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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열화 경쟁 부르는 남북의 ‘짝패 관계’

저열화 경쟁 부르는 남북의 ‘짝패 관계’         *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왼쪽)와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 르네 지라르는 두 사람의 관계를 모방적 경쟁 관계라고 부른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프랑스 사회인류학자 르네 지라르는 인간관계의 밑바탕에 모방과 경쟁이 있다는 통찰을 모든 저술의 이론적 토대로 삼았다. 모방적 경쟁이 인간관계를 움직이는 근본 동력이다. 지라르는 말년의 대담집에서 그 통찰을 전쟁이라는 특수 상황을 해석하는 데 적용했다. 전쟁은 모방적 인간의 경쟁행위이며, 모든 전쟁의 본질은 한쪽이 끝장날 때까지 벌이는 결투에 있다는 것이 지라르의 분석이다. 지라르는 모방과 경쟁으로 얽힌 두 당사자를 짝패라고 부른다.‘전쟁론’을 쓴 프로이센 군사이론가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1780~1831)와 프..

시사, 상식 2024.07.17

말장난과 경박함, 한동훈에 대한 기억상실증

말장난과 경박함, 한동훈에 대한 기억상실증   인간은 감동적이고 훈훈한 뉴스보다 충격과 혐오를 주는 뉴스에 더 민감하다.근원적이지만 오랫동안 해결되지 못한 고질적 이슈보다, 말초적이지만 새로운 이슈에 더 이목을 집중한다.미국 엠아이티(MIT)대학 시난 아랄 교수는 이것을 ‘새로움(novelty)의 가설’이라고 부른다.정보의 진위나 사안의 중요도를 떠나, 따끈따끈한 새 소식, 그중에서도 센세이셔널한 뉴스에 더 열광하고, 이걸 먼저 퍼뜨리는 것으로 사회적 우위를 과시하려는 욕구가 인간에게 있다는 것이다.주변의 돌발 상황과 위험을 재빠르게 감지하고 대처하려는 오랜 진화의 산물일 것이다. 문제는, 새로운 뉴스가 빠르게 쏟아져 나올 때, 전체 맥락과 과정에 대한 인간의 기억이 급속도로 지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

초현실적 이진숙 방통위원장 임명

초현실적 이진숙 방통위원장 임명   최근 넷플릭스 정치드라마 ‘돌풍’이 화제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정경유착 의혹이 있는 대통령을 국무총리가 시해하고 부패한 정치세력을 응징하려 하자, 운동권 출신 부총리가 이를 막아서려 하는 것이 주 줄거리다.한국 정치사의 중요 장면이 대체 역사로 등장한다. 586 운동권을 모욕했다는 논란도 불거졌다.한 보수정당 정치인은 “더 이상 586세대의 정의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운동권을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사람들에게 화제가 된 이유는, 현실 정치에서 실제 발생한 사건에 기반해 상상의 나래를 펼쳤기 때문이다.하지만 현실 정치는 가끔 나 같은 필부의 상상력을 뛰어넘는다. 정치드라마가 현실 정치보다 드라마틱하지는 않다는 얘기가 최근 나온다. 주말 사이 필자는 뉴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