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사찰 관련

"특수활동비 빼서 매달 280만원 청와대 상납, 이영호비서관이 마련한 돈 2000만원 받았다"

道雨 2012. 3. 14. 13:53

 

 

"특수활동비 빼서 매달 280만원 청와대 상납,

   이영호비서관이 마련한 돈 2000만원 받았다"

 

<이털남>에 출연한 장진수 전 주무관 추가 폭로

 

 

 

청와대가 민간인 불법사찰 증거 은폐를 위해 자신을 회유했다고 고백한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이 특수활동비의 일부를 매월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에 상납한 사실을 추가로 폭로했다. 그는 또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으로부터 '입막음용'으로 2000만 원을 전달받았다가 돌려줬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고백했다.  

 

장 전 주무관은 14일 <오마이뉴스>에서 만드는 팟캐스트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 51회에 출연해 "2011년 8월 8일 신길역 근처에서 A씨로부터 2000만 원을 받았다"며 "A씨가 '이영호 비서관이 마련했다'고 했다"고 밝혔다(☞ 바로가기: 아이튠즈에서 이털남 듣기).

 

이영호 전 비서관이 2000만 원을 마련했다는 장 전 주무관의 고백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 전 비서관은 '증거인멸 지시의 윗선'으로 의심받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영호 비서관이 어렵게 마련했다'고 했다"

 

장 전 주무관은 A씨로부터 2000만 원을 받기 전에 진경락 전 기획총괄과장한테서도 같은 금액의 돈이 건네졌으나 거부했다고 밝혔다. 장 전 주무관이 민간인 사찰 증거인멸 지시 의혹을 받고 있는 진경락 전 기획총괄과장을 만난 것은 지난해 5월 중순께. 증거인멸 지시 의혹과 관련된 2심 재판이 끝난 직후였다.

 

장 전 주무관은 "최종석 전 행정관한테 연락이 와서 '진경락 과장이 그쪽으로 가니 만나보라'고 했다"며 "그래서 진 과장을 종로구청 앞에서 기다리다 만났더니 2000만 원이 든 비닐봉투를 하나 주었다"고 말했다.

 

장 전 주무관이 받기를 거부하자 진경락 전 과장은 "이영호 비서관께서 어렵게 마련한 거니까 꼭 좀 받으면 좋겠다"며 거듭 돈 전달을 시도했다는 것이 장 전 주무관의 고백이다.

 

장 전 주무관은 "진 전 과장의 차에 타서 이동하는데 (진 전 과장이) 계속 '돈을 받아라'라고 말했지만 저는 돈을 그대로 두고 내렸다"며 "그러자 진 과장이 '이걸 안 받아가면 어떻게 하느냐, 내가 돌아가서 (이영호 전 비서관한테) 뭐라고 하느냐'며 화를 냈다"고 주장했다.

 

장 전 주무관은 "저는 (진경락 전 과장한테) 미안하다는 한 마디를 꼭 듣고 싶었다"며 "진 전 과장이 법정에서 자기는 (증거인멸을) 지시한 적이 없다고 했는데 사석에서는 그 부분('증거인멸 지시')부터 말해줬으면 하고 바랐지만 끝까지 안 했다"고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런데 석달 뒤인 2010년 8월 8일. 장 전 주무관은 안면이 있었던 A씨를 신길역 근처 술집에서 만났다. A씨는 장 전 주무관의 전임자인 김아무개씨가 소개해준 사람으로 포항 출신의 공인노무사로 알려졌다.

 

장 전 주무관은 "포장마차 같은 술집에서 소주를 한 잔 하면서 그분이 저에게 5만 원짜리 네묶음(2000만 원)이 들어 있는 쇼핑백을 건넸다"며 "그분이 '이영호 비서관이 마련한 것인데 걱정하지 말고 쓰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장 전 주무관은 "2시간 동안 만났는데 계속 사양하다가 결국 받았다"며 "좀 혹하는 마음도 있었고 이영호 전 비서관의 혐의를 입증하고 싶어서 받았다"고 말했다. 장 전 주무관은 그 2000만 원을 최근 A씨에게 돌려줬다고 밝혔다.

