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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분 만에 이해하는 ‘7대 경관 투표’ 야바위짓의 전말

道雨 2011. 7. 22. 17:00

 

 

 

 


  7분 만에 이해하는 ‘7대 경관 투표’ 야바위짓의 전말


‘세계 7대 경관 선정’이 뭔가요?

‘뉴세븐원더스(N7W)’란 재단과 ‘뉴오픈월드 코퍼레이션(NOWC)’이란 영리회사를 동시에 운영하는 버나드 웨버라는 사람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전 세계인들을 상대로 무료 인터넷 투표, 유료전화, 유료 문자투표를 통해서 세계적인 자연경관 7군데를 뽑는 행사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이없게도, 실제 투표수가 7대 경관 선정에 제대로 반영되는지, 반영된다면 어떻게 그런지는 불명확하기 짝이 없습니다. N7W는 중간 투표 집계는 물론이거니와 7대 경관 선정 이후에도 각 후보지의 득표수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못박아왔고, 이로 인해서 생기는 ‘선정과정의 불투명성’ 논란에 대해서는 함구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2009년 초 우리나라에선 N7W에 대한 소문조차 듣기 힘들었을 당시, 불가리아에서는 ‘벨로그라칙’이란 후보지에 대한 투표활동이 이미 상당히 진전된 상태였고 약 350만 표 이상의 득표수를 기록하며 유력한 최종후보지로 기대되었습니다. 하지만, 벨로그라칙은 결국 28개 최종 후보지에 들지 못했고 대신 투표가 극히 미미했던 제주도가 최종 후보지 중 하나로 선정되었습니다.

이에 대한 N7W의 해명은 가관입니다. 최종 후보지는 ‘득표수’가 아니라 N7W의 ‘전문가 패널’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이 행사의 방향이 결국 투표가 아닌 자신들이 불러들인 몇몇 인사들에 의해 결정될 일이었다면 N7W는 도대체 왜 전 세계 시민들로 하여금 비싼 국제전화비 들여가며 자기들이 응원하는 후보지에 투표하도록 유도했을까요? N7W의 대답? 없습니다.

더 어이없는 것은 7대 경관도 결국 투표수는 공개되지 않은 채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서로 몇 골을 주고받았는지도 공개되지 않은 채, 어느 한팀이 승자로 결정되는 축구경기, 상상이나 해보셨나요? 초딩들도 코웃음 칠 이런 코미디가 지금 제주정부가 제주와 한국의 운명이 달린 일이라며 대통령을 비롯한 유력 정치인들, 방송/언론사, 기업, 종교계, 예능/연예계, 공무원, 심지어 나이 어린 학생들까지 총동원해가며 몰입하고 있는 제주의 ‘핵심 사업’인 것입니다.


세계 7대 경관 투표는 유네스코랑 상관없는 건가요?

네, 아무런 상관도 없습니다. 지난 2007년, N7W가 ‘신 세계 7대 불가사의’ 선정행사를 진행했을 당시, 유네스코는 N7W 측으로부터의 수차례 접촉에 퇴짜를 놓으면서 N7W 사업이 비과학적, 비민주적이고, 영리목적의 개인 사업인데다가, 문화/자연 유산들의 보전은커녕 미디어 홍보를 통한 투기성 사업이며, 따라서 자신들이 추구하는 사명과 목적에 결코 어울릴 수 없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물론, 이번 ‘세계 7대 자연경관’ 캠페인 또한 유네스코와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유엔의 공식파트너라고 하던데요?

아닙니다. 애초에 N7W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들이 ‘유엔의 공식파트너’라고 자랑스레 떠들어 왔고 이를 통해 재단의 공신력에 대한 의구심들을 불식시켜 왔습니다. 제주정부 또한 N7W는 유엔의 파트너니 믿을만한 곳이라고 N7W의 말을 그대로 되풀이하며 국민들을 상대로 자신들의 결정을 정당화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결국 모두 거짓말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N7W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대한 이메일 응답을 통해, ‘유엔협력사업부’는 현재 그 재단과 어떤 파트너 관계도 가지고 않고 있으며 둘 사이에 지금 진행되는 어떠한 협력사업도 없다는 점을 두 차례에 걸쳐 분명히 밝혀주었던 것입니다. 참고로, 예전에는 파트너 관계가 있었는지, 그렇다면 어떤 형태의 협력관계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유엔협력사업부’ 자체도 말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합니다.

