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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다보탑은 몇 층인가?

道雨 2007. 12. 8. 13:35

 다보탑은 몇 층인가?

 

 

전 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특이하고 화려한 경주 불국사 다보탑(국보 20호, 통일신라 8세기 중반).

이 탑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이런 궁금증이 든다. 다보탑은 과연 몇 층 탑일까, 이토록 독특하고 화려한 모양은 과연 어떻게 해서 생겨난 것일까.

 

먼저, 다보탑이 몇 층인지 알아보자. 2층탑, 3층탑, 4층탑 등 다양한 학설이 존재하지만 아직 명쾌한 답은 없다. 일반적인 탑과 모양이 너무 다르다 보니 층수를 헤아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보탑 맨 아래쪽 계단이 있는 부분이 기단부(받침 부분)라는 데에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대체로 일치한다.

그러나 그 윗부분을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기단부 위쪽의 사각 기둥이 세워진 부분을 기단으로 보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이것을 하나의 층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또 탑 중간의 난간 부분을 바라보는 시각도 다르다. 4각 난간과 8각 난간 부분을 각각 하나의 층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고, 이와 반대로 이 두 부분을 하나의 층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난간 위부터 8각 옥개석(屋蓋石, 지붕돌) 아래까지를 또 하나의 층으로 보는 견해도 존재한다. 다보탑은 이처럼 보는 각도에 따라 2층탑, 3층탑, 4층탑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무급(無級)의 탑, 즉 층이 없는 탑이라는 의견도 있다.

무급탑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난간 안쪽에 숨어 있는 8각 기둥(겉에서는 보이지 않는다)에 주목한다. 이 8각 기둥이 다보탑의 탑신(塔身, 몸체)인데, 이것이 난간에 의해 가려져 있다는 점에서 탑신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견해다.

즉 탑신은 있으면서 없다는 말이다. 탑의 층은 탑신이 있어야만 가능한데 탑신이 없다는 것은 곧 층이 없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무급탑, 무층탑이라는 주장이다.

 

다보탑의 층수에 대해선 이처럼 의견이 분분하다. 무엇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 없다. 영영 그 답을 찾아내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비밀스러움 덕분에 다보탑의 매력이 더욱 빛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러한 독특한 다보탑은 과연 어떻게 해서 탄생한 것일까. 그건 불교 경전인 <법화경(法華經)>에서 유래한다.

관련 내용은 이렇다.‘다보여래(과거의 부처)는 평소 자신이 부처가 된 뒤 누군가 <법화경>을 설법하는 자가 있으면 그 앞에 탑 모양으로 솟아나 그것을 찬미하겠다고 약속했다. 훗날 석가여래(현재의 부처)가 <법화경>의 진리를 말하자 다보여래는 정말로 그 앞에 화려한 탑으로 불쑥 솟아났다. 그 탑은 온갖 보물과 5000개의 난순(欄循, 난간), 1000만개의 감실(龕室)로 장식되어 무척 화려했다.’

 

다보탑은 이 같은 내용을 구체적으로 재현한 탑이다. 동시에 다보여래가 불법을 증명하는 것을 상징한다(반면 국보 21호 석가탑은 석가여래의 설법 내용을 표현).

 

불교 경전을 존중하는 신라인의 불심(佛心)과 그것을 예술적으로 구현해 낸 신라인의 창의성, 그 불심과 예술성이 결합된 명품이 바로 불국사 다보탑이다.

 


*****************************************<동아일보/이광표기자>

 

 

출처 : 토함산 솔이파리
글쓴이 : 솔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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