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관련

천안함 사건, 제19차 공판 방청기 : 증인 김기택 음탐사는 왜 짜증을 내기 시작했을까…

道雨 2013. 12. 10. 17:02

 

 

 

         천안함 사건, 제19차 공판 방청기
천안함 사건의 증인 김기택 음탐사는 왜 짜증을 내기 시작했을까…
장유근 | 2013-12-10 15:57:48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천안함 사건의 증인 김기택 음탐사는 왜 짜증을 내기 시작했을까…

 

2013년 12월 9일 오후 2시경, 서울중앙지법 서관524호 법정에서 제19차 천안함 사건 공판이 속개됐다. 기적적으로 암투병을 이겨낸 신상철 전 민군합동조사단 민간위원(진실의 길 대표)의 환한 표정과 함께 전국 각지에서 응원차 상경한 지지자들로 방청석을 가득 메웠다.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음산한 날씨 속에 속개된 재판은, 신 대표가 암투병으로 재판이 잠시 중단된 이후 처음으로 (다시) 열리게 된 재판이었다. 이날 재판은 천안함 침몰사건 당시 해경의 경비과장으로 재직 중이었던 이병일씨와, 사고 당시 천안함의 '음탐사'로 당직 근무 중이었던 김기택 전탐 하사의 증인심문이 있었다.

 

미리 재판 결과를 말씀드리면 두 사람의 증언으로 듣게 된 천안함 침몰사고 원인은 (평택의)2함대로부터 최초 '좌초'로 보고 됐다 이병일의 증인과 함께, 천안함이 세 동강으로 부러지기 직전까지 음탐사는 아무런 이상 징후를 포착하지 못했다 것이다.

 

천안함의 침몰 원인이 최초 좌초였음을 다시 확인함과 동시에, 천안함은 사고 직전까지 어뢰나 잠수함의 움직임을 전혀 포착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 두 사람의 증언 중 두 번째로 증언에 나선 김기택의 증언을 통해 천안함 침몰 사고 당시를 재연해 보며 천안함 사건의 맹점 등을 뒤돌아 보고자 한다.

 

천안함 사건 방청기를 끼적거리면서
 
아마도 적지않은 분들이 날이면 날마다 터져 나오는 굵직한 이슈들 때문에 천안함 사건을 까마득히 잊고 있을 것 같다. 설령 천안함의 진실이 밝혀진다고 해도 이미 지난 일이며 되돌릴 수 없는 역사 정도로 생각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러나 역사는 아이러니해서 과거에 빼 먹거나 잘못 쌓아둔 벽돌 몇 개 때문에 현재가 어느 순간 와르르 무너지게 된다는 것. 미래를 담보해 주는 건 늘 잘 쌓아 둔 과거의 벽돌 때문이란 걸 현재에 사는 사람들이 깨닫게 되면 천안함 사건을 보는 눈이 달라질 거 같은 생각도 든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대한민국 국격을 30년 후로 되돌려 놓은 국가기관이 개입한 부정선거 결과라 할 수 있다. 국정원이 특정 정치세력을 위해 SNS를 통해 댓글과 트위터를 무차별 살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독재자의 딸 등 사악한 무리들이 우리 사회를 암울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여적 일제의 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채 현재에 이르고 있고, 대충 덮어둔 거짓의 실체들이 진실의 흉내를 내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사흘 전 민주당 장하나 의원이 국정원의 일탈을 문제 삼아 '대통령 사퇴하라!'고 말하자, 새누리당에서 장 의원을 징계하는 어처구니 없도록 황당한 사람들. 우리가 방치한 거짓이 부메랑이 되어 중범죄자들이 백주에 윤리(倫理)를 말하며, 선량한 국회의원을 국회에서 내쫓겠다는 황당한 나라가 현재의 대한민국 현실인 것.

 

천안함 사건도 별로 다르지 않다. 이른바 '합리적 의심'까지 통제 당하거나 자기검열로 덮어두면, 그 결과는 다시 '종북 좌빨' 같은 희한한 논리로 뒤통수를 얻어 맞을 게 틀림없는 시대. 그러나 천안함의 진실이 낱낱이 밝혀지게 되면 '어둠의 자식들'이 설 땅이 남아있을까.

 

 

 

천안함 사건이 남긴 행복과 불행
 
이 포스트는 천안함의 진실을 찾아 나설 때 밤을 새며 머리를 쥐어짰던 고통의 시간보다 행복하다. 그땐 천안함의 진실을 찾아보기 위해 뒤질만 한 건 다 뒤져보고 필자가 아는 상식까지 보태며 달려들었었다. 그게 어느덧 3년의 세월이 지나가고 있는 것. 잠시 해외로 나가 있는동안 천안함 사건으로부터 멀어져 있었지만 마음 만큼은 조국에 가 있는 게 인지상정.

 

그동안 세상은 많이도 달라진 것 같지만 돌이켜 보면 이명박 정권이 박근혜로 교대한 것 뿐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아울러 천안함 사건 또한 여전히 제자리에 있는 것. 그게 필자를 행복하게 만들고 있다니 무슨 소린가. (참 희한하지...)천안함의 진실을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고 통제하고 왜곡.호도하는 한편, 삭제하고 또 감추어도 천안함 사건 관련 키워드 하나면 천안함의 진실이 쥐구멍에서 쥐새끼 대가리 내밀듯 쏙쏙삐져나오는 것이다.