N7W는 이와 관련해서 최근까지 계속 자신들이 유엔의 공식파트너라는 주장을 유지하다가 얼마 전 자신들의 공식홈페이지를 전면 개편하면서 ‘예전에 유엔의 파트너였고 현재는 아니며 함께 일할 기회를 도모하고 있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그래도 비영리재단이라고 하던데요?

N7W가 스위스에 ‘비영리법인’으로 등록되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등록증도 모두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N7W의 모든 상업활동 전담 회사로 N7W의 모든 영리 활동에 독점적 권한을 지니고 있고, N7W의 사업진행에 있어서 실질적 상급기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뉴오픈월드 코퍼레이션(NOWC)’인데, 그 회사의 사장이 다름 아닌 버나드 웨버입니다.

일단 N7W 투표행사에 발을 들이면 이후 모든 진행은 NOWC의 주관/감독하에 일어나게 되는데, NOWC는 현재 28개 후보지들의 공식후원회들은 물론이고 현대기아차 KT 같은 각국 기업들과 업무협약(MOU)을 통해 건당 수억에서 수십억 원에 이르는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NOWC와의 계약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을 경우, NOWC는 투표결과에 상관없이 후보지 혹은 선정지들의 자격을 변경·정지·박탈할 수 있는, 한마디로 N7W의 투표진행/결과를 단번에 뒤집을 수 있는 독점적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실상 빈 껍데기에 불과한 N7W는 NOWC의 돈벌이에 전 세계 국가와 시민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미끼라고 할 수 있죠.

N7W와 NOWC는 수익의 50%를 인류의 문화/자연 유산 보전에 사용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러고 있구요. 그러나 지난 2007년 ‘신 7대 불가사의’ 선정 이후, 그들이 선정지들의 보전을 위해 기부한 돈은 0원입니다. 한 인도 기자가 이에 대해 추궁해 물으니 “남은 게 없어 줄 것도 없다”고 답했다더군요. 그리고 재정공개를 요구하자, 스위스 법에 따라 공개할 수 없다면서 발뺌을 했었죠. 이번 ‘7대 경관’ 사업은 좀 달라질 게 있을까요? 또 “공개 불가” 원칙을 들이대며 퇴로를 확보해 놓고 “남은 이익 없으니 줄 돈도 없다”는 식으로 자신들의 공약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겠죠.

N7W스위스에 본사를 두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나라지만 ‘원조 조세피난처’로 각국의 법망과 감사제도를 피하기 위해 만들어진 수많은 비밀계좌들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나라가 또한 스위스입니다. 거기다가 NOWC의 본사는 파나마에 있는데, 파나마 역시 현재 둘째 가라면 서러울 ‘조세피난처’입니다. 이게 끝이 아닙니다. 이들이 전화투표용으로 개설한 4개의 전화번호 중 3개가 어떤 나라의 전화번호인지를 확인하시면 더 놀라실 겁니다.

  • +239 220 1055 쌩토메 프린시페 (인구 16만 명의 아프리카 섬나라)
  • +1 869 760 5990 세인트 키츠 앤 네비스 (인구 5만 명의 카리브해 섬나라)
  • +1 649 339 8080 터크스 앤 카이코스 (인구 4만 명의 카리브해 섬나라)

“쌩토메 프린시페, 세인트 키츠 앤 네비스, 터크스 앤 카이코스”는 모두 나라 이름들입니다. 여태껏 살면서 아마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나라 이름들일 것입니다.

