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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모범운전자회 회원들, 경찰에 운전자회 회장 비리 연쇄 고발

道雨 2021. 12. 22. 17:02

"더는 비리 못 참겠다"...전국 모범운전자회 회원들, 경찰에 운전자회 회장 연쇄 고발

 

* 모범운전자회 회원들이 22일 서울경찰청에 전국 모범운전자회 윤석범 회장과 각 지회 회장들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고발하고 있다. 이홍근 기자

 


전국 각지 모범운전자회 회원들이 “더는 비리를 참을 수 없다”며, 전국 모범운전자연합회 윤석범 회장과 각 지회 회장들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방배, 노원, 중랑 모범운전자회 회원 10여 명은 22일, 서울경찰청에 윤 회장과 각 지회 회장들의 비리를 고발하는 고발장을 제출했다. 파주 모범운전자회 회원들은 23일 경기북부경찰청에 같은 내용의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경향신문은 서울 노원모범운전자회가 범칙금 면제 혜택이 있는 모범운전자증을 웃돈을 받고 편법으로 발급했다고, 지난달 12일 보도했다. 월 7000원의 회비를 내는 ‘일반회원’은 4회 이상 교통정리 봉사활동을 해야 범칙금 면제 혜택을 받지만, 월 2만원을 내는 ‘자문회원’은 봉사활동을 하지 않아도 혜택을 받도록 했다는 내용이다.

이런 식의 자문회원 제도는 경기 광명, 서울 금천, 중랑, 방배 등 전국 각지 모범운전자회에서 ‘특별회원’ ‘발전회원’ 등으로 이름을 달리하며 광범위하게 운영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회원들에게 유급 봉사활동을 소개한 뒤, 기부금 명목으로 불법 수수료를 받기도 했다.

 

이날 고발장을 제출한 모범운전자회 회원들은 내부 비리를 폭로했다는 이유로 제명되거나 징계를 받은 이들이다.

방배 모범운전자회에서 감사를 맡았던 박영문씨(66)는, 장부에 회원별 회비 입금 내용이 빠져있다며 재감사를 요구했다가, 10월 제명됐다. 박씨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방배 모범운전자회에 공식적으로 입금된 회비 중 92.5%가 회장과 사무장의 직책수당으로 지출됐다”며 “회장의 횡령이 의심돼 재감사를 요청했는데 제명됐다”고 말했다.

파주 모범운전자회 회원 김창학씨(63)도 지난해 12월, 파주 모범운전자회가 시 보조금을 유용해 경찰관에게 식사를 접대했다는 사실을 고발했다가 올해 7월 제명됐다.

노원 모범운전자회는 지난달 제보자로 의심되는 회원들을 색출해 제명했다가, 18일 해당 사실을 고발하는 보도 이후 복권했다.

중랑 모범운전자회 조영진씨(64)는 이날 고발장을 제출하며 “모범운전자회는 봉사단체라는 본분을 잊고, 회장들의 밥벌이 수단으로 전락했다”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관련자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부터 서울경찰청 앞에서 1인시위를 시작했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