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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지천 ‘재난’ 시작됐다

道雨 2011. 4. 2. 09:04

 

 

 

     4대강 지천 ‘재난’ 시작됐다

속수무책의 침식… 60㎜ 비에 물길 바뀌고… 합류지점엔 ‘모래산’
녹색연합, 낙동강 병성천 일대 현장조사

 

'보 건설과 대규모 준설은 지천의 홍수피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4대강 사업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대규모 준설로 인해 적은 비에도 본류로 합류하는 지천이 요동치고 있다. 본류의 강바닥을 수m 파내자 지천 유속이 빨라지면서 지천 바닥이 파이고 강기슭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이른바 '역행침식'(지류의 하류에서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며 침식이 확산되는 현상)이 시작된 것이다.

◇ 걷잡을 수 없는 침식 = 이 같은 사실은 녹색연합 4대강 현장팀이 지난 2월22~24일, 3월22~25일 두 차례에 걸쳐 낙동강 중상류인 경북 상주의 병성천과 낙동강 합류 지점을 관찰한 결과 밝혀졌다.

낙동강 본류에 대한 대규모 준설로 지천인 병성천의 물살이 빨라지고 제방이 무너지면서 물길 또한 변했다. (자료 : 녹색연합)

우선 2월 관찰 결과 낙동강 본류에 대한 대규모 준설로 강바닥이 4~6m 정도 낮아졌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법이기 때문이다. 본류보다 상대적으로 하상이 높아진 지천(병성천)의 흐름이 급속도로 빨라졌다. 4대강 공사 전에는 완만하게 흐르던 지천의 물길이 급경사를 이루며 좁고 깊고 빠르게 본류로 빨려 들어갔다. 동시에 많은 모래가 낙동강으로 쓸려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강기슭은 곳곳에서 무너져 내렸다. 일부 구간에서는 1m 높이의 폭포도 생겼다. 녹색연합의 김성만 활동가는 "지천의 바닥이 파이자 공사업체 측이 강기슭 침식을 막기 위해 제방을 쌓았지만 제방도 부분적으로 무너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 완전히 바뀐 병성천의 모습 = 녹색연합은 한 달 뒤 다시 방문했을 때 병성천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한 것을 확인했다.

한 달 동안 이 일대 강우량은 60여㎜(2월27일 47.5㎜, 3월20일 13㎜)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임시제방은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강우량은 적었지만 지천의 물이 불어나 미끄럼틀을 타듯이 하류로 거세게 흘렀다. 제방이 무너지고 물길마저 바뀐 곳도 생겨났다.

인포그래픽 | 성덕환 기자

특히 병성천과 낙동강 합류지점에는 초등학교 운동장만한 모래톱이 생겨났다. 녹색연합은 "60여㎜의 비에 지천에서 30만㎥로 추정되는 대규모의 모래가 쓸려 내려와 섬을 형성했다"고 밝혔다. 한 달 전 이 일대는 준설을 마무리하면서 정리를 끝낸 상태였다. 준설한 만큼 지류가 모래를 다시 채운 것이라고 녹색연합 측은 밝혔다.

녹색연합은 1일 "정부가 4대강 사업을 하면서 '물그릇을 키워 홍수를 막겠다'고 한 주장은 허상에 불과하다"며 "4대강 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재자연화를 위한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시공업체인 현대산업개발 측과 감리단 측은 "어느 현장(4대강 공사현장)이나 모래가 쌓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모래톱이 형성된 반대쪽에 대한 준설을 상대적으로 많이 하고, 준설작업을 마무리하면서 덤프트럭의 교행로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모래톱이 두드러져 보이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