그런데 왜 N7W와 NOWC는 이런 생전 듣도보도 못한 나라에 ‘전화회선’을 설치했을까요? 투표자들의 편의를 생각하고 보다 많은 사람들의 적극적 참여를 바란다면, 왜 모든 나라들에게 가장 통신 접근성이 좋고 따라서 가장 저렴한 국제전화선 설치가 가능한 미국과 같은 나라를 택하지 않고, 통신 접근성이 비교가 안 될 만큼 떨어지고 따라서 전화비용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비싸게 나오는 지역을 골랐을까요? 다는 몰라도, 그 해답 중에 하나는 분명 이 나라들이 하나같이 모두 조세회피처들이라는 데 있을 것입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그래도 N7W가 정말 ‘인류의 문화/자연 유산 보존이라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비영리로 일하는, 혹은 그런 의지를 가지고 있는 집단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아무리 주관단체가 엉망이더라도 투표 홍보 과정에서 제주가 알려지면 좋은 것 아닌가요?

네, 그렇습니다. N7W와 NOWC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해도 ‘7대 자연경관 선정’이란 행사가 제주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된다면 좋겠지요. 그런 기대 때문에 국민들의 의혹과 불만도 무시해가며 제주정부, 제주관광공사, 현대기아차, KT 등등은 N7W와 NOWC에게 벌써 수십억 원의 혈세와 거액의 라이센스 비용들을 지불한 상태구요. 그럼 따져봐야겠죠? 그렇게 많은 돈을 쏟아부어서 얻은 이득이 있는지, 또한 이후에는 어떤 효과를 보게 될 것인지, 정말 효과가 있다면 얼마나 있을 것인지….

혹시 외국인 친구들이 있으면 물어보세요.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에 도전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말이죠. 우리나라 안에선 그렇게 난리법석인 일인데, 왜 문밖만 나가면 아무 소식도 들리지 않는 걸까요? 간단합니다. N7W와 NOWC는 자신들의 사업이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지난 2007년 신 7대 불가사의 선정 직후, 탈락한 나라들을 중심으로 이들에 대한 비판 여론이 격하게 일어났고 이들의 사기성 사업방식이 적나라하게 폭로된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니 언론들의 접근에 항상 조심해야겠지요. 다시 말해, 말로는 각 후보지, 선정지들에 전 세계에 홍보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떠들면서 실제로 N7W는 국제 미디어와의 접촉을 극도로 회피/제한/통제하고 있는 것이지요.

한 예로, 지난 4월 24일에 N7W와 NOWC의 관계자들이 제주도 측이 제공한 6성급 호텔에서 머물면서 ‘월드투어’라는 것을 진행했고 여기에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그 어떤 외국 방송사 혹은 언론사에서도 그 행사를 취재, 방송, 기사화 한 적이 없습니다. 제주가 N7W 덕택에 세계의 주목을 받겠다는 꿈에 부풀어 있을 때, 한국이라는 울타리 밖에선 N7W 제주 월드투어에 대해서 단 한 줄의 취재 기사도 없었고 단 1초의 동영상도 방영된 게 없었습니다. N7W는 그저 제주도가 제공한 항공편으로 와서 제주도가 제공하는 숙식에 신나게 놀고먹으며 이런저런 계약들 서명하면서 거액의 돈가방을 받고(이 부분은 아래에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그러다 간 걸로 땡! 이었습니다.

예 또 하나 들어볼까요? 2007년 ‘신 세계 7대 불가사의’ 선정이 있은 후, N7W는 자신들의 행사 덕택에 후보지들, 선정지들이 엄청난 국제 광고효과를 얻었다고 자랑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올해 제주도에서 7대 경관으로 난리법석을 떨기 전에 ‘신 세계 7대 불가사의’나 ‘뉴세븐원더스 재단’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세계는 다 아는데, 한국만 몰랐다? 아니죠. 그 투표경쟁에 참여해 난리 법석을 떤 나라들 말고는 다른 나라에서는 홍보된 적 거의 없죠. 그리고 투표경쟁에 참여한 나라들조차도 어떤 다른 후보지들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었구요. 지금도 상황은 마찬가지. 여러분들은 현재 7대 경관에 참여하고 있는 곳들 몇 군데나 알고 계세요? 우리가 다른 후보지를 모르는데, 다른 후보지들이라고 우리에게 관심이 있을까요? 서로 모르고 전화기만 돌리고 있는데, 인지도 향상이 말이 되겠습니까?

