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 용공(조작) 사건

[협력자구속] 국정원의 진정한 협력자는 누구일까

道雨 2014. 3. 18. 15:06

 

 

 

[협력자구속] 국정원의 진정한 협력자는 누구일까
생긴 모습은 서로 다르나 정체성은 서로 닮은 두 사람의 선택
장유근 | 2014-03-17 12:59:00

 

 

<꼬리 잘린 여우 한 마리>…

이솝 우화 몇 줄에서 찾은 정체성 상실의 교훈 하나.

 

뺀질뺀질 하고 교활한 여우 한 마리가 덫에 걸렸다. 덫을 빠져나오려고 안간힘을 다 쓴 끝에 여우는 덫에서 탈출했다. 그런데 너무 용을 쓴 나머지 그만 꼬리를 싹둑 잘리고 말았다. 그래서 상처가 다 아물 때까지 혼자서 굴속에 꼼짝도 안 하고 숨어 지냈다. 하지만 상처가 다 낫고 난 다음에도 혼자 밖으로 돌아다니고 싶지 않았다. 동료 여우들 보기가 창피했기 때문이었다. 

여우는 생각했다. 꼬리가 없는 걸 보면 얘들이 인터넷에 사진을 올려놓고 막 놀려 대겠지? 카톡에서는 카톡카톡 하루종일 꼬리없는 나의 이야기를 공유하게 될지도 몰라. 다들 꼬리가 있는 데 꼬리가 없는 것 때문에 나는 또 얼마나 비참하게 살게 될지.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그냥 아무도 모르게 숨어 버릴텐데. 그렇다고 여우가 쥐새끼는 될 수 없는 법. 여우는 인터넷을 뒤진 끝에 마침내 기발한 잔꾀 하나를 생각해 냈다. 그리고 여우는 고개를 쳐들고 의기양양하게 동료들 틈으로 다시 돌아갔다. 친구들이 그를 보자마자 반가워 했다.

“친구… 한동안 안 보이던 데 해외여행 댕겨왔니?…어라, 그런데 니 꼬랑지는?…”

친구 눈에 맨 먼저 띈게 꼬리였다. 그래서 즉각 잔꾀를 늘어놨다.

“그래,성형수술을 좀 하고 왔단다.”

그러면서 몸을 휙 돌려 친구들에게 꼬리가 잘린 모습을 보여 주었다. 돈도 엄청 들고 고통도 컷지만, 그래도 그 힘든 수술을 끝까지 다 견뎌낸 게 대견스럽다며 주절주절 변명을 늘어놓았다. 그러자 다른 여우들은 생전 듣보잡 수술을 왜 받게 되었는지 물어 왔다. 

“음…사실 꼬리라는 건…음…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거추장스러운 장식 같은 거야. 그 때문에 이나 벼룩 혹은 진드기 같은 것들이 시도때도 없이 달라붙지.그래도 그건 참을만 해. 정말 중요한 건 사냥꾼들이 사냥개를 풀어 니들을 잡으려고 달려들 때가 문제야. 죽을 힘을 다해 도망쳐야 하는 순간에 꼬리 때문에 속력이 떨어지거든. 그리고 사냥꾼들이 잡기 좋은 손잡이 같은 게 꼬리잖아. 한마디로 꼬리는 보기에도 안 좋고, 생명에도 큰 지장을 초래해…”

그럴 듯한 논리에 감동된 여우들은 모두 '꼬리를 자르자'며 난리법석이었다. 그런데 머리가 희끗희끗한 한 여우가 나서서 이렇게 말했다.

“흠…자네가 지금까지 한 말은 그럴 듯 해. 그런데 말야. 여우 세계에서 암컷 여우들이 ‘꼬리 없는 수컷’을 좋아할런지 잘 모르겠거든…”

노련한 여우의 한 마디에 여우들은 꼬리를 자르는 게 부적절 하다며 카톡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카톡카톡…


늙은 여우로부터 배우는 신의 한 수

 

 

어제(15일) 저녁, 일반의 상식(?)대로 검찰은 국정원 조작의혹 사건의 한 당사자인 국가정보원 협력자 김모(61)씨를 구속했다. 간첩사건 증거위조에 가담한 혐의가 구속사유가 됐다.

서울중앙지법 엄상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김 씨의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나서 “소명되는 범죄 혐의가 중대하고 구속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영장을 발부한 것이다. 김 씨는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수사팀에서 조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간첩조작 사건으로부터 불거진 국정원 증거조작 의혹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진 주말 저녁, 법원이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집행하자, 누리꾼들의 불만도 적지않았다. 누리꾼들은 관련 기사 밑에 “구속 시켜놓고 소설쓰겠구만… 국정원은 건드리기 겁나지?”라는 등의 의견을 통해 이번 검찰의 조작의혹 사건이 ‘꼬리자르기 수순’이라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것.