 

그 정보들이 인터넷 바다에 널려 있어서 음탐사가 잡음 속에서 어뢰를 찾아내듯 하나 하나 찾아 정리만 하면 되는 것이다. 물론 적지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밤을 새워 끼적거려도 행복한 건, 단 몇 사람만이라도 이 사건의 진실을 대하며 기뻐하는 모습들 때문이다. 얼마나 진실에 갈증을 느꼈으면, 그 먼 데서 다 찾아오셨겠는가. 그런 분들이 이틀 전 서울중앙지법 서관 524호 법정을 가득 메워주신 것. 참 고마운 일이었다.

 

그런데 천안함 사건 당시 음탐사는 법정에서 증언을 하던 도중 짜증을 내고 있었다. 그는 불행해 보였다. 왜 그랬을까…

 

짜증난 음탐사의 증언

 

이병일 증인에 이어 증인석에 앉은 김기택의 체구는 큼직했다. 앞서 증인 선서를 할 때 두 사람이 서 있는 모습이 크게 차이 날 정도였다. 이병일 증인은 상대적으로 너무 작아보일 정도로 김기택의 덩치는 컷다. 그는 사고 당시 천안함에서 음탐사로 당직을 서고 있었는데 진해에서 소나(SONAR,Sound Navigation and Ranging,음파에 의해 수중목표의 방위 및 거리를 알아내는 장비) 교육을 받았다고 했다.

 

그가 이수한 교육은 음탐에 관한 기본원리 습득과 장비제원 등이었다. 그런 그가 참가한 훈련은 림팩훈련(RIMPAC, Rim of Pacific, 환태평양 훈련)과 포이글 훈련(독수리 훈련)이었다. 당시 그는 선임이 운용하는 음탐장비를 옆에서 교육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는 변호인의 심문에 대해 '기억 안난다'를 반복하며 짜증을 내는 기색이 역력했다.

 

변호인이 그에게 심문한 내용은 음탐장비로 추적할 수 있는 방법 등에 대해 물었던 것인데, "사고 이후 충격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기억이 나지않는다"며 심문을 회피하고 있었다.

그런 한편 일반인도 다 알 수 있는 장비 등에 대해 심문하면 "군사기밀이라서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예컨데 천안함이 보유한 음탐장비의 탐지 '모드'의 거리는 얼마나 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잘 모른다"고 답했다.

 

뿐만 아니라 음탐장비로 가청주파수는 모두 들을 수 있는 게 아닌가? 하고 물어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고, 모니터로 디스플레이 되는 게 아닌가 하고 물어도 "잘 모른다"고 답했다. 또 음파탐지기를 어느 모드로 탐지할 수 있는지 조차도 "군사기밀이다"라며 답했고, 음파분석 기능여부에 대해 물을 땐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음탐장비 제원상 탐지가 가능하겠지요라고 물었을 땐 "수중에서는 많은 소리가 간섭을 일으킨다. 음탐사가 어려움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변호인의 심문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증인 때문에 같은 질문이 중복되기도 했다. 이때 재판부가 나서서 증인을 응원하는 듯한 말투로 "같은 유형의 질문을 하지마라"며 변호인에게 주문했다.

도대체 그는 천안함 사고 당시 어떤 충격을 받았길래 모르는 게 그렇게도 많은 것일까.

 

46명이 희생된 천안함 침몰사건은 희생자 가족은 물론 승조원과 국민들 모두에게 큰 충격과 깊은 상처를 남긴 게 사실이다. 특히 희생자들과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생존자들은 살아가는동안 트라우마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건 인지상정이다. 어느 날 한 순간 생사의 기로에서 삶을 선택받은 자들은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없지 않을 것.

그러하다면 이 사건의 진실을 떳떳이 증언해 밝히는 것도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한 방법은 아닐까. 하지만 김기택은 쉽게 입을 열지 않았다. 따라서 이쯤에서 김기택이 왜 증인으로 채택되었는지 살펴보고 글을 맺도록 한다.

 

 

 

천안함 음탐실의 음흉한 흉계 

 

천안함 사건의 핵심은 천안함이 좌초로 침몰했는가 아니면 북한의 잠수함에 의해 폭침되었는가 하는 것. 거기에 하나 더 의혹을 추가한다면 천안함은 좌초 후에 잠수함으로 추정되는 괴물체에 의해 추돌 당하며 '세 동강 난 것'이라는 주장까지 포함된다. 좌초만으로 천안함이 세 동강으로 분리될 수 없었으므로 '폭침'의 논리(?)가 등장한 것이며 '괴물체'가 등장한 것이다.

 

따라서 잠수함을 잡아내는 임무를 가진 초계함인 천안함의 눈과 귀의 역할을 하는 음탐사는, 천안함 사건의 핵심에 접근하는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는 것이다. 사건 당일 근무자였던 김기택의 증언이 매우 중요한 것. 그렇다면 사고 후 국방부의 발표를 통해 김기택의 음흉함(?)을 확인해 볼까.

