 1천만 서명 국민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으며, 한나라당 조전혁, 전여옥 의원 등의 강연을 듣는 한편 무상급식과 희망버스, 반값 등록금 운동에 반대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특히 올해 4월부터는 '에듀리크스'라는 정치 편향교육 제보사이트를 운영 중이다. 한청련은 이런 방식으로 수집한 '교사 수업' 내용을 <동아일보> 등에 건네 '좌편향 욕설 수업'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그런데 이 단체 전·현직 핵심 임원 다수는 '에듀리크스' 존재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청련의 한 지역본부장은 "나도 우리 단체가 운영하는 에듀리크스에 편향교육을 고발한 적이 있다"고 말했으나, 이 단체 현직 홍보국장인 C씨는 "그런 이름을 가진 사이트를 우리가 운영하느냐? 편향교육 고발 사이트를 우리 단체가 운영하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직 고위임원도 "내가 그 당시 직위가 ○○○이었는데 에듀리크스는 들어보지도 못했다. 아마 대표가 혼자 만들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청련에서 운영하는 '편향교육' 제보 사이트
ⓒ 인터넷 화면 갈무리
한청련

 

사업·운영비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한청련 사이트에 따르면, 한청련 회원은 2800명이다. 하지만 이 단체 곽아무개 대표(19) 등 관련 임원 5명에게 확인한 결과 회비수익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전직 고위임원은 "2800명은 인터넷 카페 회원 숫자이고, 실제 활동회원은 100명 정도"라고 설명했다.

 

회비 수익이 없음에도 이 단체는 자체 사이트 는 물론 '에듀리크스' 사이트를 운영하는 한편, 올 1월엔 프레스센터 19층 국제회의장에서 총회를 열 정도로 여느 청소년단체와 다른 행보를 보였다. 곽 대표는 인터넷 뉴스사이트인 틴고라(http://teengora.com) 대표도 맡고 있다.

 

자금 출처와 관련 이 단체 한 전직 고위임원은 "돈을 흥청망청 썼지만 출처가 어딘 지는 대표만 알고 있다. 돈 문제는 뭔가 의심스런 점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곽 대표는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하는 말"이라고 일축하며 "우리 활동은 어른들이 시킨 것이 아니라 편향적인 수업을 하는 교사들을 고발하기 위해 스스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 단체가 자유주의 단체와 한나라당 등의 후원을 받지 못했는데 이것이 오히려 우파의 한계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자유총연맹은 행사비, 또 다른 우익단체는 총회 식사비 제공

 

한청련은 지난 8월 12일부터 2박3일간 경기도 화성에 있는 한 호텔에서 제2회 전국청소년모의국회를 열었는데, 이 당시 주최자로 이름을 올린 자유총연맹에서 행사비 수백만 원을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곽 대표는 행정안전부도 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가 대회 이틀 전에 취소했다고 밝혔다.

 

자유총연맹 조직국 관계자는 "마지막 날 차량이동비와 교재제작비를 지원한 사실은 있다"면서도 "이는 행사에 대해 지원한 것이며 한청련에 대해서는 일체 지원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곽 대표도 "270명이 참석한 행사에서 적자가 생겨 내가 100만원을 내고 자유총연맹이 500만원을 냈다"고 관련 사실을 시인했다.

 

올해 1월 24일 오후 4시부터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연 이 단체 총회도 한 우익단체가 장소 대여는 물론 저녁 회식비까지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곽 대표는 "한 단체가 장소를 대관해 그 단체 행사 전에 우리가 총회를 열었다"면서 "그 단체가 밥값 40∼50만원을 줘서 그날 총회에 참석한 (우리 단체 회원) 30명이 저녁을 먹었다"고 시인했다. 한청련은 자신의 사이트 공지사항에서 "(총회에) 장거리에서 오신 분들에게는 소정의 교통비를 지급해드린다"고 적어놓기도 했다.

 

이와 관련 임정훈 전교조 대변인은 "수업 내용이 편향됐다고 언론에 제보한 한청련은 전교조 해체 모임에도 참여하는 등 우익 편향 활동을 하는 단체"라면서 "일반 청소년단체와 달리 석연치 않은 자금줄과 우익 정치권을 대변한다는 점에서 검은 배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자금출처 의혹과 관련, 곽 대표는 "회비 수익은 없지만 후원금이 한 해 700∼800만원 들어오고 한 해 운영비 1200만원 중 부족한 비용은 아버지가 지원하고 있다"면서 "인터넷 뉴스사이트도 부모님이 도와주셔서 개통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 단체의 간부들은 대부분 고교생이거나 대입준비생이다.

 

  
한청련 제보를 바탕으로 작성한 <동아일보> 11월 8일자 3면.
ⓒ 동아PDF
동아일보

 

 

"스폰은 아버지다, 우파단체 지원하던 아버지가..."

[인터뷰] 곽아무개 한청련 대표

보수우익 깃발을 든 청소년 단체 한청련. 이 단체의 중심엔 대입준비생 곽아무개(19) 대표가 있었다. 곽 대표는 최근 <동아일보> 등에 전화를 걸어 '디시인사이드'에 올라온 교사의 수업동영상을 편향적이라고 제보하는 한편, 지난 4월부터는 에듀리크스라는 편향교육 고발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왜 이 같은 활동을 벌이는 것일까? 또한 활동비는 어떻게 마련하는 것일까? 이에 대한 곽 대표의 해명을 듣기 위해 15일 오전 전화인터뷰를 했다.

 

-한국에 온 지 2년 정도 됐다고 들었다.

"중국과 캐나다에서 중학교 1년과 고등학교 과정 2년을 보냈다."

 

-귀국 1년만인 지난해 한청련을 만들고, 올해 인도에 있는 대학 진학이 결정되었는데 대표는 그만 두는 것인가?

"우리 단체는 대한민국의 기본 기치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존중하고 나라사랑을 실천하는 게 목적이다. 단체는 그대로 움직일 것이다. 대학생 신분으로 대표를 맡을 수는 없기 때문에 대표는 넘겨줄 것이다. 명예회장단으로 활동할 것이다."

 

이 단체는 회칙에서 '명예회장단의 허가를 받아 해산할 수 있다'(35조)고 명시하는 등 명예회장단의 권한이 막강하다.

 

-활동하는 회원이 100명이라고 하던데?

"중학생이 15%이고 나머지는 고등학생이다. 공식 홈페이지 가입자가 2800명이다. 제주 출범식 참가자만 해도 100명이 넘는다."

 

-회비는 왜 받지 않나?

"받으면 좀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징수할 방법도 없다."

 

-그래서 자금출처에 대한 뒷말이 나오는 듯하다. 전직 임원은 '흥청망청'이란 표현을 쓰면서 운영비를 많이 지출한다고 하던데.

"제 돈이 많이 들어갔다. 후원금은 일부이고. 저희 집 카드로 긁는다. 스폰은 아버지다. 아버지는 우파단체 쪽에 사비를 쓰시다가 아들이 하니까 도와주는 것이다. 자유주의 단체와 한나라당이 체계적으로 지원한 적 없다. 아니 후원한 적 없다. 이런 식의 모습이 우파의 한계라고 생각한다."

 

-한청련 자체가 우편향이란 지적이 있다. 이런 단체가 '편향교육 고발'을 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나?

"우편향? 그 부분은 인정한다. 어차피 우리랑 반대되는 '아수나로' 같은 단체도 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