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의 진실이 기지개를 켜는 소리가 이런 것일까.
참으로 반갑고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다. 어제(12일),천안함의 진실을 낱낱히 케내 보도하고 있는 인터넷 언론 진실의 길(대표 신상철)에 재미교포 안수명 박사의 호소문 한 편이 올라왔다. 안 박사가 기고한 글의 주요 내용은 "미국과 한국정부는 입국거부를 철회하라"는 것. 그렇다면 한국과 미국은 왜 안 박사의 입국을 거부하고 있는 것일까. 안 박사는 기고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진실을 추구합니다. 천안함 사건은 정직하고 과학적 증거를 필요로 합니다. 국방부 발표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종북'으로 몰아치면 안됩니다. 남한은 거의 미국을 맹종합니다. 그래서 저는 미 정보자유법 - USA Freedom of Information ACT(FOIA) -에 의거하여 천안함 침몰에 대한 미국이 관련된 것에 대한 일체의 서류를 요구하였습니다. 미국 정부는 웃지 못할 이유를 들며 저의 요구를 3년이 지나도록 들어주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정부는 저에 대한 입국거부를 철회해 주시기 바랍니다."
안 박사에 따르면 "합조단은 과학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증거를 하나도 제시하고 있지 않다"고 말하고 있으므로, 사실상 합조단의 조사결과를 부정하는 것. 그런 안 박사가 인천공항 입국절차를 조용히 통과하게 내버려 둘 수 없었던 게 미국과 한국정부였다. 뭐가 그렇게 구린 것이었을까.
안 박사는 대잠수함전에서 세계최고의 권위자임을 자부하는 잠수함 전문가이다.
그가 운영하고 있는 <안테크>의 FORACS (Fleet Operational Readiness Accuracy Checking System)는 노르웨이, 그리스, 미국을 위하여 잠수함의 항해기구를 조정하는 것. 그 일을 통해 안테크는 상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1,000여 편 이상의 대잠수함전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고, 대부분의 보고서는 미국의 일급 기밀문서로 분류되어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순항미사일(Cruise Missile)의 유도법과 항법의 이론을 정립하였고, 그 이론을 실전에 응용한 공헌으로 전기전자학회, IEEE (Institute of Electrical and Electronics Engineers), 와 미항공우주학회, AIAA(American Institute of Aeronautics and Astronautics)의 fellow(연구원)로 선출된 바 있다.
그런 전문가를 두려워 할 하등의 이유가 없어야 할 미국과 한국정부는, 왜 그를 '뻬르소나 논 그라따(국가에서 받아들이기를 기피하는 사람, Persona Non Grata)로 분류해 두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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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사진 속 보고서는 천안함 다국적 조사단이 지난 2010년 7월 30일 작성한 브리핑용 보고서 표지. 안수명 박사가 미해군에게서 확보한 보고서 가운데 하나(보고서 자료=미디어오늘) |
지난해 2월 19일 오전, 안 박사와 통화(취재)를 한 <미디어오늘>의 조현호 기자에 따르면 천안함은 북한의 잠수함으로부터 폭침될 수 있는 근거가 '제로'에 가깝다고 말했다.
"밤 9시(경)에 과연 잠수함이 3~4km 거리의 불빛을 보고 어떻게 정확히 쏜다는 것인지 답할 가치도 없다. 더구나 불빛을 봤다면 잠망경으로 봤다는 것인지, 직접 육안으로 봤다는 것인지, 최소한 봤다는 것을 뒷받침할 증거라도 내놓아야 하는데, 그것도 없이 이런 주장을 펴는 것은 너무나 우스운 일이다. 잠수함에서 목표를 타격하기 위해선 위치를 확인한 뒤 보고 치밀하게 계산을 해야 한다. 더구나 발사된 어뢰가 천안함 선저에서 정확히 폭발하기 위해서는 해저에 있는 각종 노이즈와 해저 지형에서 나오는 메아리, 조류가 주는 영향 등과, 천안함의 음향을 구분해야 하는데 이는 정확도가 제로에 가깝다."
