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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언론자유도 추락'에도 입닫은 언론들

道雨 2024. 5. 10. 11:40

부끄러운 '언론자유도 추락'에도 입닫은 언론들

 

 

조선·서울·한경·매경·SBS·채널A 등 보도 안해

언론자유도 47→62위, 최악 폭락에도 무덤덤?

'이중잣대' 조선…"노무현 때 31위 낮아"란 동아

정권의 언론자유 훼손 방기·옹호한 언론도 책임

 

 

 

국제 비영리 민간기구인 국경없는기자회(RSF)가 지난 5월3일 발표한 올해 한국의 언론자유지수는, 1년 만에 무려 15단계나 하락한 62위였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41위에 비해서는 무려 21단계,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31위에 비해서는 31단계 폭락이다.

국경없는기자회가 매긴 2등급(‘만족스런 상태’)에서 3등급(‘문제있음’)으로 재분류되었으며, 같은 3등급 국가 중에 현재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61위)보다도 낮은 순위다.

45위~95위가 랭크된 3등급에는 미국, 일본과 함께 가나, 가봉,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네팔, 브라질, 우루과이, 카타르, 세네갈 등 아프리카·남미 나라들이 주로 포함되어 있다.

과거 우리나라는 이명박 정부 때 69위, 박근혜 정부 때 70위를 기록한 바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계속된 언론장악·언론탄압으로 언론자유 훼손은 이미 우려되었던 일이지만, 이렇게 가파른 추락은 충격이다. 정권의 언론자유 훼손을 더이상 두고봐서는 안된다는 빨간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시민들과 야당이 계속 문제제기 해왔지만, 언론 스스로 나서서 이런 언론자유 위기를 바로잡아야 할 때다.

이번 총선에는 윤 정부의 언론자유 훼손을 막아달라는 민심이 크게 작용했다. 

 

                                    * 국경없는기자회가 지난 3일 발표한 전세계 국가 언론자유지수 순위표.

 

 

 

 

그러나 언론자유 훼손의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인 우리 언론들은 이런 분위기와는 많이 다르다.

윤 정권의 방송장악·언론탄압으로 민주주의 훼손, 언론자유도 추락이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데도, 심각성을 잘 모르거나 외면하고 있다. 이번에 국경없는기자회가 밝힌 경고 메시지를 단 한 줄도 보도하지 않은 언론도 많았다.

조선일보·서울신문·매일경제·한국경제 등 주류 신문과 SBS·MBN·채널A 등 주요 지상파·종편 방송등은, 3일 보도시한(엠바고)에 맞춰 배포된 국경없는기자회의 자료를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KBS는 방송과 함께 인터넷 기사를 게재했으나, 메인 뉴스에서는 보도하지 않았다.

특히, 조선일보의 침묵은 (이 신문이 늘 그러하듯) 이중잣대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조선일보는 문재인 정부 시절 여당인 민주당이 언론중재법 개정(징벌적손해배상제)을 추진하자, 국경없는기자회 사무총장을 인터뷰까지 하며, 이를 ‘문재인 정부의 언론자유 훼손 정책’이라고 비난한 적이 있다. 이 단체의 국제적 신뢰도를 활용해 민주당과 문 정부를 공격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국경없는기자회의 공식 보고서에 담긴 충격적인 언론자유도 추락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다.

심지어 동아일보는 지난 2006년 노무현 정부 당시의 한국 언론자유지수 31위를 ‘낮게 평가받은 것’이라고 하고, 2007년 39위로 하락하자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세계 속의 한국의 위상을 보여주는 각종 국가지수가 계속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사설(2007.10.17.)을 게재하기도 했다. 

 

* 국경없는기자회가 언론자유지수를 발표한 5월3일부터 6일 정오까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기사 검색 사이트인 빅카인즈에서 '언론자유지수'를 통해 조선일보, 서울신문, 매일경제, 한국경제, SBS, MBN, 채널A 등 7개 매체를 검색한 결과, 기사가 단 한 건도 발견되지 않았다.

 

 

 

 

올해 언론자유도 급락에 침묵을 지킨 언론들은 대부분 ‘친윤’ 어용매체이거나 대기업·건설자본이 소유한 ‘주류 매체’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국경없는기자회가 한국 언론의 문제로 지적한 ‘독립성을 위협받는 공영방송’(KBS),‘포퓰리즘 정치성향 매체’(조선일보, 채널A), ‘건설업이나 다른 산업 분야가 인수한 언론사’(SBS, 서울신문, 한국경제) 등이 바로 그 매체들이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감추는 자가 범인’이라더니, 언론자유도 추락을 감추는 자가 바로 그 추락의 범인들인 것이다.

윤석열 정권의 방송장악·언론탄압도 문제지만, 언론자유가 훼손되어도 입을 다물거나 한술 더 떠 오히려 정권의 언론자유 훼손을 옹호하는 이들 언론이 더 큰 문제다.

박민의 KBS, 조중동, 일부 경제지들은 윤 정권의 비판언론 압수수색과 언론인 고소고발 사태, 방통위·방심위의 공영방송 장악 작전을 비판하기는커녕 침묵하거나 옹호하는 입장을 보여왔다.

기득권을 계속 누리기 위해 정권의 방송장악·언론탄압을 방기·옹호하는 언론·언론인들이야말로, 언론자유 훼손과 언론자유도 추락의 공범자들이다.

이런 언론 때문에 권력비판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선량한 언론·언론인들이 욕을 먹고 피해를 입는 것이다.

 

국민들은 나라 망신과 국격 훼손으로 돈으로 따질 수 없는 손해를 입고 있다.

자유를 빼앗기고도 배만 부르면 좋아하는 언론·언론인들에게 언론자유는 너무 고귀한 액세서리라고 해야 할까.

 

 

 

김성재 에디터seong6806@gmail.com



출처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https://www.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