그러면서 “국정원장을 구속하고 국정원 직원을 구속하라!!”며 순서가 뒤바뀐 것으로 말하고 흉흉한 민심을 표현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태 파악을 조금만 더 깊이 해 보면, 검찰의 조작의혹 사건은 국정원장 내지 특정 파트의 국정원 직원을 파면 하거나 구속하는 조치만으로 사태가 쉽게 가라앉기 힘든 전망이다.

따라서 우화 한 토막을 통해 이 사건에 포함된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되짚어 보며 댓글정부 등에 미치는 파장을 일면 살펴보기로 한다.


국정원 막강파워 확인해 준 조작검찰

 
요즘 국민 1인은 국정원에 의한 검찰의 조작의혹 사건 지켜보면서 적잖은 우려를 하고 있다. 특정 정치 세력이 대놓고 국가정보기관의 위상을 마음대로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의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 참조하면, 국정원과 국정원 협력자와 검찰과 정부와 새누리당이 이 사건에 깊숙히 개입되거나 관여한 것으로 국정원은 자업자득을 한 셈이다.

이 사건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을 음해할 목적이 다분한 검찰의 조작의혹 사건으로, 집권여당이 권력 유지를 위해 작당한 개연성이 농후했던 것. 선거 구도를 삼자구도로 맞추어 놓고 박원순 시장(민주당)을 공격할 요량으로 비친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신당 창당을 하면서 삼자구도 내지 다자구도로 형성될 선거판세가 양자대결로 압축됐고, 서울시장을 간첩으로 몰아갈 명분까지 퇴색됐다.

그러나 그건 나중의 일이었다. 검찰의 조작의혹 사건은, 국정원과 검찰이 공모한 게 다 ‘들통’나게 된 것. 따라서 낭패를 자초한 정부여당. 박근혜가 이 사건을 엄정하게 수사해 사법처리를 주문하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문제가 하나 더 생겼다. 그렇다면 누가 누구를 수사한다는 말인가. 따라서 야권과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범죄자가 범죄자를 수사하는 말도 안 되는 상황' 때문에 특검을 주장하게 된 것.

이런 상황이 이틀 전까지 진행된 개략적인 검찰의 조작의혹 사건 배후의 국정원 모습이었으며, 구속된 협력자 김 씨는 이 과정에서 조작된 서류를 국정원에 전해준 것으로 다시 조작되고 있었다. 그게 미수로 끝난 자살극으로부터 드러난 것이다.

 

*자료사진(=구글이미지)은 취임식장에서 만난 박근혜와 이명박이 대화를 나누며 웃고있다. 무슨 대화가 오갔을까…
 

해외 언론에 비친 국정원의 자살 해프닝

 

국정원 협력자의 자살 해프닝은 조작사실을 덮으려한 또 다른 조작이었다. 댓글정부들어 끊임없이 되풀이 되고 있는 <조작질> 키워드의 결정판이 협력자의 자살 해프닝이랄까.

간 밤에 구속된 협력자의 자살 해프닝을 통해 대한민국 국정원의 위상은 꼬리 잘린 여우같은 신세에 직면하게 됐다. 음지에서 은밀하게 활동하며 첩보활동에 주력해야 할 국정원이 양지에 나타나 ‘별의 별 꼴’을 다 보이고 있는 것.

 

이 같은 사실은 국내에만 알려진 게 아니라 일찌감치 바다건너 해외로 전파되며 한국의 국격을 사정없이 추락시키고 있었다. AFP에서는 이렇게 전하고 있었다.

 

“국정원은 2004년 북에서 남으로 도피해온 전 서울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간첩사건의 혐의를 만들기 위해 중국 출입경 기록을 포함한 문서를 조작한 혐의를 받아왔다. 중국측에서 이 문서들이 위조된 것임을 확인함에 따라 국정원은 자신들이 위조의 배후라는 혐의를 부인해야 했으나, 지난 주 문서위조에 관련된 국정원 협력자가 자살시도를 함으로써 이 사안은 극적인 반전을 보게됐다…”
<출처: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108823>

 

아울러 <뷰스앤뉴스>는 프랑스 공영방송인 RFI(라디오 프랑스 인터내셔널)의 보도를 전하면서 12일 ‘공황 상태에 빠진 한국의 정보원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검찰의)간첩조작 사건을 상세히 다뤘다. RFI는 “서울의 정보원들이 공황 상태에 빠졌다”며 "지난 10일 국가정보원을 상대로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이는 간첩 혐의를 받고 있는 탈북자 사건에서 국정원이 증거 문서를 위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위조 증거 사건은 수 일전부터 한국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으며,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정권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보도한 것이다. RFI는 해외에 있는 약 1억여 명에 달하는 프랑스어 사용자를 위해 제작되는 방송이다. 


