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휴일 장거리 운행 중 차량 고장 발생, 그리고 그 이후 상황

道雨 2023. 8. 7. 11:56

휴일 장거리 운행 중 차량 고장 발생, 그리고 그 이후 상황

 

 

주말(토,일)을 맞아 심원 장모님 댁을 방문 하러 가던 길이었다.

약간의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남고창IC(나들목)에서 빠져서 국도를 타고 가려하였다.

남고창 나들목에서 빠지려고 속도를 줄이려는데, 갑자기 브레이크가 듣지를 않는 것이었다. 

악셀에서 발을 뗀지라 속도는 조금씩 줄고 있었지만,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아(실제로는 아주 미미하게 작동된 것으로 판단) 당황하였고, 중립기어 위치로 놓고 보조브레이크를 사용하여야 멈출 수 있었다. 그리고 기어를 중립 위치에 놓았을 때 엔진에 심한 떨림이 왔다. 지금까지는 없었던 증상이었다.

 

엔진 떨림도 떨림이었지만, 다른 부분도 아니고 브레이크가 듣질 않으니 난감하기 그지 없었다. 

우선 가까운 고창 읍내의 카센터와 서비스센터를 몇 군데 찾았지만, 토요일 저녁(오후 6시경)인지라 모두 문을 닫았다. 사람은 있어도 일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몇 군데 돌아보다가 다시 한 곳 카센터가 열려있기에 들어갔는데, 여기서도 일은 끝났다고 한다. 부속 가게들이 모두 문을 닫았기에 부속이 없어서 일을 못 한다고 한다. 

 

내가 멀리 부산에서 왔는데 차량 상태가 이러이러하다고 설명하고, 월요일까지 기다릴 수도 없고 또 내일은 부산까지 돌아가야 하는데 점검이라도 해봐달라고 부탁했더니, 엔진룸을 보여달란다. 

잠시 살펴보고 운전석에 앉아 후진하면서 브레이크도 밟아보더니, 브레이크는 문제가 없고 엔진(정확히는 점화계통-점화코일) 문제라고 한다. 부품을 교체해야 하는데, 자기로서는 부속이 없어서 고칠 수 없다고 한다.  내일(일요일)까지 정비소나 부품 가게들이 모두 쉬니 월요일에나 고칠 수 있다고 한다. 

현대 서비스센터에 가면 부속들이 다 있으니 한 10분 정도면 다 고칠 수 있을 것이라 한다. 자기에게 오면 부속을 주문하는 시간을 고려해야 하니 그것 보다는 조금 더 걸릴 것이라고 한다.

어찌되었든 부속품 가게가 문을 여는 월요일이 되어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엔진 문제인데 왜 브레이크가듣지 않는가 물었더니, 점화코일(점화플러그랑 셋트로 취급) 불량으로 진공을 빼지 못해서 그런다고 하는데(정확한 표현인지도 모르겠다) 잘 이해되지는 않지만, 차가 오토다 보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고민을 했다. 

월요일에 일찍 여기 와서 차를 고치고 갈까(그러려면 월요일도 한의원을 쉬어야 한다), 아니면 견인차를 불러 지금 바로 부산까지 끌고 갈까?

집사람은 그래도 보조브레이크가 있으니 심원으로 가자고 한다.  

여태까지 30년 가까이 운전을 하면서 지금처럼 브레이크가 듣지 않은 적은 없어서 걱정은 되었지만, 고창(심원  장모님 댁까지는 20~30분 정도 더 가야 한다)까지 왔으니 조심하면서 가기로 했다.

가는 동안 비상등을 켜고, 다시 고속도로로 올라가서(그래도 국도보다는 고속도로가 가다서다를 덜 하니까) 네 거리나 횡단 보도, 신호등 등이 나오면 미리미리 속도를 줄이고, 기아 중립에 보조브레이크를 당겨 제동하면서 장모님 댁까지  갔다.

 

휴대폰 인터넷으로 점화코일을 찾아보니, 점화코일은 소모품으로서 5만~6만 km 운행마다 교환하는 것이 좋다고 돼 있는데, 나는 이 2005년 12월식인 이 차를 중고로 2014년에 샀고,  그 이후로 내가 9년 동안 운행한 거리가 10만km가 넘는데도, 이 부속품들을 교체한 기억이 없다. 그러므로 교체할 때가 지나도 한참 지난 것이니 고장날 만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인터넷으로 점화코일 이상에 대해 검색해도 브레이크 기능에 이상이 생긴다는 것은 찾을 수 없었다. 

그래도 내 차의 브레이크와 관련된 부품들(캘로퍼, 라이닝)은 점검하고 교체한 지가 얼마 안 되었기에, 브레이크 장치에는 이상이 없다는 말이 맞을 것 같았다.

 

 

 

일요일 아침이다.

평소 같으면 점심 이후에 출발하는데, 차량이 걱정되어 아침을 먹고는 일찍 출발하기로 했다. 장거리 길을 엔진과 브레이크 이상인 채로 가려면 신경도 많이 쓰이지만 시간이 훨씬 더 많이 걸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평소 같으면 아침에 장인 어른 산소에 들러 인사드리고 오는 게 일반적인데, 어제(일요일)는 성묘도 생략했다.

