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국호(國號)는 언제부터 ‘대한민국’이 됐을까?
대한민국 헌법 전문(前文)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민국’은....” 이렇게 시작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국민들은 우리나라 국호를 ‘대한민국’이라 하지 않고 ‘한국’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이름(國號)이 대한민국으로 불리게 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우리나라는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으로 1392년부터 조선을 건국, 1910년까지 약 518년 간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를 지배해 온 나라다.
<국호가 ‘조선’에서 ‘대한제국’으로...>
우리나라 국민들은 우리나라 역사를 ‘삼국시대→ 고려→ 후삼국→ 통일신라→ 고려→ 조선’이라고 알고 있지만, 1392년부터 1910년 한반도에 존속했던 조선은 국호가 둘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알고 있는 조선은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으로 세운 조선과, 고종이 국호를 개명한 대한제국 둘이다.
고종임금은 1897년 10월 12일 조선을 황제국인 대한제국으로 선포하고, 국호를 ‘대한(大韓)’으로 고쳐, 1910년 8월 29일 일본 제국에 병합되기까지 대한제국(大韓帝國)이라는 이름으로 한반도에 존속한다.
조선의 마지막 황제 고종은 1897년 10월 12일 “대한(大韓)은 조선(朝鮮)의 부정이나 혁명이 아니라, 단군(檀君과 기자(箕子) 이래의 분립, 자웅을 다투던 여러 나라를 통합하고, 나아가 마한(馬韓), 진한(辰韓), 변한(弁韓)까지 합병(呑倂)한 고려(高麗)를 이은 조선(朝鮮)이 유업을 계승, ‘독립의 기초를 창건하여 자주의 권리’를 행하는 뜻에서 국호를 대한제국(大韓帝國)으로 선포”함으로써, 조선은 1897년부터 1910년 80월 29일까지 한반도에 존속했던 대한제국을 아우르는 국가다.
<상해임시정부에서 결정한 국호 대한민국>
1910년 8월 29일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 한반도가 일본 제국에 병합되었던 35년간(1910∼1945),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기 위해 1919년 3월 1일을 기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항일독립운동을 전개하였고, 이를 계기로 1919년 4월 11일에 중국 상하이(上海)에 우리 애국지사들이 주축이 돼 임시정부를 세웠다. 애국지사들은 임시의정원(오늘날의 국회에 해당)에서 먼저 국호 등 정부수립에 따른 여러 문제에 대해 수차례 회합을 가졌다.
1919년 4월 10일 오후 10시. 29명의 의원이 중국 상하이의 프랑스 관할 지역인 김신부로(金神父路)에 있는 허름한 셋집에서 독립운동가이자 언론인으로 활약하던 신석우(申錫雨) 선생이 국호를 대한민국(大韓民國)이 좋겠다고 발의하자, 여운형(呂運亨) 의원이 '대한' 대신 조선인민공화국 등 '조선'이 들어간 국호로 칭하자고 주장했으나, 신석우 의원이 되받아 “대한으로 망했으니 대한으로 흥하자”고 제안, 결국 표결에 부치기로 하였고, 다수결로 오늘날의 ‘대한민국’이란 국호가 채택되었다.
이렇게 국호가 '제정(帝政)이 아닌 공화정'(共和政)이라는 의미에서 '대한민국'이 된 것이고, 이전의 ‘대한’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했던 ‘대한제국’의 제(帝)는 황제의 나라였지만, 1919년 4월 11일 상해에서 임시헌장의 선포로 대한‘제국’이 대한‘민국’으로, ‘백성의 나라’(民), 민주주의 국가가 탄생한 것이다.
<한(韓)이 대(大)를 붙여 대한(大韓)이 된 이유>
고종실록 고종34년(광무 1년, 1897년, 양력 10월 11일) 우리나라는 곧 삼한(三韓)의 땅인데, 국초(國初)에 천명을 받고 한 나라로 통합되었다. 지금 국호를 ‘대한(大韓)’이라고 정한다고 해서 안 될 것이 없다. 또한 매번 각 나라의 문자를 보면, 조선이라고 하지 않고 한(韓)이라 하였다. 이는 아마 미리 징표를 보이고 오늘이 있기를 기다린 것이니, 세상에 공표하지 않아도 세상이 모두 다 ‘대한’이라는 칭호를 알고 있을 것이다.
‘한’(韓)은 여전히 한국계 국가들의 별칭으로 사용되었을 뿐 아니라, 동양에서 제국의 전형이던 중화권 통일왕조처럼 한 글자 이름이었다.
이러한 우여곡절 끝에 ‘대한국’이 새로운 국호로 채택되고, ‘한’이라는 명칭도 우리 역사에 다시 등장하게 된다.
‘대한제국’으로 ‘제’(帝)는 붙이기도 하고 안 붙이기도 했다. ‘대한제국 특명 의약 전권대신’, 이런 식으로 풀 네임을 다 쓸 때는 주로 ‘대한제국’을 쓰고, 대개는 ‘대한국’이라고 쓰는 양상이었던 듯하다.
다시 말하면 하나하나의 ‘작은 한’을 아우른 ‘큰 한’으로 보아 ‘대한'’이라 부른다는 뜻이지, 중국이나 일본이 그래 온 것처럼 ‘위대하다’는 뜻을 담아 붙이는 접두어와는 다르다.
오늘날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의 ‘민국’이라는 단어는, 개별적인 단어로는 공화국에 밀려 사어가 되었다. 이 때문에 ‘민국’이 ‘민주공화국’의 약자가 아닌가 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민국’은 영어의 ‘Republic’을 중국에서 번역한 단어에서 온 것이다...(계속)
[ 김용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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