국정원에 협력하지 않으면 구속?

 
불과 1주일 전후 한국은 ‘댓글사건 내지 조작의혹’으로 세계인으로부터 주목받는 나라이자, 국정원은 만신창이가 되고 있는 끔찍한 모습.

그 과정에서 맨 먼저 구속 수감한 사람은 국정원의 협력자 김 모씨.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지금까지 드러난 국정원에 의한 검찰의 조작 의혹 사건을 참조하면, 모든 죄는 ‘국정원 협력자 김 모씨가 저지른 것’으로 귀결된다.

참 희한한 일이다. 국정원과 검찰이 책임 전부를 협력자에게 떠 넘기는 것 같은 황당한 시츄에이션.

 

그렇다면 이 같은 현상은 어디서 비롯됐을까.

 

우선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원세훈에 이은 후임 남재준 국정원장의 처지를 살펴봐야 한다. 원세훈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것도 이상한 일이지만, 남재준을 해임 시킬 경우의 수까지 고려해 봐야 하는 게 이명박 정권과 수평 교대한 댓글정권의 모습이다.

이들은 불과 1년 전까지 한나라당(새누리당)에서 한 솥 밥을 먹으며 동고동락하던 사람들이다. 서로 상부상조하며 날치기 세 번을 통해 4대강을 망가뜨리는 동안, 22조원의 행방까지 묘연하게 만든 죄업을 쌓은 사람들이었던 것.

 

그들은 친박·친이계로 한 지붕 두 식구로 살면서 가끔은 동상이몽을 꿈꾸었다. 겉모습은 수박이지만 속은 호박씨를 까고 있었던 것이라고나 할까.

 

이명박이 퇴임 후를 보장받으려면 박근혜가 필요했을 것이며, 박근혜 한테 일련의 보험을 들어야 했을 것. 그게 국정원과 사이버사령부 등을 동원해 51.6%의 지지율(5.16쿠데타 상징)을 만든 보험증서(?)라고 말하는 것.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분들의 이유있는 논리였다.

 

국정원의 진정한 협력자는 누구일까
 
하늘을 찌를 듯한 부정부패의 고리로부터 벗어나는 게 급선무였을 이명박이 선택할 유일한 카드는, 박근혜 한테 모든 것을 다 내 맡기는 것. 그게 대선 직후 한국 사회를 어둡게 만드는 댓글사건의 후유증이자, 유신망령을 끌어들인 이명박의 선택이라는 주장. 따라서 금번 검찰의 조작의혹 사건은 두 협력자 내지 공조체제에 금이 가게 된 매우 위험한 사건으로 보이는 것.

 

이 과정에서 살아남으려면 불가능해 보이는 숙제를 해결해야 하는 데, 그게 하루 이틀 국정원의 위상을 흔들며 남재준의 처지까지 초라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박근혜가 남재준을 자르는 즉시 후폭풍이 박근혜의 발목을 놓아주지 않고 '물귀신 작전'에 돌입할 수 있는 것.

그렇게 된다면 박근혜는 박정희의 운명을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를 게 아닌가.

 

죽느냐 사느냐…문제를 놓고 고민이 깊을 땐 <꼬리 잘린 여우 한 마리>의 교훈을 살피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괜히 잘려나갈 꼬리에 대해 잔꾀를 부리며 변명을 늘어놔 봤자 국내는 물론 세계인의 조롱거리 밖에 안 된다. 그런 권력이 얼마 동안 장수할 수 있을까.

국정원이 정치검찰에 의해 꼬리 일부가 ‘뜯겨져’ 나간 가운데 오히려 박근혜와 새누리당의 꼬리가 덫에 걸려 잘려나갈 위기에 처했다. 상부상조와 동상이몽이 낳은 비극이 점점 더 현실화 되고 있는 것.

 

생긴 모습은 서로 다르나 정체성은 서로 닮은 두 사람의 선택에 의해 국정원은 물론 댓글정부의 운명이 결정될 차례다. 국정원의 협력자 구속을 통해 또 다른 협력자의 말로를 (예고편으로)보고있는 것.

세상엔 비밀도 없지만 협력 내지 협조는 오래가지 못한다. 그게 거래를 통해 이루어졌으면, 곧 누군가 어느 모텔에서 옵션을 까발리는 등 자살해프닝을 벌이며 당신들을 고발할 것 같기도 하다. 카톡카톡…

 

상부상조가 오래가지 못하는 건 누구의 잘못도 아닌 꼬리 밟힌 그대들의 몫이자, 동상이몽이 부른 비극인 것 같음. 꼬리만 잘라 잔뜩 쌓아두면 진정한 국정원의 협력자가 누구인지 금새 밝혀질 걸…아니 이미 다 알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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