또 하나 질문해볼까요? 지난 2007년 N7W의 ‘신 세계 7대 불가사의’에 어떤 곳들이 선정되었는지 아세요? 이집트 피라미드는 들어갔을까요? 대통령이 ‘우리 그런 우스운 장난 안한다’고 N7W를 조롱까지 했던 나라인데? 이것도 참 코미디입니다. 이집트는 투표에 신경 쓰지도 않았고 후원 명목으로 돈들을 갖다 바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N7W는 이집트에 ‘명예 7대 불가사의’라는 타이틀을 수여했죠. 다른 나라들은 열심히 전화기 돌리고, 돈보따리 갖다 바쳐가면서 얻은 타이틀인데 말이죠. 이집트는 그걸 머리 한 번 안 굽히고 거저 얻은 셈이죠.

요는 N7W 행사가 각 후보지, 선정지의 국제적 인지도 향상에 미친 영향은 극히 미미했다는 것이죠. 그러니 당연히 “엄청난 홍보효과”라는 말도 결국 현혹스러운 과장에 불과한 것이겠구요.


그래도 7대 경관에 선정되면 어마어마한 경제효과가 있다던데요?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G-20 개최하고 450조에 달하는 경제효과가 기대된다고 “아주 야무진 꿈”을 마치 검증된 사실인 것처럼 포장해 떠들고 다니던 사람들의 이야기와 비슷하지요.

제주도와 추진위원회(위원장 : 정운찬 전 총리)가 늘 말하는 것이 “7대 경관으로 선정되면 엄청난 경제효과, 관광객 증가 효과가 있을 것이다” 입니다. 그러면서 “페루 마추픽추가 지난 2007년 N7W의 ‘신 7대 불가사의’에 선정된 후 무려 70%의 관광객 증가 효과를 보았다”는 “사실(?)”이 그것을 증명한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이 주장도 실은 N7W의 주장을 일체 검증 없이 그대로 반복하고 있는 겁니다) 그럼 그게 사실일까요? 정확한 자료도 없이 나온 말들이 사실이겠습니까? 당연히 거짓이죠.

아래 그래프는 1980년부터 2010년까지 30년간의 마추픽추 관광객 수 추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료출처 : 페루 국립문화부)

그래프 보시면 아시겠지만, 1990년 초반 이후 마추픽추의 관광객 증감추세에서 뚜렷이 드러나 보이는 것은 매년 10~15%의 꾸준한 증가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2007년의 전년대비 관광객 증가분은 대부분 자연적 증가에 기인한 것이며 거기에서 N7W 효과를 추적하기란 어렵다고 할 수 있죠. 또한, ‘신 세계 7대 불가사의 선정(2007년 7월 7일)’ 이듬해인 2008년에는 관광객이 12% 증가했다가(이것도 자연 증가분), 2009년과 2010년에는 오히려 곤두박질을 쳐서 다시 2006년 수준으로 돌아갑니다.

여기 무슨 “마추픽추 관광객 70% 증가 효과”가 있지요? 그런데 왜 우근민 제주도지사와 서울대 총장까지 역임한 경제학자는 정운찬 전 총리는 N7W가 귀띔해준 숫자들을 앵무새처럼 반복하기만 할까요? 참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럴 때 쓰라고 있는 4자성어가 바로 혹세무민 아니겠습니까?


다른 문제들은 없나요?

큰 문제 중에 하나가 상식을 훨씬 벗어난 공무원 동원입니다. 지금 제주도 공무원들은 옆 사진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1일 5회 이상 투표하기’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당연히 위에서 하라고 하니까 울며 겨자 먹기로 하는 분들도 많겠죠. 전화요금이 부담되, 대개의 투표는 관공서의 ‘행정전화’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제주정부의 전화사용료가 치솟을 수밖에요. 실제로 제주도는 벌써 올해 원래 예산으로 편성되어 있던 전화비를 다 써버린 지 오래고, 지금은 KT에 외상까지 달아놓은 상태이며, 그것도 모자라서 결국 얼마 전에 30억 원의 추경예산을 추가로 전화비용 명목으로 편성했습니다.

