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재

통일신라시대 금동불상이 700만원?

道雨 2007. 12. 10. 16:29

 

 

 

     통일신라시대 금동불상이 700만원?


 
  통일신라시대 금동불상의 가격은 얼마일까? 완형으로 잘 남았다면 적어도 수천 만원은 될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여기 금동여래불상 한 점이 있다. 높이 10.4㎝로, 왼손 일부가 없어졌지만 불상 받침을 포함한 나머지 부분은 잘 남았다. 도금 상태도 좋다. 눈 코 입은 주물을 한 뒤 칼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소원을 빌었던 호신불(護身佛)로 추정된다. 2000년 11월 17일 전남 곡성군 죽곡면 당동리에서 발견된 이 불상은 2001년 5월, 문화재청의 보상금 평가 때 700만원으로 판정 받았다.

  문화재 전문가들은 작품의 진위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만, 가격을 말하는 것은 금기시한다. 문화재는 상품이 아니다. 도굴이나 도난도 염려되기 때문이다. 미국 고고학협회 윤리강령도 “공공 전시나 학문적 연구를 위한 것이 아니라면 유물의 상업적 가치를 높이는 행동을 삼가야 한다”고 적고 있다.



  그러나 문화재 연구자들이 어쩔 수 없이 문화재의 가격을 매기는 경우가 있다. 문화재가 발견돼 국가에 신고된 경우다.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모든 발견(인양 포함) 문화재는 국가 소유다. 문화재를 발견·신고한 사람에게 발견 문화재에 대한 평가액(‘국가 귀속 문화재에 대한 보상금’)을 준다. 평가액은 발견자와 토지 소유자가 반씩 나눠 갖는다. 평가액은 현재 5인으로 구성된 발견매장문화재평가심의회에서 결정한다.


  문화재청 전산 자료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07년 12월 9일까지 모두 299건의 발견문화재에 대해 보상금을 지급했다. 그 중 최고액수는 2002년 4월 6일 전북 군산시 옥도면 비안도 바다에서 발견된
고려청자 243점으로, 총 7460만원을 지급했다. 고려청자 한 점당 평균 30만원으로 친 것이다. 단일품으로 최고액은 1000만원이었다.

  1999년 2월, 전남 보성군 회천면 군농리에서 발견된, 꽃무늬를 그린 조선 백자 철화 항아리(높이 9.7㎝, 입지름 12.2㎝)다. 이를 포함, 1000만원 평가액은 2점 있었다.

  시대가 오래되면 가격도 높을 것이라는 생각은 오해다. 적어도 2000년 이전 것인 잘 갈아 만든 돌검(마제석검·磨製石劍)이 2000년 7월 충남 보령에서 발견 신고됐지만 10만원으로 평가됐다. 2005년 10월 8일 전북 익산시 여산면 원수리에서 발견된 조선시대 백자대접 등 9점 유물은 모두 1만8000원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귀중한 문화유산인데 가격을 너무 낮게 잡은 것은 아닐까? 골동상이 밀집한 인사동에서 매기는 가격은 이보다 적어도 몇 배는 높지 않을까?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평가심의회 위원인 소재구 국립고궁박물관장은 “가격을 매길 때는 대학이나 사립박물관에서 비슷한 유물을 샀을 때의 가격을 참고하지만, 발견 문화재 신고가 더 많이 들어오라는 취지에서 조금이라도 시중보다 높은 가격을 매긴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재는 조금이라도 손상된 부분이 있으면 가격이 10분의 1로 떨어지기도 한다”며 “발견 문화재는 대부분 손상된 곳이 많기 때문에 낮게 평가되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