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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을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심정은 어떠할까… 지난 주말 2박 3일 간의 일정으로 여수의 갯가길을 다녀왔다. 잠시 서울을 떠나있는 것만으로도 편안해 질 수 있는 행운의 시간이었던 것이다. 그 시각 서울에서 눈과 귀를 열고 있었다면 얼마나 불편했을까. 연일 시도 때도 없이 북한발 소식을 중계하며 김정은에 몰두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방송과 친정부 언론들.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찌라시를 자청하고 추측 보도로 부정선거 세탁에 올인하고 있는 모습들. 그 속에 똥장군이라 불러도 아무 반향도 없을 김관진의 허무개그도 포함되어 있었다. 김관진은 이렇게 나불댔다. "내년 1월 하순에서 3월 초순 사이 북한이 도발할 가능성이 크다" 대한민국 댓글정부의 국방부장관의 입에서 나온 북한의 도발 가능성은 소설이었다. 조중동은 이에 대해 정체불명의 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 내부의 불안 요소와 군부의 과도한 충성 경쟁으로 인한 오판이 있을 수 있고, 그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도발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하고 있다. 출처불명의 상상이었다. 오히려 김관진의 입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조짐은 내년 1월 하순에서 3월 초순 사이에 댓글정부의 몰락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퍼뜩 드는 것. 김관진의 입에서 한숨 같은 북풍이 새 나온 시점은 군 사이버사령부 댓글활동이 청와대에도 보고됐다는 사실이 보도된 직후였다. 군 사이버사령부 활동이 '청와대에 보고된 사실이 없다'고 말한 김관진의 말이 거짓으로 드러나는 순간, 북한의 도발 운운하며 국민을 우롱하고 있었던 것. 김관진이 북한 도발을 나불댄 곳은 전군 주요지휘관 화상회의였고, 그 자리에서 "우리 군은 북한이 도발하면 곧바로 가차없이 응징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점검하고 일전 불사의 장병 정신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나불댔다는 것. 누리꾼들과 트위터는 즉각 반응했다. 군 사이버사령부의 이모 심리전 단장의 녹취록이 보도되면서 궁지에 몰리게 된 똥장군의 변이라는 것. 김관진이 이날 나불댄 일전 불사의 장병 정신교육이란 뭘까. 각자의 위치에서 자기 임무에 충실하며 경계근무를 강화하고, 쓸데없는(?) 댓글활동 결과에 신경 쓰지 말라는 내부단속이나 다름없는 것. 그런 주문이 버젓이 통하는 게 폐쇄적이고 특수한 조직사회라 할지라도, 뻔한 결과를 놓고 태연한 척 하는 모습은, 김태영에 이은 김관진으로 이어진 국뻥부의 전통일까. 이에 대해 한 트위터는 이렇게 답했다. "전임 김태영은 천안함 침몰 조작사건으로 국민을 속였고, 현 김관진은 쥐바기의 지시로 부정선거에 개입하여, 박씨를 당선시킨 공로로 양대정권을 이어 장관질을 하고 있다. 군인이 정치에 개입하면 그 말로가 비참하다는걸 모르는가? 이 시대 참군인은 어디에 있는가? 응답하라!" 김기택의 '증언'이 남긴 그림 한 장…!
이 시대 참군인상을 주문하고 있는 한 트위터는 여전히 착한 애국시민의 모습인 데 김관진이나 국방부 소속 군인들의 모습은 또 얼마나 답답할까. 별 지랄을 다 해도 '국방부의 시간은 간다'며, 하루라도 빨리 예비역이 되고 싶었던 군인의 마음이 드러난 게 천안함 사건의 공판 현장인지. 서울중앙지법 서관 524호 형사 36부(재판장 최규현 부장판사) 법정에서 속개된 제19차 천안함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천안함의 음탐 하사 김기택의 모습은 매우 불편해 보였다. 먼저 그의 증언을 다시 한 번 더 들어볼까. "꽝 하는 소리와 함께… 운전하다가 차가 (와서)박은 것 같은 상황인 겁니다. 그 순간 얼떨떨한 느낌. 폭발하는 소린지 충격하는 소린지. 당시 '부딪쳤다'…그런 생각이었고 큰 충격이었다. (충격당시)넘어지지 않고 튕겼다. 주저 앉거나 한 게 아니라 옆으로 튕겼다. 넘어지지 않았다. 골반이 함 벽면에 부딪쳤다. 우측으로…진행방향에서 우측으로…음탐실 방은 좁다. 세 명 정도 구깃구깃 들어갈 수 있는 공간. 사고 이후에 불이 다 꺼졌다." 방청석에서 김기택의 증언을 듣고 있다 보면, 그의 말투에서 벼랑길을 걷고 있는 듯한 아슬아슬한 느낌이 들 정도다. 천안함이 좌초 후에 잠수함 같은 괴물체에 추돌돼 세 동강이 났을 것이라 믿는 사람들에게 매우 유리한 듯한 증언이었다. 그러나 그의 증언 속에서 폭침을 찾아내고 싶은 사람들은 꽝 하는 충격음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1번 어뢰의 폭발음이라 우길 수도 있는 상황. 김기택의 증언을 피고인석에서 변호인들과 함께 묵묵히 지켜보고 있는 신상철 전 민군합동조사단 민간위원(진실의 길 대표)은 변호인의 질문에 이어 이렇게 물었다. "(천안함이)충격 시 상하좌우 어느 쪽에서 충격이 오던가요…?" 