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재

<엿장수가 신고한 대곡리 청동국보 유물>

道雨 2007. 11. 26. 17:09

 

 

 

   <엿장수가 신고한 대곡리 청동국보 유물>

 

 



광주박물관 27일부터 특별전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1971년 12월20일, 당시 국립문화재연구소 조유전 학예연구사(65.현 토지박물관장)는 전라남도 문화공보실로 내려가라는 출장 지시를 받는다. 이 출장은 당시 국립박물관 윤무병 고고과장이 문화재연구소에 요청한 것이다.

청동기 유물이 무더기로 신고돼 전남도청 문화공보실에서 보관 중이니 그것을 직접 조사해 보고하라는 것이었다.

현지에 내려간 조 학예사는 유물들을 보고 경악하고 말았다.

청동칼인 동검이 3점에다가 8개 방울을 단 청동 팔주령이 2점, 아령 모양 방울 두 개를 마주 단 청동 쌍두령이 2점이나 됐다. 뿐만 아니었다. 청동 새기개(새김질을 하는 데 쓰는 연장)와 청동도끼 각 1점과 함께 잔무늬거울(다뉴세문경)도 2점이나 포함돼 있었다.

모두 11점인 이 유물들이 진품이라면 당장 국보감이었다. 실제 이 유물들은 진품으로 판정돼 이듬해인 1972년 3월2일 국보 제143호로 일괄 지정됐다.

도대체 이토록 훌륭한 유물이 어디에서 나왔을까?

이 과정을 추적해 가던 조 학예사는 또 한 번 놀라고 말았다. 엿장수가 자발적으로 전남도청으로 들고와 신고를 했기 때문이었다.

이 엿장수를 상대로 탐문한 조 학예사는 그것이 화순 대곡리라는 마을의 한 노인에게서 나온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렇게 해서 신고 나흘 뒤인 1971년 12월24일 조 학예사는 엿장수를 대동하고 대곡리 현장으로 내달았다.

이 청동 유물들을 엿장수에게 넘긴 사람은 당시 67세 노인인 이 마을 '구재천 영감님'으로 밝혀졌다. 조 학예사가 구씨 노인에게 출처를 물으니 바로 그의 집 근처였다.

노인에 의하면 얼마 전에 낙수를 빼내기 위한 공사를 집 주변에서 하다가 돌무지를 발견하고는 그 것을 캐내다가 그 안에서 이 청동유물들을 발견해 보관하다가 엿장수에게 넘겼다는 것이다.

그의 말대로 그 근처에는 구 노인이 캐낸 무수한 돌무지가 널려있었다.

나아가 구덩이를 보니 목관 흔적까지 바닥에서 드러났다. 조 학예사는 즉시 발굴에 착수해 하루만에 수습조사를 끝냈다.

이처럼 출토지가 분명하고 그 발견 신고 과정이 드라마틱하기만 한 화순 대곡리 국보유물을 위한 자리가 그 소장처인 국립광주박물관(관장 조현종)에 마련된다.

박물관은 기원전 4-3세기 유물로 평가되는 이 청동 유물들을 27일부터 내년 3월2일까지 특별 전시한다.

http://blog.yonhapnews.co.kr/ts1406

taesh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