천안함의 침몰 원인이 북한 잠수함에 의해 폭침될 수 있다면, 정부는 대잠수함 전문가 안 박사의 견해를 충족시키거나 해명을 해야 마땅했다. 안 박사는 제로에 가까운 합조단의 조사결과에 대해 '합조단은 비과학적이고, 비양심적인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말하며, 천안함의 폭침을 부정하고 있는 데 이명박 정부는 물론 정부기관이 개입한 부정선거로 정권이 교대된 현재까지 일체의 답변이 없는 게 정부의 일관된 자세다.
정부가 입을 다문다고 증언까지 잠재울 수는 없었다. 천안함이 폭침되었다는 정부의 발표에는 빼도박도 못할 허점이 도사리고 있었던 것이다. 천안함 사고당시 백령도 서방에서 초소근무(해병대 상병)를 했던 박일석씨는 지난해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고가 나기 전까지 초소에선 해무가 끼어서 천안함의 정확한 위치도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시정이 안좋았다. 당시 시정은 10m도 잘 보이지 않았다."
또 그는 2012년 12월 법정(증언)에서 '시정거리가 50m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10m 정도밖에 볼 수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 박사를 입국거부하고 있는 미국과 한국정부의 난처한 상황을 그대로 대변해 주는 정황이다.
북한의 잠수함이 3~4km 떨어진 거리에서 불빛만 보고 정확히 쏜다는 것도 불가능에 가깝거니와, 더군다나 10m 앞도 잘 안보이는데 어떻게 4km 전방을 볼 수 있다는 것인지...
안 박사는 이에 대해 미국 해군으로부터 확보한 천안함 다국적 조사단이 작성한 보고서를 근거로,한국을 포함해 미국, 뉴질랜드, 캐나다, 영국 등 5개국 조사단이 조사활동을 마친 뒤 2010년 7월 30일 브리핑용으로 작성(ROKS CHEONAN SINKING OVERVIEW BRIEF)된 보고서의 문제점을 제시했다. (한국에 보도되지 않은)이 보고서에서 문제가 된 것은 '(사고 당시)2010년 3월 26일 21시 22분이 되기 직전에 북한의 연어급잠수정(YONO)이 천안함에서 나온 불빛을 본 것으로 추정한 대목이었다.
조사단은 "북 잠수정이 그날밤 무엇을 봤나"라는 페이지에서 천안함의 항해 불빛이 있었으며, 호위함 크기의 배(구축함 불빛)는 약 4km까지 볼 수 있고, 가시거리는 2.5NM(해리)로 이는 어뢰를 발사할 수 있는 가시권(Visually)에 있었다고 분석한 것이다.
조사단은 이어 어뢰가 좌현(port beam)에서 터졌다고 분석했다. 조사단은 이와 관련해 "천안함은 분명히 야간에 시야에서 조준할 수 있는 가시권에 있었다-레이저 거리측정기(분석)"라고도 설명해뒀다는 것. 아울러 안 박사는 북한 잠수함의 '옆으로 어뢰가 발사됐다'는 다국적 조사단의 시뮬레이션 그래픽도 허황된 주장이라며 비판한 것이다. 이랬다.
"잠수함은 길이 방향으로 발사해야 하는데, 북 잠수정이 옆으로 발사하는 어뢰를 개발했다면, 이 근거를 설명해야 한다. 전 세계에서 아무도 모르는 획기적 기술을 갖고 있는 것이기 때문… 증거없이 주장하고, 설명없이 단정하는 것은 너무나 허황돼 있다."
안 박사의 천안함 폭침에 대한 비판은 점잖게 주장하고 타이른 말이지, 직설적으로 말하면 '뻥'이란 말과 다름없는 것일까.