 

"초계함에서는 음탐부사관 4명 중 팀장 역할을 맡는 선임부사관을 제외한 3명이 1일 3교대(하루 4시간씩 2회)로 매회 1명씩 근무하고 있다.

음탐실은 수중 접촉물의 반향음을 청취하기 위해 전투정보실 내 1개 격실을 별도로 운용한다. 또 장교가 맡는 전투정보실 당직사관이 음탐실의 근무를 감독한다.

음탐 당직, 다시 말해 소나체계 탐지 당직은 적의 잠수함을 탐지하고 식별하는 중요한 근무이므로, 24시간 소나체계를 운용한다.

당시 천안함은 소나체계 탐지장비를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었으며, 당직사관이 당직자를 수시 확인 감독했다."
<출처
http://www.korea.kr/policy/mainView.do?newsId=148691957&pWise=www2 >

 

국방부가 보도한 자료에 따르면 천안함의 음탐실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다. 근무형태는 물론 음탐실(근무)의 목적과 천안함이 장착하고 있었던 소나체계 장비 등이 일목요연하다. 사고 직전까지 천안함은 아무 탈 없이 근무를 잘 하고 있었으며 당직 사관이 그런 사실을 수시로 확인 감독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런데 국방부 내지 김기택의 입에서 빼 먹거나, 증언을 거부하거나 회피하고 있는 장면이 있다.

김기택은 증언대에서 짜증 투로 '모른다', '잘 기억나지 않는다.', '군사 기밀이다' 등으로, 음탐기 내지 음탐실의 임무 등에 대한 변호인의 심문을 허탈하게 만들었는데, 그게 국방부의 보도자료와 충돌하며 '폭침의 근거'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유가 뭔가.

 

초계함의 음탐사들은 잠수함을 잡는 게 주특기다. 음탐실에 근무 중 음탐기에 이상(어뢰)이 발생하면 즉시 함교에 보고하고, 함교의 당직 사관은 '어뢰를 회피하는 방법'으로 위기를 피했어야 옳았다.

년 중 수 차례 대잠훈련과 어뢰 회피 훈련을 한다는 예비역 전탐사가 일러준 말이며, 초계함의 음탐실은 그런 곳이었다.

이 같은 사실은 천안함 사고 직후였던 2010년 3월 27일 '국회 국방위 천안함 긴급보고'에 자세히 소개되고 있다. 당시 문답은 이랬다.

 

국회 국방위 천안함 긴급보고 내용 중
 
김장수(한나라당 의원)-반잠수정이나 잠수정 체크하기 어렵우니 은밀히 어뢰발사하고 갔을 가능성 없나?
이기식 합참정보작전차장(준장)-배의 승조원들이 들어오지 않아서 조사못했는데, (천안함에는)음탐기가 있다. 배 스크류 소리 듣고 표시가 되면 그에 대해서 집중감시한다. 배 스크류 돌아가는 소리는 잠수함이나 잠수정이 진행할 적에 발생하는 소리고. 끄고 스탠바이하고 있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잠수정(소리)은 못잡더라도 잠수정에서 쏘는 어뢰는 하이드로폰이펙트가 강하게 나타난다.
김장수-상황을 예상할 수 있나?
이기식-당직섰던 사람들을 확인해보면 그런 것들 확인할 수 있다. 장비작동했는지, 작동했다면 식별됐는지 등
김동성(한나라당 의원)-사고 장소가 NLL에서 얼마나?
이기식-6~7마일
김동성-그정도면 꽤 되는 거리. 북 잠수정이 우리 한테 포착이 되지 않고 접근할 가능성은?
이기식-없다.
김동성-얘기 나온김에. 초계함의 경우 기뢰, 어뢰였다면 대비책은?
이기식-어뢰가 배쪽으로 오면 음탐기에서 포착할 수 있다. 회피하는 전술이 있다. 그에 의해서 회피하도록 돼 있고. 본 초계함에도 다 돼 있다.
김동성-소나 장비에 의해 전혀 음탐 못했다고 한다면 어뢰일 가능성은 낮겠네.
이기식-배가 들어왔을 때 장비 운영한 사람에 대해 정확한 이야기 들어보고 판단하려 한다.
<출처
http://star.mk.co.kr/new/view.php?year=2010&no=155579&mc=ES>

 

천안함 사건 당시 음탐실에서 음탐장비를 운영한 사람이 증언대에 서 있다. 변호인의 심문에 짜증 섞인 대답으로 일관하던 그의 이름은 김기택 하사. 그가 왜 짜증섞인 말투로 증언을 해 왔는지 사건 당시 기록을 보니 뚜렷해진다. 사고 다음날 소집된 국회 국방위의 천안함 긴급보고와 김기택의 증언에 따르면 천안함의 침몰원인은 폭침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다. 

 

음탐장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었고, 설령 (북한의)잠수함이 엔진을 끄고 백령도 앞 바다 까나리 어장에 숨어 들었다 해도, 어뢰를 발사하는 순간 그 소리는 수중에서 강하게 나타날 것이므로, 어뢰속도 보다 빠른 초계함이라면 (음파탐지 직후) 언제든지 회피할 수 있었던 것.

