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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원전 '수주'한 줄 알았더니…"미공개 계약 조건 있다"

道雨 2011. 1. 31. 12:51

 

 

 

  UAE 원전 '수주'한 줄 알았더니…"미공개 계약 조건 있다"

 

이명박 정부가 '수주'했다고 발표했던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 사업이 '수주'가 아니라 사실상 '투자'에 가깝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30일 방송된 MBC '시사매거진 2580'에서는 한국 정부가 UAE로부터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수주하면서 무려 12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UAE에 빌려주기로 한 이면 계약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원전, 미공개 계약 조건'이라는 제목으로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UAE 원전 수주'와 관련해 "우리 국민들이 까맣게 모르는 미공개 계약 조건이 있었다"고 밝히고 "현재 원전 공사 진척에 차질이 빚어져 작년 연말까지 양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이 열려야 했지만 현재 기공식은 무기한 연기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또한 미국 블룸버그 통신이 "국책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이 UAE 원전 플랜트에 100억달러를 빌려줄 계획이다"고 보도한 내용을 공개하고 "우리 돈으로 약 12조원에 달하는 수출입은행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대출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이 2010년 12월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 "UAE와 계약 내용 자체가 우리가 반 정도 파이낸싱을 하도록 되어 있다"고 밝힌 내용과 한국수출입은행이 한 여당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보고서에 "UAE 원전에 대한 수출입은행 금융 지원 규모가 수주금액(186억불)의 약 50% 수준인 90~110억불로 예상"이라고 쓰인 대목을 보도했다.

'시사매거진 2580'은 그동안 22조원이 넘는 원전 건설비용은 UAE가 자체적으로 부담하고 한국은 건설만 맡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었으나 계약이 체결된 후 거의 1년이 지나서야 건설비용의 절반 이상인 약 12조원을 한국이 빌려줘야 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더욱 심각한 문제는 UAE에 대출해 줄 100억달러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라며 "지금까지 수출입은행이 해외 전기발전 플랜트로 대출해준 수출금융 규모는 지금까지 총 10개국에 21억달러가 전부이며, 이번 대출의 규모가 전례없이 크고 대출기간이 28년으로 너무 길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만약 UAE에 대출해 줄 자금을 국제금융시장에서 조달하는 경우 무디스 국가신용등급이 AA인 UAE에 비해 신용등급이 A인 한국이 더 비싼 고금리로 조달해서 싼 금리로 빌려주는 역마진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보도했다.

'제2의 중동 붐'을 가져올 것이라는 UAE 원전 수주 발표 1년이 지난 지금, 이명박 정부가 국민의 세금으로 남의 나라에 원전을 지어주는 게 아니냐는 의혹은 점점 커지고 있다.

한경닷컴 이현정 기자 angeleve@hankyung.com

 

 

 

 

이정희 "UAE 원전, 본계약도 체결않고 과장만…"

 

[CBS < 변상욱의 뉴스쇼 > ]

- 본계약 관건인 PF대출 이율도 미정
- 자금공급한도 늘리려 수출입은행 3500억 증자
- 세금으로 증자해 원전 짓고, 특전사 보내
- 국정조사권 발동해야
- 야권연대 없이 내년 총선승리 불가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이명박 대통령 정부가 최대의 치적으로 내세우는 게 4대강, 그 다음에 아랍에미리트 원전수주일 텐데요. 4대강은 논란이 되고 있지만, 아랍에미리트 원전수주는 누가 봐도 잘해왔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면계약의 내용이 좀 충격적입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처음 인지한 분으로 알려져 있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민노당 이정희 대표를 연결해보겠습니다.

 

 

◇ 변상욱 > 지난 해 말에 이 문제를 처음 얘기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이슬람 채권과세특례가 기재위에 올라왔을 때 얘기죠?

