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손녀가 태어났다

道雨 2009. 12. 28. 15:30

 

 

 

                                          손녀가 태어났다

 

 

 

 

 

 

 

일요일이었던 어제(2009. 12. 27) 오전 10시 반 경에 기다리던 손녀 소연이가 태어났다.

 

출산 예정일이 12월 17일이었으니, 예정일 보다 10일 늦게 태어난 것이다. 초산이기도 하고 태아가 크기도 작아서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지만, 예정일을 1주일을 넘기니 약간 초조해지기도 하던 터였다. 

토요일 저녁을 집에서 우리와 함께 먹고 난 후, 약한 진통을 느끼다, 점차 심해지자 새벽 1시쯤 병원으로 출발하였는데, 다음날인 일요일 오전 10시 33분에 출산하였던 것이다.

 

다행히 제왕절개나 유도분만 없이, 정상적인 진통에 이은 자연분만으로 크게 어려움 없이 순산하여 기쁨이 컸다.

내가 26살에 결혼하여 27살에 아버지가 되었는데, 아들인 공진이도 27살에 아버지가 된 것이니, 그것도 공통점이라면 공통점이라고 하겠다.

 

공교롭게도 나는 두 아이(공진, 범진)가 태어날 때마다 군 부대의 훈련과 교육 등으로 모두 집에 없었기에 집사람과 함께 있어주지를 못했는데, 공진이는 공중보건의로 근무하기에 출산휴가와 연가를 함께 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집사람의 출산 자리에 없었던 나는 나는 아들들의 탯줄을 한 번도 잘라주지 못했지만, 공진이는 소연이의 탯줄을 자기가 직접 잘라주었다고 하니, 아마 책임감과 함께 엄숙하면서도 감개가 무량하였을 것이다. 

 

병원에 도착해서 유리벽을 통해서 소연이를 보고있는데, 태어난 지 채 1시간도 되지 않은 아이가 막 눈을 뜨고는, 자기를 쳐다보고 있는 우리들을 또랑또랑하게 쳐다본다. 그리고는 잠시 후 다시 잠이 든다.

아들이 태어났을 때 보는 마음과 손주를 보는 마음이 뭔가 다른 것 같다.

아들이 태어났을 때 보다 지금은 웬지 더 준비되어있는 듯한, 그리고 좀 더 여유로워진 것 같다. 

  

 

소연이라는 이름은 내가 지어준 것이다.

아들과 며느리가 나에게 손녀의 이름을 지어달라고 하기에, 나름대로 궁리하고, 설문해자(글자의 함의나 출처 등을 수록한 책), 한자자전(옥편) 등도 찾아보고 며칠을 고민한 끝에 지은 것이다.

한자로는 素娟(소연 : 바탕 소, 예쁠 연)이라고 쓰는데, 본 바탕이 예쁘다는 뜻으로 보면 무방하겠다.

 

이름을 정함에는 다 새겨진 뜻이 있으니, 그 본 뜻에 어긋나지 않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얼굴과 몸도 예쁘기를 원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본 바탕은 마음이니, 맹자의 性善說과 같은 맥락으로 심성을 예쁘게 갈고 닦으라는 뜻이기도 하다.

 

 

어린 아이를 '웃음꽃'이라고도 한단다.

비교적 웃음이 적은 우리 집안에 소연이가 태어나 벌써 웃음을 선사해주는 것 같다.

칼을 대지 않은 자연분만, 그리고 순산의 기쁨과 홀가분함도 모두가 다 하늘의 도움이요, 조상과 이웃들의 음덕 때문이 아니겠는가 생각해본다.

큰 어려움 없이 손녀 소연이를 순산해준 며느리가 고맙다.

 

 

 

* 소연이의 출생 상황을 적은 표. 출생시 아기체중과 '정상 분만'이 반갑다. 

 

 

* 방금 전에 막 태어나 신생아실에 누워서 잠을 자고 있는 소연이. 

 

 

* 태어난 지 1시간도 채 되지 않았는데, 우리가 도착하자 눈을 뜨고 하품을 하고 있다. 그리고는 한참을 또랑또랑하게 우리를 쳐다 보았다.

 

 

* 저녁 때 찍은 사진인데, 잠을 자다가도 희한하게 면회시간에는 눈을 떠서 쳐다본다.  

 

 

* 잠시 쳐다보다가는 또 잔다. 

 

 

 

 

 

* 또 눈을 떴다. 그리고는 쳐다 본다. 자기를 쳐다보는 사람들과 카메라가 보이는가? 

 

 

 * 입원실에 있는 아들과 며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