김기택이 짜증 섞인 답변으로 회피한 건 주로 음탐장비 운용과 천안함의 제원 등 근무당시 상황이었다.

 

 

 

음탐사가 말하고 싶었던 천안함의 진실
 
그는 가능한 한 자기가 운용한 장비에 대해 말을 아끼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었던 것일까. 참 불행한 모습이었다. 어쩌면 그는 평생을 동료를 잃은 트라우마와 함께 음탐장비의 비밀(?)을 가슴 속에 지니고 살 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런데 그는 한순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사고 당시 상황을 리얼하게 말하고 말았다. 그는 사고 순간을 자동차가 추돌하는 모습에 비교하며, 사고 당시를 증언석에서 차분하게 몸짓을 섞어가며 말했다.

 

"꽝 하는 소리와 함께...운전하다가 차가 (와서)박은 것 같은 상황인 겁니다. 그 순간 얼떨떨한 느낌. 폭발하는 소린지 충격하는 소린지. 당시 '부딪쳤다'…그런 생각이었고 큰 충격이었다. (충격당시)넘어지지 않고 튕겼다. 주저 앉거나 한 게 아니라 옆으로 튕겼다. 넘어지지 않았다. 골반이 함 벽면에 부딪쳤다. 우측으로…진행방향에서 우측으로…음탐실 방은 좁다. 세 명 정도 구깃구깃 들얼갈 수 있는 공간. 사고 이후에 불이 다 꺼졌다."

 

김기택은 증언석에 앉아서 별 생각을 다 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천안함이 폭침된 게 아니라고 차마 자기 입으로 발설(?) 할 수 없었던 심정이랄까.

그가 말한 천안함의 충격 순간은 누가 들어도 폭발의 흔적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그가 예를 든 것도 자동차였지만, 어뢰의 폭발이 있었다면 그의 모습은 증언과 상당 부분 달라야 할 것. 그는 무언가에 '부딪친 느낌'이라고 말했다.

 

군에서 틈만 나면 잠수함 잡는 음파탐지에 열중할 음탐사가, 물 속의 세밀한 잡음 사이로 들려오는 스크루 소리는 물론 어뢰 발사음까지 포착해 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음탐사가, 글쎄 추돌음 모르고 폭발음 모를까.

 

그제서야 김기택 하사의 짜증이 뜻하는 게 무엇인지 넌지시 알 것만 같았다. 사고 직후 군 검찰에서 조사 할 때부터 수도 없이 사실을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묻고 또 묻는 데 진저리 쳐 질 법도 했다.

군에서는 '폭침'으로, 의혹을 가진 쪽에서는 '좌초' 등의 답으로 요구(?)하고 있었으므로, 어느 한 쪽의 편(?)을 들어 '폭침이다' 혹은 '좌초' 내지 '추돌이었다'고 말 할 수 없었을 것 같은 생각도 드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김기택 하사의 증언은 천안함의 진실을 상당 부분 앞 당겨 놓았다고 할 수 있다.

당신의 입으로 뚜렷하게 증언해 준 사실은, 천안함의 내부에서 전기가(불이) 꺼질 때까지 음탐장비는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었으며, 근무 교대자로부터도 아무런 이상 징후를 전달받지 못했다는 것.

 

이 같은 증언은 사고 직후부터 말을 바꾸거나 왜곡해 온 이명박 정부 관계자로부터 "거센 풍랑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만약 소나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천안함이 그렇게 무방비 상태에서 북한 어뢰를 맞진 않았을 것"이라며<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0&no=305979>, 음탐기 고장 내지 부실을 말한 사실과, 당시 김태영 국방부장관의 발언을 무색케 하고 있었다. 김태영은 민주당 이석현 의원의 "천안함 소나가 먹통이었냐"는 대정부 질문<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0&no=310944>에 이렇게 대답했다.

 

"완전 먹통은 아니었지만, 기능이 좋지 않았다는 것은 인정한다"

 

천안함 음탐실에서 직접 당직 근무를 한 김기택 하사 보다 김태영이 더 잘 알까.

이런 자들이 무고한 시민들의 합리적 의심을 통제하거나 검열해 보고자 한 게 천안함 사건 재판이라면, 이 시대는 또 얼마나 암울한가.

증언에 나선 김기택 하사는 재판부로부터 "마지막으로 증인이 하고 싶은 말을 해 보시라"며 통상 피고인에게 주어지는 최후 변론 같은 기회를 주어지자 이렇게 말했다.

