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도(灰盜)

 

 

 

                                     회도(灰盜) 

 

 

회(灰)는 석회를 일컬으며, 도(盜)는 도둑을 가리킨다.

석회는 칼슘을 대표하는 물질이니, 회도(灰盜)는 곧 칼슘 도둑이며, 시쳇말로 하면 뼈도둑을 가리키는 용어다.

 

그러면 무엇이 뼈도둑이라는 것인가?

 

그것은 바로 설탕(주로 흰설탕)이다.

중국이나 일본에서 灰盜는 곧 설탕을 가리키는 말이다.

 

 

현대인의 식생활과 식탁에서 필수품으로서 빠질 수 없다고 생각되는 설탕이 어떻게 이런 뼈도둑이라는 불명예스런 이름을 갖게 되었는가?

 

이는 설탕의 대사 과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본의 저명한 약리학자인 다무라 도요유끼 박사는 인체 내에서의 설탕 대사에 있어서 치명적인 두 가지의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하나는 비타민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미네랄을 소모한다는 점이다.  

 

당분자는 체내 각 세포에서 '피루브산'이라는 중간물질을 거쳐 에너지화하는데, 이 생화학반응에 반드시 비타민B가 수반되어야 하며, 만일 비타민B가 충분하지 못할 때에는 젖산이 만들어진다.

설탕을 구성하는 포도당과 과당이 산성인데다가, 대사과정에서조차 피루브산이나 젖산같은 산성물질이 만들어지면 우리 몸이 산성화된다.

 

그러나 중성으로 유지되도록 설계되어 있는 우리 몸에서는 산성을 중화시키고자 하는데, 이 때 필요한 성분이 중화제다. 중화제는 당연히 알칼리성 물질이어야 하고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미네랄이다.

인체 내의 미네랄은 수많은 종류가 있지만, 그 중 중화제로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칼슘이다. 칼슘은 혈액을 비롯한 몸 전체의 조직에 두루 분포되어 있지만, 전체 칼슘량의 약 99%가 뼈를 구성하고 있다. 

 

설탕(육류 및 기타 산성식품도 마찬가지)의 과잉섭취 등으로 몸이 산성화되면 처음에는 혈액이나 연조직에 유리되어 있는 칼슘이 사용되지만, 차츰 신체 조직(뼈, 치아)의 성분까지 녹아나오며, 이는 곧 골세포나 혈관세포 등의 부실을 초래하게 되고, 전체적으로는 골다공증, 골연화증 등 뼈나 치아가 약해지게 된다.

 

기타의 칼슘결핍현상으로 신경계통(중추, 말초)의 이상과 혈액응고이상, 근육의 통증 및 경련 등 여러 증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현대 과학기술에 의해 고순도로 정제된 설탕(흰설탕)은 당뇨병을 비롯한 수많은 질병의 원흉이다. 그래서 어떤 건강연구가들은 설탕을 독극물 또는 마약으로 지칭했으며, '근대문명이 낳은 최대의 악'으로 규정하기도 하였다.