제주도민들의 혈세만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보고 듣는 고두심 씨의 ‘7대 경관’ 광고는 어떤 돈으로 만들어진 걸까요? 제주를 사랑하는 몇몇 독지가들의 후원으로? 아닙니다. 그 광고는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제작 및 광고 비용을 지불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정부광고대행을 하는 언론진흥재단도 7대 경관 투표를 독려하는 광고를 이미 신문에 실었었습니다. 민간차원의 캠페인이며 자발적으로 사재 털어 일하고 있다는 건 역시 거짓말이었고, 결국 국민의 세금을 야금야금 가져다 쓰고 있었던 거죠. 다시 말해, 제주정부는 물론이고 중앙정부, 각종 공기업들이 하나가 되어 탐욕스러운 국제 사기꾼들에게 국민의 혈세를 퍼다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게 끝이 아닙니다. 제주정부는 얼마 전 자동 문자투표기를 제작, 국민들의 호주머니 푼돈까지 긁어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보여지는 것과 같은 ‘자동 동전투표기’에 돈만 넣으면 7대 경관 투표가 자동으로 되는 거지요. 제주 정부는 이런 기계들을 다량 생산, 제주도 내 읍면동 사무소마다 이미 설치 완료했으며 더불어 자동투표 실적을 업무 평가에 반영하겠다며 각 기관으로 하여금 자동투표 실적을 매일 도청에 보고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니 공무원들은 관공서를 찾는 시민들에게 ‘동전 좀 넣어주세요’라고 구걸해야 할 판입니다.


몰디브와 인도네시아 이야기는 또 뭔가요?

원래 몰디브와 인도네시아의 코모도섬은 제주도와 함께 총 28개의 후보지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초 인도네시아 정부와 N7W 사이에 큰 다툼이 있었습니다. N7W는 인도네시아 정부에 ‘7대 경관 선정식’ 개최권을 미끼로 미화 4,500만 불(약 500억 원)이란 거액을 요구했습니다.

그러자 비상식적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인도네시아 정부는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어 N7W의 계속되는 지나친 금전요구를 폭로했고 이에 대해 N7W는 “그럼 코모도섬을 후보지에서 제외하겠다”고 협박했구요. 그러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그런 협박에 굴하지 않고 법적 절차를 밟겠다고 공언했지요. 어떻게 되었을까요? 결국, N7W는 꼬리를 내렸고 현재 코모도섬은 여전히 후보로 남아 있습니다.

근데 투표경쟁에는 왜 계속 잔류해있는 거냐구요? N7W가 계속 후보지로 놔두겠다는데, 뭐 손해 볼 건 없겠지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N7W 투표경쟁에 관한 한 눈에 띄는 어떠한 움직임도 없다는 점입니다. ‘이제 거기서 손 떼고 다른 산적한 문제들에나 신경 쓰자’는 분위기인 셈이죠.