 

"진실을 말해 줘도 진실을 믿으려 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증거를 내밀어도 안 믿을 겁니다. 재판장님이 알아서 판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을까. 천안함의 음탐기는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계속>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5&table=dream_jang&uid=53 

 

******************************************************************************************************

 

 

         천안함 사건, 제19차 공판 방청기 2편
탄식을 쏟아낸 증언의 힘, MBC의 [단독]보도는 누가 제보해 준 것일까…
장유근 | 2013-12-11 16:02:40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MBC의 [단독]보도는 누가 제보해 준 것일까…

요즘 대한민국에서 백주에 버젓이 저질러지고 있는 재미있는(?) 범죄 이야기를 잠시 나누고 본론으로 들어가자. 포스트를 열자마자 귀에 들어오는 소리는 2010년 4월 3일 자 MBC가 보도한 천안함 관련 소식이다. 참 많이 들어본 내용일 것이다. MBC는 "천안함 침몰 당시 군 당국의 최초 상황관련 일지를 MBC가 단독 입수했습니다. 이 일지엔 군의 발표와는 달리 최초 상황 발생을 당일 오후 9시 15분에 보고 받은 것으로 돼 있습니다."라며 뉴스를 시작하고 있다. 천안함 사건의 시작은 3월 26일 밤 9시 15분부터 시작되었다는 것.

이 보도가 전해질 당시 인터넷은 떠들썩 했다. 어떤 누리꾼들은 MBC 보도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하기도 했고, 또 어떤 사람들은 보도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기도 했다. 수 많은 의혹이 1분 정도 되는 보도 속에 숨어서 사람들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MBC가 [단독]으로 보도했다는 이 뉴스는 팩트가 아니라 말 그대로 개연성이 농후한 그럴 듯한 소설이었다. 

MBC가 보도한 '軍 상황관련 일지, 밤 9시 15분에 상황 발생'
MBC | 배선영 기자 her24@imbc.com | 입력 2010.04.03 22:34 | 수정 2010.04.03 22:37

사진클릭 동영상보기

<출처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00403223420264>

그러니까 곧 전개될 소설의 클라이막스를 위한 복선이 MBC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별로 틀리지 않은 내용이 안방에 보도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 보도는 사고 당일로부터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경과한 후 특종으로 포장돼 보도됐는데, 내용을 살펴보면 사이비 과학자로 널리 알려진 윤덕용 단장의 '천안함 민군합동수사단'이 내놓은 의혹 투성이 결론 대부분이 담겨져 있었다. 사실상 미리 보는 '천안함 사건의 개요'가 담긴 무섭고 음흉한 계략의 대국민 혹세무민(惑世誣民) 늬우스였다. 그 내용을 대략 간추려 보면 이렇다.

대략 간추린 軍 상황관련 일지

-.군당국이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최초 상황을 정리한 일지
-.밤 9시 15분, 천안함 소속 2함대사령부가 최초 상황 발생을 해군작전사령부에 보고
-.함대사령관과 작전처장이 직접 통화한 사실도 확인
-.밤 9시 16분,백령도에 있는 방공33진지에서는 폭음을 감지한 보고도 상황일지에 적혀있다
-.9시 20분 백령도 해안초병이 폭발을 들었다고 보고했고 백령도 지진 관측소는 9시 21분에, 규모 1.5의 지진파를 탐지했다고 기록
-.9시 22분, KNTDS 한국형 해군전술지휘통제 체계 위에서 천안함이 사라지기 시작하고, 해상작전 위성통신체계에서도 천안함의 신호가 두절
-.밤 9시 45분, 해군작전사령부에서 합동참모본부로 관련 상황을 보고했다

놀라운 일이 MBC로부터 벌어지고 있었다. MBC는 족집게 같이 천안함 사건의 침몰원인을 정확히 예견(?)한 것이다. 보도 내용을 살펴보면 장차 윤덕용 등으로부터 보고될 <1번 어뢰>의 면모가 복선으로 드러나 있는 것. (기억나시나요…?) 백령도에서 들었다는 폭발폭음지진파 그리고 9시 22분부터 천안함이 사라지기 시작하고 연락이 두절되는 의혹 투성이 천안함의 진실…

그나마 여기까진 착한 편이다. 뉴스가 진행되는동안 그래픽으로 처리된 화면 속에는 천안함으로 상징되는 초계함 한 척이 함미 쪽에서 폭발을 일으키는 장면을 내보내고 있다. 아마도 적지않은 사람들은 이 장면을 통해 천안함이 좌초가 아니라 알 수 없는 폭발로 인해 침몰로 이어졌을 것이라 판단하기에 충분한 화면이다. 이 보도를 참조하면 천안함의 진실은 사고 직후 일주일 만에 완전히 '세탁'되어 다른 모습으로 등장할 준비체계를 갖춘 것이라 할 수 있다.

누가 거짓 정보를 MBC에 넘겨준 것일까. 2함대? 국방부? 합참…? 텔레비전을 잘 못 보면 바보가 된다는 말이 이런 경우. 사실을 보도하지 않고 누군가로부터 압력을 받거나, 스스로 알아서 기면서 소설을 쓰고 자빠진 방송이 국민의 방송이라 할 수 있나. 국민의 피를 핥고 사는 흡혈귀나 다름없는 종자들이 이런 경우. 인간의 탈을 쓰고 차마 할 수 없는 짓을 뻔뻔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게 정수장학회 때문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박근혜의 과거사'가 담긴 MBC의 모습이다. 그렇다면 진실은 어떤 모습일까.

