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화 세 켤레 우리집에는 군화가 세 켤레 있다. 엄밀히 말하면 군인들이 신는 전투화가 한 켤레이고, 공사장 등에서 신는 안전화가 두 켤레이다. 전투화는 내가 군대 현역 시절에 신던 것으로 전역할 때(1988) 가지고 나온 것이니, 2020년 현재로 계산하면 30년이 넘은 것이다. 나머지 안전화 두 켤레는 작은아들인 범진이가 동의한의대 재학 중 유급을 당한 시기(2차례)에, 거제도의 조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받은 것들이다. 전투화는 모든 군인들이 신는 것이니, 군대의 온갖 경험과 즐겁고 고된 일들의 추억을 일으켜주는 추억의 매개자이다. 범진이는 예과 때 한 번, 본과 때 또 한 번, 모두 두 번의 유급을 당했다. 보통의 대학생들은 보통 한 번도 경험하기 어려운 유급을, 두 차례나 겪었으니 본인 심경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