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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초 무상급식 정선군..4개월째 '순항중'

道雨 2010. 12. 16. 15:02

 

 

 

   전국 최초 무상급식 정선군..4개월째 '순항중'

 

정선군수 "무상급식은 어려운 아이들 가슴에서 '주홍글씨'를 떼어주는 것"

(정선=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전국 곳곳에서 무상급식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지난 8월 19일 2학기 개학과 함께 전면시행에 들어간 강원 정선군의 친환경 무상급식이 시행 4개월째를 맞고 있다.

당시 정선군의 친환경 무상급식은 전국 최초인데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60개 학교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사회적 주목을 받았다.

 

 

오는 19일로 만 4개월을 맞는 정선군 친환경 무상급식은 차별급식이라는 학교현장에서의 비교육적 요소 해소, 학부모 교육비 절감, 농민 소득 증대라는 목적지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다.

정선군 최승준 군수는 "친환경 무상급식은 예산의 문제가 아닌 선택의 문제"라며 "경직성 경비를 제외하면 가용예산이 1천억원에 불과한 정선군 재정형편도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부담의 문제가 아닌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의 문제"라며 "친환경 무상급식은 예산 효율성 면에서도 거의 완벽한 시책"이라고 말했다.

즉, 친환경 무상급식 예산 28억원 대부분은 지역 농산물을 사는 데 사용되고 나머지는 주민소득인 인건비로 지출되는 등 모두 지역에 환원된다는 설명이다.

정선군 여량면에서 친환경 농산물 생산하는 김원기(52) 씨는 "친환경 무상급식은 농민에게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해 주고 있다"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선군은 애초 일각의 우려와는 달리, 관련 예산 마련에도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있다.

정선군 한만성 예산담당은 "총 28억원 가운데 17억원은 기존 저소득 학생 급식지원비인 국비와 교육특별회계로 자체 재원은 11억원"이라며 "이 정도 예산은 관례화된 용역 등 불필요한 사업비만 줄여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정선군이 다른 자치단체에 앞서 친환경 무상급식을 선도할 수 있는데는 도시지역과 비교하면 학생 수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아 예산부담이 적고 농촌이라는 특수성도 한 몫 했다.

아이들의 자존심과 건강을 지키는 지역 생산 친환경 농산물 소비는 농민을 살리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 '청정 정선'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높여 농촌을 부흥시키는 발판이 될 것으로 정선군은 기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 군수는 "지역여건이 달라 재정부담 등으로 고민하는 다른 지역 단체장들에게 미안하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그는 친환경 무상급식은 학생들 사이의 위화감, 지원 대상을 선정해야 하는 교사들의 고통 등 급식현장의 비교육적 요소를 없애는 것은 물론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 경감, 지역농민 소득증대와 같은 장점이 많은 교육복지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정선중학교 2년 지송열 군은 "친구 모두가 밝게 웃는 점심 때는 날마다 기다려지는 행복한 시간이고 우리 군이 전국 최초라는 사실도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최근 정선군에서는 무상급식으로 경감된 자녀 급식비를 향토장학금으로 내는 학부모들도 생겨나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정선군은 이른바 '부자 급식'이라고 비판만 하지 말고 무상급식을 '부자 기부'로 승화시키는 사회단체 등 각계각층의 의식전환운동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 군수는 "학교에서 점심을 거르는 아이들이 있는데 어른들이 문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며 "친환경 무상급식은 형편이 어려워 굶어야 하는 우리 아이들 가슴에서 '주홍글씨'를 떼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선군은 학교급식지원 조례안을 제정해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60개 학교에 4천442명에게 친환경 무상급식을 하고 있다.

b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