◆ 이정희 > 네, 그렇습니다. 원래 작년 11월 말에 수출입은행 증자문제까지 같이 걸려있어서 저희가 한전에서 따로 보고 받았는데요. 한전은 별도의 TF없이 아랍에미리트 정부 재정에서 공사비를 매달 기성으로 청구해서 받는 방식이기 때문에 매우 유리하다,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계약이행은 파이낸싱 구성 여부하고 전혀 무관하다, 이렇게 보고를 하셨고요. 그런데 이슬람채권 문제로 조세소위에서 논의를 하는데, 기획재정부 차관께서 UAE와의 계약내용 자체가 저희가 반 정도 파이낸싱을 하도록 되어있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한전 보고하고 달라서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문제는 두 가지죠. 첫 번째는 정부가 전액 기성으로 받는다고 했는데, 이게 절반 이상이 대출을 우리가 해 주는 조건이었다는 게 거짓말이었다는 게 나타난 것이고요. 두 번째는 어제 지식경제부 해명자료에서 대출금 이율이 조달금리보다 낮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향후에 대출규모나 금리가 이후에 협의로 확정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러셨는데 이걸 보면 아직 본계약이 체결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양해각서 수준인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요.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핵심이 자금의 이율이 얼마냐, 이건데. 이것도 아직 안 정해졌다는 거죠. 그래서 본계약도 확정적으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금 정부가 치적을 내세우려고 부풀린 게 아니냐, 이렇게 판단이 됩니다.

◇ 변상욱 > 한전 쪽에서 보고 올린 거로는 "저희가 돈을 끌어내거나 하는 것은 없습니다, 공사만 해 주고 돈만 받으면 됩니다" 이런 문제고. 기재부에서 올라온 것은 엉뚱하게도 "절반은 우리가 아무래도 파이낸싱을 해서 돈을 대출해서 어떻게 해줘야 될 것 같습니다" 이 문제고. 해명자료를 보니까 그나마도 아직 확정적으로 얼마를 어떻게 어느 정도의 이율을 갖고 할 건가도 안 나왔다는 얘기군요?

◆ 이정희 > 그렇습니다. 한전은 "파이낸싱 구성여부와 계약이행은 무관하다" 기획재정부는 "계약내용 자체가 파이낸싱 하도록 되어있다" 이렇게 얘기한 거죠.

◇ 변상욱 > 기재부 설명이나 지금까지 해명으로 볼 때 액수 규모가 정확하게 얼마나 될 것 같습니까? 공사가 한 186억 달러, 이렇게 나왔는데?

◆ 이정희 > 네, 저희가 12월 3일에 조세소위를 하다가 기획재정부 임종룡 차관에게 금액 확인을 공식적으로 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담당국에서 확인한 결과 파이낸싱 금액이 186억 불 가운데 100억 불 이상이다, 이렇게 분명히 확인을 해 주셨고.

◇ 변상욱 > 그러면 우리 돈으로 한 10조, 12조는 된다, 이런 뜻인데요?

◆ 이정희 > 그렇죠. 이 부분이 틀림없이 계약서에 들어가 있다, 말씀하셨고. 한전 하고 보고가 다른데 어떻게 된 것이냐, 요청을 다시 한 번 말씀드렸더니 역시 파이낸싱이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파이낸싱이 안 되면 계약이 파기되는 것이냐?" 이렇게 여쭤보니까 "파이낸싱을 하도록 했으니까 저희는 해야 되겠지요"라고 말씀을 하셨고요.

◇ 변상욱 > 그러면 우리가 파이낸싱을 못해 주면 계약은 사라집니까, 라고 마저 물어봐야 될 것 같은데요?

◆ 이정희 > 그렇습니다. 계약이 지금 이 상황에서는 실제로 이행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이고요. 아직 본계약 조차 체결되지 못한 상태, 양해각서 수준인 것처럼 보여서 이 상태라면 자금조달을 만약에 하지 못해서 파기가 된다면 지금까지 했던 공사, 또 특전사 파병, 이런 것이 모두 우리가 손해를 감수하고 철수해야 될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 변상욱 > 큰 공사니까 어차피 건설비용이 많으니까, 참여하는 국내업체 컨소시엄에다가 산업은행이나 기금에서 돈은 좀 빌려줘야 자금조달이 원활하겠다는 그 정도는 생각을 했지, 우리가 아랍에미리트 쪽에 직접 돈을 그렇게 대주리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했습니다. 기자생활 30년 해도 참, 순진하고 답답한 인간입니다. 그것 하나 제대로 모르다니...

그런데 이게 지금 조달금리 얘기가 나왔는데, 아랍에미리트 쪽이 우리보다 오히려 국가신용도가 높아서 그쪽은 싸게 빌릴 수 있지만, 우리는 비싸게 빌려야 되는데, 우리가 갖고 있는 금고 돈으로 다 꺼내주기는 너무 부담스러운 것 아닙니까?