 

장 전 주무관에게 전달된 2000만 원은 '입막음용' 성격이 짙다. 지난 12일 <이털남>을 통해 공개된 '최종석-장진수 대화록'에 따르면, 최 전 행정관이 "캐시(현금)를 달라고 하면 내가 그것도 방법을 찾아주겠다"고 회유했기 때문이다.

 

"매달 특수활동비 400만 원 중 280만 원 청와대에 전달"

 

 

또한 장 전 주무관은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특수활동비의 일부를 매달 이영호 전 비서관 등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에 전달했다고 폭로했다.

 

장 전 주무관은 "전임자가 업무를 인수인계하면서 '고용노사비서관실에 가는 돈이 있다, 세 개 봉투에 나눠서 담아야 한다, 200만 원, 50만 원, 30만 원 나눠서 드리면 된다'고 했다"며 "(그래서) 이영호 비서관 200만 원, 비서관실 국장 50만 원, 최종석 행정관에게 30만 원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장 전 주무관은 "제가 2009년 7월 31일부로 발령받았으니 (2009년) 8월부터 2010년 6월까지 (그렇게) 돈을 전달했다"며 "이것은 조직(공직윤리지원관실)의 특수활동비 예산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장 전 주무관은 "(특수활동비) 400만 원을 이인규 지원관에게 결재를 받아서 인출했다"며 "수령증에는 이인규 지원관이 200만 원, 진경락 과장이 200만 원을 수령한 걸로 사인했다"고 주장했다.

 

장 전 주무관은 "400만 원 중 280만 원은 청와대로 가고 나머지(120만 원)는 조직내에서 정상적인 특수활동비로 썼다"며 "돈을 전달한 사람은 진경락 전 과장이었다"고 폭로했다.

 

진경락 전 과장 "내가 무슨 돈이 있어서 그런 일 했겠나?"

 

2000만 원과 특수활동비의 전달자로 지목된 진 전 과장은 14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장 전 주무관의 주장은) 제가 장 전 주무관을 회유하는 것으로 비쳐지는데 내가 무슨 돈이 있어서 그런 일(돈 전달)을 하겠는가?"라며 "(장 전 주무관의) 의혹제기가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진 전 과장은 "특수활동비는 엄격한 보안이 요구되는 돈이어서 집행자 외에는 (사용처 등을) 알지 못한다"며 "특히 공무원은 (특수활동비 사용과 관련해) 비밀 유지 의무가 있다"고 자세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진 전 과장은 "(장 전 주무관의 주장은) 진실을 확인하는 데서 아무 것도 아니고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진실을 밝히는 것은 검찰 재수사나 법정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재수사가 끝나면 특검으로 갈 것 아니냐"며 "저도 마음 고생이 심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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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호, 입막음 대가로 '캐쉬' 2000만원 마련해줬다"

장진수 "과거 청와대에 월280만원씩 예산 상납키도"

민간인 불법사찰증거인멸 사건에서 '뒷배'로 거론된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증거인멸의 실행자 장진수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2000만 원의 입막음용 '캐쉬'를 사람을 통해 건넸다는 증언이 나왔다.

증거인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월(집행유예 2년)을 받고 대법원 상고 중인 장 전 주무관은 14일 오전 김종배 시사평론가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에 출연해, 2011년 8월 신길역 인근 한 술집에서 "이영호 비서관이 마련해주신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5만원권 뭉치 4개를 받았다가 나중에 돌려줬다고 말했다.

장 전 주무관은 자신에게 2000만 원을 전달한 인물신상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고, 다만 "전임자가 소개해준 분"이라며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을 지시했던 최종석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이 과거 자신을 불러냈을 때 이 인물도 동석했던 적이 있었다고만 전했다.

