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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궁궐 지붕마루 잡상 첫 번째는 손오공

道雨 2010. 3. 12. 12:02

 

궁궐 지붕마루 잡상 첫 번째는 손오공

 

 

김홍식 교수 "갑옷 입은 삼장법사 없어"

 

 

 

 


 

 

경복궁 근정전이나 경회루, 창덕궁,홍화문, 그리고 종묘의 정전과 같은 왕실의 최고급 기와건물 내림 마루에는 어김없이 잡상(雜像)이라고 일컫는 장식물이 일렬을 이룬 채 서 있다.

이 중에서도 맨 앞을 차지한 잡상은 정체가 대당사부(大唐師父), 즉, 당나라의 저명한 구법승인 삼장법사 현장으로 그동안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 고건축 전공 김홍식(金鴻植.64) 명지대 건축대학 교수는 실제 잡상과 관련 문헌기록을 검토, 대비한 결과 이 잡상은 대당사부가 아니라 손오공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에 의하면 궁궐 잡상의 여러 종류를 나열하면서, 그 맨 앞에 있는 장식기와를 대당사부로 설정하기는 1920년에 나온 상와도(像瓦圖)라는 건축 관련 책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실제 궁궐 건축에서 확인한 이 잡상은 갑옷을 걸치고 모자로는 불쑥 튀어 오른 삿갓을 걸친 데다, 돌을 닮은 의자에 걸터앉아 다리를 쫙 벌리고 손은 무릎에 얹은 모습이었다.

경복궁 근정전에서 확인되는 잡상을 보면, 몽고식 삿갓을 쓰고 귀를 막고, 등 뒤로 끈을 질끈 동여맨 갑옷을 걸쳤다.

이런 특징들을 거론하면서 김 교수는 "삼장법사 현장이 갑옷을 걸친다는 게 정상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1647년에 나온 창덕궁 수리 보고서인 '창덕궁수리도감의궤'(昌德宮修理都監儀軌)에서 여러 잡상 이름으로 손행자 또는 손행자매, 준견 또는 준구, 마룡, 산화승 등을 거론했지, 대당사부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중시했다.

따라서 김 교수는 실제 잡상에서 보이는 특징이나 이런 기록들을 고려할 때, 문제의 잡상은 정체가 손오공이지, 결코 삼장법사 현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선시대 건축물 잡상에 이 손오공 외에도 저팔계와 같은 서유기에 등장하는 소재를 활용한 경우가 많은 까닭은 조선시대에 이 소설이 널리 읽힌 데서 비롯됐다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조선시대 궁궐건축 자재 중에서도 잡상을 비롯해 그냥 흘려버리기 십상인 각종 기와에 주목해 그것을 일일이 분류하고, 그에 나타나는 문양을 세심하게 분석한 '조선시대 궁궐의 막새기와 문양과 장식기와'(민속원)에 저자인 김 교수는 이런 주장을 담았다.

******************************************************<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2010.3.9>

 

 

 

출처 : 토함산 솔이파리
글쓴이 : 솔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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