천안함은 '좌초'였단다
 
이틀 전 오후 2시경, 서울중앙지법 서관 524호 형사 36부(재판장 최규현 부장판사) 법정에서 속개된 제19차 천안함 사건 공판에서 MBC가 썼던 소설이 거짓으로 밝혀졌다. 천안함 사고 당시 구조 임무를 맡았던 이병일 전 해양경찰청 경비안전과장이 증인으로 채택돼 증언에 나선 것이다. 이병일 씨는 증언에 앞서 증인 선서를 통해 '사실만 말하고 거짓을 말하면 위증의 벌을 받겠다'고 했다. 이미 이 씨 관련 인터뷰 등이 언론에 수 없이 노출되었으므로 위증은 꿈도 꾸지 못할 것.

이 씨의 증인심문은 민변의 이강훈 변호사로부터 시작됐다. 천안함 사고 당시 그는 이미 퇴근한 몸이었다. 사고 당일 오후 8시 정도 퇴근 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 그는, 천안함 사고 직후 무선(휴대폰)으로 (사고 내용을)연락 받았다고 했다. 해경에는 '핫라인'도 있었지만 평소 (연락처를)다 알고 있기 때문에 '휴대전화로 통보가 온 것'이라 부연 설명했다. 이 변호사의 심문이 이어졌다.

"(언론의 보도를 보면)증인의 인터뷰 내용이 나오는 데… 천안함 사고 원인이 좌초였나요…?"

"처음… 아마 그렇게 보고 받은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상황보고서라는 문서를 통해서 '좌초'로 보고 받았습니다."

그 순간 방청석에서 나지막하게 아휴~하는 탄식이 들려왔다. 이 씨의 증언으로 드러난 좌초음이 탄식으로 변하는 기막힌 순간이었다. 천안함은 다시금 좌초라는 생채기를 안은 채 증인의 입만 바라보는 듯 법정은 두 사람의 심문과 답변이 이어졌다. 평소 천안함이 소속된 2함대는 해경과 연락을 자주 하는 관계였다. 사고 당일에도 통화는 자연스럽게 이루어 진 것으로 나타났다. 천안함은 좌초로 보고 된 것이다. 그렇다면 사고 발생시각은 언제쯤일까.

이 변호사는 <뉴시스>가 보도한 내용을 근거로, 사고 다음날(27일) 해경 상황보고서에 기재된 사고시각이 서로 다른 데(밤 9시 15분과 9시 30분) 대해 밤 9시 30분이 해군측으로부터 '사고 시각으로' 통보받은 게 사실인가 하고 물었다. 이 씨는 이에 대해 "(여러 사정으로) 정확한 시간은 통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하며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때 재판장이 두 사람의 대화를 잠시 막아서며 사고 발생 시각을 이 씨에게 되물었다.

"해군 측으로부터 통보 받은 (사고발생)시각이 실제로 (9시)30분이다!…그렇게 받았다는 거예요?"

"예!…"

이 씨는 재판장의 물음에 "그렇다"고 대답한 것이다. 2함대 사령부에서 인천 해경으로 통보한 사고 시각은 밤 9시 30분!…팩트와 소설은 크게 달랐다. 짝퉁 언론과 보이지 않는 얼굴들이 아무리 꾸며대도 진실은 본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 이런 사실을 법정에서 직접 듣지 못했다면, 날이면 날마다 대국민 뻥치기로 먹고 사는 말썽꾸러기 댓글정부와 그 똘만이들은 툭 하면 빨갱이로 매도하겠지.

우리 말에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진정한 저널리스트 최승호 피디를 내쫓은 MBC를 들여다 보며, 바보가 되고 싶은 사람들은 굳이 말리지 않는다. 다행인 것은 선량한 사람을 함부로 빨갱이로 내 몰고 국회에서 제명시키자는 좀비같은 인간들 때문에, 천안함 사건을 다룬 포스트의 '페이지뷰'가 점점 더 늘어가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지면을 빌어 깊은 '감사의 인사 말씀'을 드린다.

참고로 국정원이 빨갱이로 내몬 이석기 의원의 재판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를 채택하지 않고 있다는 놀라운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이유가 뭔가 하고 속을 들여다 보니 전부 '추측'으로 고발을 한 것이다. 참 희한한 세상에서 참 나쁜 인간들과 어깨를 맞대고 살고있는 것. 언제쯤 어깨가 가벼워질까. 대한민국은 시방 삭제 시켜 추방해야 할 인간들이 큰소리 치는 세상이다. 이들 전부를 통째로 무덤 속으로 보내는 그날까지 천안함의 진실 캐기는 계속 된다. <계속>

천안함 사건, 제19차 공판 방청기 1편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5&table=dream_jang&uid=54 

 

*********************************************************************************************

 

 

 

   천안함 사건, 제19차 공판 방청기 3편
달라진 게 없는 국방장관의 입, 사실을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심정은 어떠할까
장유근 | 2013-12-18 14:51:3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사실을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심정은 어떠할까…

 

지난 주말 2박 3일 간의 일정으로 여수의 갯가길을 다녀왔다. 잠시 서울을 떠나있는 것만으로도 편안해 질 수 있는 행운의 시간이었던 것이다. 그 시각 서울에서 눈과 귀를 열고 있었다면 얼마나 불편했을까. 연일 시도 때도 없이 북한발 소식을 중계하며 김정은에 몰두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방송과 친정부 언론들.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찌라시를 자청하고 추측 보도로 부정선거 세탁에 올인하고 있는 모습들. 그 속에 똥장군이라 불러도 아무 반향도 없을 김관진의 허무개그도 포함되어 있었다. 김관진은 이렇게 나불댔다.