◆ 이정희 > 그렇습니다. 지금 수출입은행 증자문제가 나온 것도 가령 1천억 원을 정부가 출자를 더 해 주면 그것을 자금공급을 1조 원을 더 해 줄 수 있다고 하는데요. 자금공급한도를 늘리기 위해서 UAE원전자금 공급을 명시하면서 1천억 원 증자를 요청해서 우리 예산이 통과됐습니다. 그리고 또 올해 안에 1,500억 원 현금과 현물 3천 500억 원 증자를 또 요청을 하겠다고 하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국민의 세금을 출자를 수출입은행에 하게 해서 또 특전사를 보내고 이러면서 자금조달을 해서 지금 UAE원전을 짓겠다는 것이거든요.

처음부터 세금에서 부담해야 될 돈이 있고, 또 우리가 전체금액의 절반 이상을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해야 된다, 이렇게 아예 국민에게 공개를 하셨으면 문제가 덜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조건을 전혀 말씀하지 않으시고 한전에서는 심지어 공사계약하고 나서 1년 동안 1년이 지난 후에도 국회의원에게도 거짓보고를 했으니까요. 이건 굉장히 심각한 문제죠.

◇ 변상욱 > 조금 전에 김형오 국회의장 설명대로 일본이나 다른 나라들이 엄청난 조건들을 내밀면서 따가려고 해서 우리도 다급하게 이것저것 끌어대서 조건을 좋게 하다보니까 불리한 조건이 이렇게 들어갔습니다, 이렇게 설명했으면 차라리 그나마도 어떻게 나을 텐데... 한나라당이 한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수출입은행의 보고서가 거기에 드러나 있더라고요. 그러면 여당 내에서 일부는 또 알고 있었다는 것 아닙니까?

◆ 이정희 > 아마 조금씩 조금씩은 알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문제가 제기되기는 했는데, 정확하게 그러면 계약내용이 어떻게 되는가를 지식경제부하고 수출입은행에서 계속 공개를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흔히 국회의원에게 사실과 다르게 거짓보고를 한다는 건 예상하긴 좀 어려운 것이고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계속 숨기셨고, 또 마치 파이낸싱을 안 해도 되는 것처럼 이렇게 말씀을 흐리셨기 때문에 지금까지 파악이 좀 늦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아마 지금 자금조달도 문제지만 대출이 성사될지도 매우 의문인 것인데요. 신용등급이 지금 우리나라가 UAE보다 낮다는 것이고요. 그러면 우리나라 국책은행에 수출입은행이 조달하는 자금금리는 UAE가 독자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자금금리보다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지식경제부 주장에 따르면 OECD 가이드라인에서 일정한 요구가 있다고 하니까 역마진이 발생하게는 안 된다, 이러시니까 결국 역마진을 없애려면 대출금리가 조달금리보다 높아야 되는 것이거든요. UAE가 아무리 우리나라하고 관계가 좋다고 해도 막대한 이자를 물어내는 비합리적인 행동을 왜 하겠는지에 대해서 매우 의문인 거죠.

◇ 변상욱 > 가이드라인이 정해져있으니까 거기에 맞춰서 크게 차이가 날 수가 없다고 하지만, 가이드라인이라는 게 강제조항은 아니기 때문에 그것도 믿긴 좀 어렵네요.

◆ 이정희 > 그렇습니다.

◇ 변상욱 > 이게 과대포장입니까? 아니면 속였다고 봐야 됩니까?

◆ 이정희 > 처음에는 과대포장으로 시작하셨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거기에 대해서 국민들이 또는 국회의원이 이게 계약내용이 어떻게 되는 것이냐, 그리고 대출조건이 있는 것은 아니냐, 이런 것을 좀 물어봤을 때는 있는 그대로 말씀하시고 해명을 하시는 게 옳았겠죠.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거짓으로 말씀하면서 계속 아니다, 아니다, 그리고 TF 하고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것과는 계약내용은 무관하다, 이렇게 거짓말을 하신 것은 분명히 드러났습니다. 이것은 당시 확정되지도 못한 일을 치적으로 홍보하려다보니까 계속 거짓이 거짓을 키운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 변상욱 > 청문회든 국정조사든 뭐든 해야 알아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 이정희 > 이 정도 거짓말이 드러났고, 또 지금 파병까지 거의 끼워팔기로 이루어진 상황에서는 국정조사가 이루어지는 것이 필수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