만약 이 포스트를 읽고 계신 당신이 현역을 다녀온 예비역이라면 이런 물음에 어떤 답을 하게 될까. 위쪽에서 혹은 아래쪽에서… 그것도 아니면 왼쪽에서 또는 오른쪽에서…? 신 선생으로부터 전해진 현문우답이 김기택으로 이어졌다. 그는 짜증을 섞어 즉각 답변했다. "기억 안 난다. 답변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김기택은 이상과 현실 내지 거짓과 진실 사이에서 마구 방황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속 알맹이를 다 알고 있는 데 김관진이나 김태영 처럼 엉뚱한 짓을 해야 하는 마음이랄까. 김기택은 이미 앞선 증언에서 충격이 어디서 온 것인지 밝힌 바 있다. 천안함의 '진행방향에서 우측으로' 넘어졌다고 밝힌 것이다. 예컨대 천안함이 서북쪽으로 6.5노트의 속력으로 초계를 하고 있었다면, 천안함을 추돌시키거나 폭침시킨 방향은 남서쪽 내지 서남쪽으로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김기택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군사기밀(?) 전부를 법정에서 직간접적 화법으로 증언한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이날 김기택의 머리 속은 매우 복잡했을 것 같았다. 무조건 다 모른다고 할 수도 없거니와 쏟아지는 질문에 답을 안 하는 것도 문제가 있어 보였을 것. 부사관으로 전역한 그는 군이 요구하고 있는 공공연한 기밀을 숨기느라 애를 먹었을 것이다. 얼마나 답답했을까. 그런데 증언이 끝나갈 어느 순간 그의 입에서 알 수 없는 대답이 흘러나왔다. 신 대표의 질문 이전 변호인의 질문에 김기택은 이렇게 답했다. "이 사고는 불가항력이다. 또 (다시) 반복될 위험이 있다. 국방비 배정이 너무 낮다." 필자는 김기택의 이 발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넌지시 알 것만 같았다. 그는 천안함의 눈과 귀 내지 오감이나 다름없는 직책을 맡고 있던 음탐실 당직자였다. 초계함의 임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음탐당직을 서는동안 그는 그 어떤 위험 징후를 전해 듣지도 않았고, 사고 직전까지 천안함은 아무런 이상도 없었다고 증언했다. 그런 그가 증언이 끝나갈 때 쯤 '이상 신호'를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천안함 사고를 '불가항력;이라고 정의하고 있었다. 불가항력(不可抗力)이란 사람의 힘으로 저항하거나 막아 낼 수 없는 힘을 말한다. 천안함은 졸지에 아군의 잠수함과 충돌 내지 추돌했다는 말인가. 그는 천안함 사고를 '반복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었는 데 그 이유를 '저렴한 국방비 배정'으로 정의하는 듯 했다. 천안함 침몰 사건이 한창일 때 희생자 유가족들이 '선저에서 물이 줄줄 새 폐선을 앞둘 정도로 오래 되어 사람들이 천안함을 기피했다'는 취지의 고발이 절로 오버랩됐다. 예비역들 사이에 심심찮게 회자되는 군의 비리 내지 군납비리나 장군이 되려면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할 진급비리에 얽힌 이야기들. 그 무수한 뒷담화를 천안함도 피해가지 못했는지 누가 묻지도 않은 대답을 김기택이 하고 나선 것이다. 그의 의중을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러나 똥장군으로 불러도 시원찮을 김관진의 허튼짓을 보면 북한의 내부 사정 보다 더 위태로워 보이는 게, 군인이 정치에 개입해 댓글질로 독재자의 딸을 당첨시킨 질 나쁜 사건이다. 어쩌면 김태영이나 김관진은 빼도박도 못할 뒷조사에 걸려들어 옴짝달싹도 하지 못한 채 맹바기 한테 걸려들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똥장군들에 비하면 김기택의 증언은 천안함 함장의 비굴한 증언 보다 값진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럴 리가 없지만 김기택이 해군제독으로 재임했다면 "천안함 침몰사고의 원인은 좌초 이후 이스라엘 잠수함이 들이받아 세 동강 난 사건"이라며 세간의 의혹을 입증 시킬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김관진 씨…! 아무튼, 기술도 좋습니다. 맹바기 때부터 바뀐애까지 연임할 수 있는 줄타기 기술. 머지않아 김태영이처럼 함부로 나불댄 말이 부메랑이 되어 뒤통수를 칠 수도 있을 텐데. 그때까지도 북한 도발 운운하면서 대국민 협박에 나설 건가요. 예전 같으면 즉석에서 참수형 당할 짓을 당신(들)이 하고 있다는 거 잘 알고 계시겠지요. 바뀐애도 똥줄 타는 건 기본 도피처를 생각할 때라는 생각이 들어요. 잘하세요. 디질 수도 있다는 거. 역사가 타일러요.
천안함 사건, 제19차 공판 방청기 3편
달라진 게 없는 국방장관의 입, 사실을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심정은 어떠할까
장유근 | 2013-12-18 14:51:33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5&table=dream_jang&uid=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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