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공작’ 요원 재취업, 국정원의 무신경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에 연루돼 형사처벌받은 간부와 직원이, 국정원 공제회 격인 ‘양우회’에 재취업해, 최근까지 일해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아무리 ‘제 식구 감싸기’라 하더라도, 댓글조작 사건과 추악한 정치공작에 개입한 직원까지 감싸안는 건 너무 지나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서 ‘정치적 중립’을 외친들 국민이 과연 믿을 수 있을지 국정원은 무겁게 생각해야 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 심리전단 팀장을 지낸 ㄱ씨가 올해 초 국정원 공제회 격인 양우회에 취업해 최근까지 일했다고 한다.
ㄱ씨는 배우 문성근씨와 김여진씨의 얼굴을 외설 사진에 합성해 인터넷에 배포하는 등, ‘좌파 연예인 대응 티에프(TF)’ 활동을 한 혐의로, 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면직됐다.
또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 비방 댓글 등을 인터넷에 게시한 전직 직원 2명이, 올해 2월 양우회 계열사에 취업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국정원은 “양우회가 독립 기관이라 관여하기 어렵다”고 말하지만, 양우회 기금의 상당 부분을 국정원이 지원하고 있다. 또 상부 지시에 따라 범죄에 가담했던 직원에게 최소한의 경제적 도움을 줄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치 개입’은 국정원의 가장 어두운 부분이고 반드시 털어내야 할 악습이다. ‘정치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누누이 말해도, 국민들은 이런 사안을 접하면서 의구심을 거두지 않으리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 2020. 11. 9 한겨레 사설 ]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969049.html?_fr=mt0#csidx87d6f35a811eeb28d31b001ad20b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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