 

"내년 1월 하순에서 3월 초순 사이 북한이 도발할 가능성이 크다"

 

대한민국 댓글정부의 국방부장관의 입에서 나온 북한의 도발 가능성은 소설이었다. 조중동은 이에 대해 정체불명의 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 내부의 불안 요소와 군부의 과도한 충성 경쟁으로 인한 오판이 있을 수 있고, 그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도발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하고 있다.

출처불명의 상상이었다. 오히려 김관진의 입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조짐은 내년 1월 하순에서 3월 초순 사이에 댓글정부의 몰락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퍼뜩 드는 것.

 

김관진의 입에서 한숨 같은 북풍이 새 나온 시점은 군 사이버사령부 댓글활동이 청와대에도 보고됐다는 사실이 보도된 직후였다.

군 사이버사령부 활동이 '청와대에 보고된 사실이 없다'고 말한 김관진의 말이 거짓으로 드러나는 순간, 북한의 도발 운운하며 국민을 우롱하고 있었던 것.

김관진이 북한 도발을 나불댄 곳은 전군 주요지휘관 화상회의였고, 그 자리에서 "우리 군은 북한이 도발하면 곧바로 가차없이 응징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점검하고 일전 불사의 장병 정신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나불댔다는 것.

 

누리꾼들과 트위터는 즉각 반응했다. 군 사이버사령부의 이모 심리전 단장의 녹취록이 보도되면서 궁지에 몰리게 된 똥장군의 변이라는 것.

김관진이 이날 나불댄 일전 불사의 장병 정신교육이란 뭘까. 각자의 위치에서 자기 임무에 충실하며 경계근무를 강화하고, 쓸데없는(?) 댓글활동 결과에 신경 쓰지 말라는 내부단속이나 다름없는 것.

그런 주문이 버젓이 통하는 게 폐쇄적이고 특수한 조직사회라 할지라도, 뻔한 결과를 놓고 태연한 척 하는 모습은, 김태영에 이은 김관진으로 이어진 국뻥부의 전통일까.

이에 대해 한 트위터는 이렇게 답했다.

 

"전임 김태영은 천안함 침몰 조작사건으로 국민을 속였고, 현 김관진은 쥐바기의 지시로 부정선거에 개입하여, 박씨를 당선시킨 공로로 양대정권을 이어 장관질을 하고 있다. 군인이 정치에 개입하면 그 말로가 비참하다는걸 모르는가? 이 시대 참군인은 어디에 있는가? 응답하라!"

 

김기택의 '증언'이 남긴 그림 한 장…!

 

 

 

이 시대 참군인상을 주문하고 있는 한 트위터는 여전히 착한 애국시민의 모습인 데 김관진이나 국방부 소속 군인들의 모습은 또 얼마나 답답할까. 별 지랄을 다 해도 '국방부의 시간은 간다'며, 하루라도 빨리 예비역이 되고 싶었던 군인의 마음이 드러난 게 천안함 사건의 공판 현장인지.

 

서울중앙지법 서관 524호 형사 36부(재판장 최규현 부장판사) 법정에서 속개된 제19차 천안함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천안함의 음탐 하사 김기택의 모습은 매우 불편해 보였다. 먼저 그의 증언을 다시 한 번 더 들어볼까.

 

"꽝 하는 소리와 함께… 운전하다가 차가 (와서)박은 것 같은 상황인 겁니다. 그 순간 얼떨떨한 느낌. 폭발하는 소린지 충격하는 소린지. 당시 '부딪쳤다'…그런 생각이었고 큰 충격이었다. (충격당시)넘어지지 않고 튕겼다. 주저 앉거나 한 게 아니라 옆으로 튕겼다. 넘어지지 않았다. 골반이 함 벽면에 부딪쳤다. 우측으로…진행방향에서 우측으로…음탐실 방은 좁다. 세 명 정도 구깃구깃 들어갈 수 있는 공간. 사고 이후에 불이 다 꺼졌다."

 

방청석에서 김기택의 증언을 듣고 있다 보면, 그의 말투에서 벼랑길을 걷고 있는 듯한 아슬아슬한 느낌이 들 정도다. 천안함이 좌초 후에 잠수함 같은 괴물체에 추돌돼 세 동강이 났을 것이라 믿는 사람들에게 매우 유리한 듯한 증언이었다.

그러나 그의 증언 속에서 폭침을 찾아내고 싶은 사람들은 꽝 하는 충격음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1번 어뢰의 폭발음이라 우길 수도 있는 상황.

김기택의 증언을 피고인석에서 변호인들과 함께 묵묵히 지켜보고 있는 신상철 전 민군합동조사단 민간위원(진실의 길 대표)은 변호인의 질문에 이어 이렇게 물었다.