전날 폭로된 장 전 주무관과 최종석 전 행정관의 대화 녹취록에 따르면, 최 전 행정관은 장 전 주무관에게 '입막음 비용'으로 취직 알선을 시켜주겠다고 했다가 "평생 (책임지겠다는 것을) 못 믿겠다면, 캐쉬(현금)라도 달라 하면 내가 그것도 방법을 찾아 주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장 전 주무관은 돈을 받은 이유에 대해 "이영호 비서관의 혐의를 입증하고 싶었다"면서 "증거로 하고 싶었던 마음이 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최근 이 돈을 전달받은 사람에게 돌려줬다고 했다.

그는 이 일이 있기 석달 전 최 전 비서관이 총리실 소속 진경락 과장을 만나보라고 해 만났을 때도 진 과장이 현금을 내밀었다고 전했다. 그는 "진경락 과장이 차를 끌고 왔다. 종로구청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만났다. 그런데 진 과장이 비닐봉지 하나를 주는데 안에 돈이 (있었다. 진 과장은) '2000만 원이다, 받아라' 만나자마자 바로 그렇게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자신이 "돈은 됐고 차에 타서 얘기나 좀 했으면 좋겠다" 했지만 진 과장은 거부하다가 마지못해 문을 열어 줬으며, 차 안에서도 계속 받으라고 권유했지만 끝내 놓고 내리니 이때도 "이영호 비서관님께서 어렵게 마련한 거니까 꼭 좀 받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그는 증언했다.

▲지난 2010년 8월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고 나오는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뉴시스

"총리실 활동비, 매달 280만원씩 청와대에 상납"

또 이날 <이털남> 및 민주통합당 'MB정권 비리 및 불법비자금 진상조사특별위원회'(특위)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장 전 주무관은 총리실에 배정된 예산 중 일부를 2009년 8월부터 2010년 6월까지 매달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실에 '상납'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매달 이인규 공직윤리지원관과 진경락 과장 앞으로 400만 원 씩을 정부예산 중의 특별활동비 항목에서 타내어, 이 중 280만 원을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실에 전했으며 청와대로 돈을 직접 들고 간 것은 진경락 과장이었다고 주장했다.

280만 원이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갔는지와 관련해, 그는 "이영호는 200, 조재정은 50, 최종석은 30, 합이 280을 제가 (진 과장에게) 갖다 주는 거다. 봉투 3개를"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처음 이름이 거론된 조재정 당시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은 노동부 소속 고위공무원(행시 28회)으로 포항 출신이며, 2007년 대선 이후 이명박 정부 정권인수위원회에 소속됐다가 선임행정관으로 청와대에서 일했던 인물이다. 그는 2010년 고용노동부에 원대복귀하며 같은해 3월 선배들을 제치고 1급으로 승진,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현재 노동정책실장으로 있다. 지난해 차관 인사 때 물망에 오르기도 했었다.

2010년 초 노동부로 복귀한 만큼 같은해 7월 이뤄진 증거인멸과는 직접 관련이 없을지라도, 이영호 전 비서관과 최 전 행정관 사이금액을 '상납'받았던 것이 사실이라면 조 실장 역시 민간인 사찰과 관련해 일정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

민주당 특위는 "매우 충격적인 사실"이라며 "이영호 비서관 등은 2년 동안 특수활동비를 횡령한 것이고 예산회계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어 "청와대가 공직윤리지원관실에 책정된 특수활동비를 유용해 지급받았다는 것은 청와대가 불법 민간인 사찰에 깊이 개입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검찰은 최 전 행정관, 조 전 행정관, 이 전 비서관 및 권재진 민정수석(현 법무장관) 등 청와대 관계자들의 불법 민간인 사찰, 증거인멸과 예산횡령에 대해 즉각 수사해 전모를 밝혀야 한다"고 강하게 촉구했다.
 

/곽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