 

고속도로로 들어서면서 주유할 때가 되어서 휴게소에 들러야겠다고 생각하던 중, 홀연 휴게소에도 간혹 정비소가 있던 것이 생각났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휴일이 더 손님이 많을 테니 혹시 정비를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생겼다.

서해안고속도로(목포 방향)의 고창고인돌휴게소 간판을 보니 정비소 표지도 함께 있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휴게소에 들어서서는 바로 정비소로 직행하였고, 내 나이 또래로 보이는 정비소 사장님에게 차량의 증상과 사정을 설명하였다. 앤진 룸을 열고 엔진 소리를 듣고나서는 바로 점화코일 문제라고 한다. 여기에서 고칠 수 있다고 한다. 

브레이크가 듣지않는다고 하니, 그럴 수 있다고 하며 고창의 카센터 사장과 비슷한 얘기(진공 관련)를 한다. 

 

어제와 오늘 두 사람의 전문가가 같은 이야기를 하니 신뢰가 생겼다. 

그런데 여기저기 부속을 찾아보더니 낭패한 표정이다. 있을 줄 알았던 부속품이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부속품 가게가 문을 닫아서 어렵다고 한다. 

우린 또 부탁을 해야 했다. 가까운 데도 아니고 부산까지 가야 하는데, 사정을 봐서 힘써 달라고 했다.

 

정비소 사장은 여기저기로 인맥이 닿는 곳으로 전화로 부탁을 하더니, 드디어 부속을 보내준다고 하는 곳을 찾은 듯했다. 

1시간 정도는 걸릴텐데 괜찮겠냐고 하기에, 휴게소 가서 시간을 보내고 있을 테니 정비가 끝나면 전화해달라고 부탁하고는, 휴게소에 가서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앉아 구경도 하면서 1시간 넘게 시간을 보냈다.

 

1시간이 지나도 연락이 없기에 편의점에서 정비소 사장님께 드릴 아이스크림 몇 개를 사고는, 정비소 쪽으로 가는데 전화가 울렸다. 정비소 사장인데 왜 안 오냐고 묻기에 지금 가고 있다고 답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사실 정비소 사장님이 전화를 했었는데, 내가 전화벨 소리를 듣지 못해  못 받은 것이었다)

 

정비소에 가서 보니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부속품 교체하는 것을 직접 보여주려고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새 부속품들(점화코일과 점화플러그 4쌍)이 놓여져 있는 것이 보였다. 

그 자리에서 부품들을 교체하고 정비가 다 되었으니 휴게소를 빙 돌아보라고 권하시기에, 휴게소 내를 빙 돌았는데, 엔진은 떨림이 없이 정상이 되었는데, 브레이크는 여전히 듣지를 않는다. 

그래서 엔진룸을 열고 여기저기 만지며 조정도 하고 오일도 뿌리고 하는데, 여전히 브레이크는 밟히지 않는다. 

 

정비소 사장님은 엔진은 이상 없다고 하고, 자기가 할 바는 여기까지라고 한다. 나중에 부산에 가서 써비스센터에서 점검받아보라고 권하며, 중간에 정상적으로 돌아올 수도 있으니 그러면 점검받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약간의 찜찜함 속에 정비 대금(286,000원)을 결제하고, 차를 끌고 나오는데, 휴게소를 벗어나기 전에 브레이크가 정상적으로 작동된다는 느낌을 받았고, 실제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참 다행이다 싶고, 걱정이 사라지니 집으로 돌아오는 장거리 운전도 하나  고되지 않았다.

 

남원주차장에서 장모님이 싸준 음식으로 점심을 먹으며, 정비소 사장님께 차량이 정상적으로 되었고 브레이크도 잘 작동된다는 문자를 보냈다. 

감사 인사와 차량 정비 실력 최고라는 뜻으로 이모티콘은 덤으로 표시하면서...

 

 

어쨌든 이번 장거리 운행에서 차량 고장과 수리 과정에 두 가지를 배웠다.

 

첫째, 엔진 점화계통(점화코일) 이상으로 브레이크가 듣지 않기도 한다는 것과 

둘째, 휴일 중 정비소(부품 가게 포함)들이 문을 닫을 때, 특히 장거리 운행 중 타 지역에서 이러한 경우에 봉착했를 때, 고속도로 휴게소의 정비소를 이용할 수도 있구나 하는 것. 

 

이 글을 빌어 부속품을 구하기 위해 여러 지인들에게 전화를 거는 수고를 아끼지 않은 고창고인돌 휴게소(목포 방향) 정비소 사장님께 감사 인사를 드린다. 

 

 

2023. 8. 7  

 

 

 

 

*** 고속도로 휴게소내의 정비소들은 휴일(토, 일, 공휴일)에 더욱 일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휴게소 내의 정비소들이 휴일에도 정비에 전념할 수 있도록, 휴일에도 휴게소 내의 정비소들에 대해 부품과 재료를 공급할 방안이 수립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