 

"(천안함이)충격 시 상하좌우 어느 쪽에서 충격이 오던가요…?"

 

만약 이 포스트를 읽고 계신 당신이 현역을 다녀온 예비역이라면 이런 물음에 어떤 답을 하게 될까. 위쪽에서 혹은 아래쪽에서… 그것도 아니면 왼쪽에서 또는 오른쪽에서…?

신 선생으로부터 전해진 현문우답이 김기택으로 이어졌다. 그는 짜증을 섞어 즉각 답변했다.

 

"기억 안 난다. 답변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김기택은 이상과 현실 내지 거짓과 진실 사이에서 마구 방황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속 알맹이를 다 알고 있는 데 김관진이나 김태영 처럼 엉뚱한 짓을 해야 하는 마음이랄까.

김기택은 이미 앞선 증언에서 충격이 어디서 온 것인지 밝힌 바 있다. 천안함의 '진행방향에서 우측으로' 넘어졌다고 밝힌 것이다. 예컨대 천안함이 서북쪽으로 6.5노트의 속력으로 초계를 하고 있었다면, 천안함을 추돌시키거나 폭침시킨 방향은 남서쪽 내지 서남쪽으로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김기택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군사기밀(?) 전부를 법정에서 직간접적 화법으로 증언한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이날 김기택의 머리 속은 매우 복잡했을 것 같았다. 무조건 다 모른다고 할 수도 없거니와 쏟아지는 질문에 답을 안 하는 것도 문제가 있어 보였을 것. 부사관으로 전역한 그는 군이 요구하고 있는 공공연한 기밀을 숨기느라 애를 먹었을 것이다. 얼마나 답답했을까.

그런데 증언이 끝나갈 어느 순간 그의 입에서 알 수 없는 대답이 흘러나왔다. 신 대표의 질문 이전 변호인의 질문에 김기택은 이렇게 답했다.

 

"이 사고는 불가항력이다. 또 (다시) 반복될 위험이 있다. 국방비 배정이 너무 낮다."

 

필자는 김기택의 이 발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넌지시 알 것만 같았다. 그는 천안함의 눈과 귀 내지 오감이나 다름없는 직책을 맡고 있던 음탐실 당직자였다. 초계함의 임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음탐당직을 서는동안 그는 그 어떤 위험 징후를 전해 듣지도 않았고, 사고 직전까지 천안함은 아무런 이상도 없었다고 증언했다. 그런 그가 증언이 끝나갈 때 쯤 '이상 신호'를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천안함 사고를 '불가항력;이라고 정의하고 있었다. 불가항력(不可抗力)이란 사람의 힘으로 저항하거나 막아 낼 수 없는 힘을 말한다. 천안함은 졸지에 아군의 잠수함과 충돌 내지 추돌했다는 말인가. 그는 천안함 사고를 '반복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었는 데 그 이유를 '저렴한 국방비 배정'으로 정의하는 듯 했다.

 

천안함 침몰 사건이 한창일 때 희생자 유가족들이 '선저에서 물이 줄줄 새 폐선을 앞둘 정도로 오래 되어 사람들이 천안함을 기피했다'는 취지의 고발이 절로 오버랩됐다. 예비역들 사이에 심심찮게 회자되는 군의 비리 내지 군납비리나 장군이 되려면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할 진급비리에 얽힌 이야기들. 그 무수한 뒷담화를 천안함도 피해가지 못했는지 누가 묻지도 않은 대답을 김기택이 하고 나선 것이다.

 

그의 의중을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러나 똥장군으로 불러도 시원찮을 김관진의 허튼짓을 보면 북한의 내부 사정 보다 더 위태로워 보이는 게, 군인이 정치에 개입해 댓글질로 독재자의 딸을 당첨시킨 질 나쁜 사건이다. 어쩌면 김태영이나 김관진은 빼도박도 못할 뒷조사에 걸려들어 옴짝달싹도 하지 못한 채 맹바기 한테 걸려들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똥장군들에 비하면 김기택의 증언은 천안함 함장의 비굴한 증언 보다 값진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럴 리가 없지만 김기택이 해군제독으로 재임했다면 "천안함 침몰사고의 원인은 좌초 이후 이스라엘 잠수함이 들이받아 세 동강 난 사건"이라며 세간의 의혹을 입증 시킬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김관진 씨…! 아무튼, 기술도 좋습니다. 맹바기 때부터 바뀐애까지 연임할 수 있는 줄타기 기술. 머지않아 김태영이처럼 함부로 나불댄 말이 부메랑이 되어 뒤통수를 칠 수도 있을 텐데. 그때까지도 북한 도발 운운하면서 대국민 협박에 나설 건가요. 예전 같으면 즉석에서 참수형 당할 짓을 당신(들)이 하고 있다는 거 잘 알고 계시겠지요. 바뀐애도 똥줄 타는 건 기본 도피처를 생각할 때라는 생각이 들어요. 잘하세요. 디질 수도 있다는 거. 역사가 타일러요.

 

천안함 사건, 제19차 공판 방청기 1편
천안함 사건, 제19차 공판 방청기 2편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5&table=dream_jang&uid=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