안 박사의 비판과 세간의 의혹을 종합해 보면, 합조단이 밝힌 천안함 사건은 가시거리가 10m 내지 50m의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해군도 잠들고 천안함도 잠들고 합참도 잠든 사이에, 은밀하게 침투한 북한 잠수함의 옆구리에서 발사된 1번 어뢰에 의해, 정확히 천안함 선저에서 폭발해 46명의 승조원 목숨을 빼앗아 갔다는 것.
참으로 황당한 일이 대한민국의 이명박 정권에서 일어난 것이다.
애국심에 앞서 세계최고의 대잠수함 권위자인 안 박사의 자존심을 긁어놓은 '천안함의 폭침' 모습은 이렇게 초라한 모습이었다. 안 박사는 2012년 8월에 방한해 천안함 전 민군합동조사단 민간위원(현 진실의 길 대표)과 미디어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나는 신상철 대표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만난 적도 안 적도 없다. 그런데 신 대표가 천안함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냈다고 정부는 감옥에 보내려 한다. 우연치않게 잠수함에 대한 전문성이 있는 내가 신 대표를 돕지 않는다면 내 스스로 나쁜 사람이 될 것 같아 어떻게든 도울 생각이다. 신 대표를 돕는 것은 내 자신에 대한 문제와 같다."
정부가 나서서 신 대표를 돕는 길과 천안함의 진실을 막고 나선 것일까. 신 선생은 아직 감옥에 가지 않았다. 아니 감옥이 당신의 입실을 마냥 거부하고 있다. 이유가 뭔가.
천안함 사건을 고발한 당사자들이 어디론가 사라지는 등 재판이 지지부진할 뿐만 아니라, 어떤 당사자들은 미국으로 도망을 친 것인지 현지에서 조차 행방이 묘연하다는 것.
뿐만 아니다. 지난 19차 공판까지 드러난 천안함의 진실 속에는 북한 잠수함에 의한 폭침에 대한 자취는 흔적을 감추고 '좌초'만 명백히 드러나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 안 박사가 다시 입국해 '천안함은 폭침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라는 비판을 하게 되면, 6.4지방 선거를 앞 두고 가뜩에나 부정선거 신드롬 때문에 외출 조차 버거워 하는 박근혜 정권의 목을 조르는 것과 다름없다고 판단하는 것인지. 아니면 혼외자식 잉태하듯 정부 스스로 떳떳하지 못한 죄업을 댓글사건 이전부터 잉태하고 있었던 지. 정부가 북한을 향해 '통일대박' 운운하기 전 맨 먼저 해결해야 할 숙제가 천안함의 진실을 밝히는 일이자, '북한에 의한 폭침'을 명확히 정리하는 일이다.
아울러 천안함의 진실을 숨기고 싶은 의도가 아니라면 안수명 박사의 입국을 막는 일은 떳떳하지 못한 일이고, 그의 입국을 허가해야 마땅하다. 거짓의 속성은 숨기면 숨길수록 증폭을 거듭하여 마침내 폭발할 텐데, 이명박근혜 정권은 천안함 사건에 이어 댓글사건과 같은 두 개의 뇌관을 만지작이는 매우 위험한 장난질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천안함 사건을 응원해 주시는 분들은 대체로 안 박사와 같거나 비슷한 심정이다. 무슨 개인적 관계나 친분 때문에 그를 돕고자 하는 게 아니라, 비민주 반민족적 거짓세력에 의해 실추된 국격은 물론 나라와 민족을 올바른 길로 이끌고자 하는 애국심의 발로라는 것.
오늘(13일) 오후 2시부터 천안함 사건 제20차 공판이 서울중앙지법 524호 법정에서 속개된다. 안 박사의 입국 응원과 함께 많은 성원 바란다.
*본문 인용 출처
<진실의길 http://www.poweroftruth.net/news/mainView.php?uid=3203&table=byple_news>
<미디어오늘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7742>
<미디어오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6&aid=00000583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