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사는 빼라”…참사 다음날, 윤 대통령 주재 회의 뒤 결정
정부가 이태원 참사 이튿날인 10월30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압사’라는 단어를 빼고 ‘이태원 사고’라는 용어를 쓰기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야당은 ‘대통령실이 참사 수습보다는 책임 회피에 급급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용산 이태원참사 국정조사특위 위원인 신현영 의원이 7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박향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10월30일 오후 복지부와 중앙응급의료상황실과 소방·응급의료기관·지자체 관계자 등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모바일 상황실’)에 “오늘 대통령 주재 회의 결과 이태원 압사 사건을 ‘압사’ 제외하고 ‘이태원 사고’로 요청드린다”고 공지했다.
서울 재난인력 관계자는 이에 “이태원 사고로 변경하겠다”고 답하고, 박 정책관은 “감사하다”고 적었다. 실제로도 30일 오후부턴 대통령실이나 정부의 이태원 참사 관련 브리핑에서 ‘압사’라는 단어가 사라진다.
정부는 앞서 국무총리실의 지시로 정부가 ‘이태원 참사’를 ‘이태원 사고’로, ‘희생자와 피해자’를 ‘사망자와 부상자’로 통일해 쓰라는 지침을 내려 참사 축소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민주당에선 이런 대화 내용을 근거로, 사건 파장을 축소하기 위해 윤 대통령이 주재한 중대본 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명칭 변경을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에 대한 패륜적 ‘마약 부검’ 제안에 이어, ‘압사 삭제’ 지시로, 윤석열 정권이 참사 수습보다는 책임 회피에 급급했음이 드러났다”며 “압사임이 명백한데, ‘압사’를 빼라고 한 이유는 무엇인가. 참사의 다른 원인을 찾고 싶었던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보건복지부 쪽은 “대통령의 지시로 이런 결정이 난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국무위원 회의에서 재난이 발생하면 사고 명칭을 정하는데, 이태원 참사의 경우 ‘압사’처럼 상처주는 명칭 아닌 중립적 명칭을 사용하자고 합의가 됐다. 그렇게 결정된 사안을 해당 국장이 모바일 상황실에 공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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