몰디브 역시 비슷합니다. 몰디브는 인구 40만도 안 되는 작은 섬나라며 현재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몰디브에 N7W는 ‘월드투어’ 명목으로 85만 불(약 9억 원)을 요구했습니다. 경제사정을 고려해 깎아준 것이라 생색까지 내가면서요. 뿐만 아니라, N7W는 한 조그마한 몰디브 항공사에 N7W 로고 비행기 부착 명목으로 100만 불(약 10억 원)을 요구했습니다. 또 한 전화회사에는 업무협약의 대가로 국민 1인당 약 3불에 해당하는 100만 불을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터무니없는 요구들이 계속 이어지자 몰디브 정부는 난색을 표시했고, N7W는 비열한 장삿속을 내보이며 “나랏돈이 없으면 리조트 사업자들 잘 낚일 테니 그런 통로들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봐라”고 ‘조언(?)’했습니다. 결국 더 이상 N7W의 비상식적 요구들에 끌려다닐 수 없다고 판단한 몰디브 정부는 N7W 캠페인에서 철회하기로 결정하고 그동안 N7W의 상식을 벗어난 처사들을 폭로하게 됩니다. 그러자 N7W는 “몰디브를 후보지에서 뺄 수 없다. N7W는 관광/부동산 업자들과 손잡고 나라 이름을 바꿔서라도 몰디브를 계속 투표경쟁에 끼워넣겠다”는 어처구니없는 대답을 남긴 채, 몰디브 정부와 모든 연락을 두절했습니다. 이에 몰디브 정부는 주권을 침해하는 어떤 행위도 용납할 수 없으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그럼, 인도네시아와 몰디브의 사례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지난 4월 24일, 제주도는 N7W가 ‘월드투어’라고 말하는 것을 이미 치렀습니다. 버나드 웨버를 비롯한 N7W와 NOWC 관계자들을 초청, 6성급 호화호텔(해비치호텔)에서 먹이고 재워주며 칙사대접을 해줬습니다. 물론, 몇몇의 교통비와 숙식비, 이런 것들은 새 발의 피였죠. 2박3일 일정의 모든 행사비용들을 책임져야 했던 것은 제주도였고, 수많은 공무원들은 공무를 팽개치고 그 행사들에 동원되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들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몰디브의 경우를 통해 유추해 보면 NOWC는 모든 행사비용들과는 별도로 상당액의 월드투어 후원금을 챙겨갔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제주정부는 교통비, 숙식비 등만을 언급하고 있지만, 수긍할 수 없는 대답입니다. 인구 40만도 안되며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몰디브에 월드투어 해야 한다며 9억 원가량을 돈을 요구한 N7W가 세계 13위의 경제규모를 자랑한다는 한국에는 한 푼도 받지 않고 월드투어를 했다는 게 말이 될까요? 만약 의혹을 제대로 풀고 싶다면 제주정부와 공식후원회인 제주관광공사는 7대 경관 관련 지출내역을 밝혀야겠지요.


정리하자면

N7W는 자신들을 유엔의 절친이라 떠들고 돌아다니며 귀 얇은 정부관료들과 장사꾼들의 신뢰를 얻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거짓으로 밝혀집니다. 그래도 N7W는 자기들이 세계 공익을 위해 일하는 비영리기관이라고 우깁니다. 그러나 N7W과 영리담당 회사인 NOWC 사이의 긴밀한 관계가 들통이 나면서 ‘비영리활동’ 주장 또한 그 정당성을 잃게 됩니다.

이제, N7W는 슬그머니 주제를 바꿔 “7대 경관 행사는 엄청난 경제효과를 낳는다”고 외쳐대며 사람들의 환심을 삽니다. 물론, 잠시만 살펴봐도 N7W가 경제적 효과의 증거들이라면 제시한 것들은 하나같이 아무런 근거도 없고 어떤 검증도 거치지 않은 것들이라는 것이 쉽게 드러납니다. 그런데도 N7W의 경제효과 소문은 잦아들지 않습니다. 그 감언이설에 단단히 현혹되어 그것을 아예 믿어버리고 싶어하는 귀 얇은 분들이 많은 덕에 그 근거 없는 소문들은 끊임없이 입에서 입으로 전파되어 갑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소문들의 출처 혹은 진실 여부를 따지는 것은 쓸모없는 일이 돼버리고 대신 그 소문들은 너무 달콤해서 진실이 되어야만 합니다. 전 사회가 집단적 환각상태와 강박증에 빠지는 것이죠.

안타깝게도 지금 이것이 제주가 그리고 한국이 처한 상황이라는 우려의 마음을 지우기 힘듭니다. 7대 경관 사업에서 제주의 미래와 운명을 봤다는 인사들이 온갖 권력을 동원하고 술수를 부려가며 그 환상에 거액의 혈세와 수많은 인적자원들을 정신없이 쏟아 붓고 있습니다. 이제 방송사들까지 합세해 ‘묻지마식’ 투표경쟁을 열심히 부추겨 댑니다. 파국으로 치닫는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 같습니다.

브레이크가 필요합니다. 그 브레이크는 다름 아닌 시민 하나하나의 건강한 상식입니다. 여러분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가을들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